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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터미네이터 시리즈 | 3편부터 망한 이유

터미네이터 시리즈. 좌측부터 3편~6편까지이다.

 

 

1984년 극장가에 등장했을 때는 "오~"했지만 1991년 <터미네이터2>가 등장하면서 "우와!!!! "로 바뀐 영화.

후속작품이 나올 때마다 관객들의 기대를 부르는 영화가 있다. 하지만 이미 꽤 오랜 후속작들이 줄줄히 흥행에 참패하면서 관객들의 기대가 줄어들 법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터미네이터'라는 이름에 열광하게 하는 영화.

바로 <터미네이터> 시리즈이다.

 

하지만 1991년 <터미네이터2>의 흥행 이후 곧바로 제작될 줄 알았던 3편은 제작되지 않았고 무려 12년이 지난 2003년 우여곡절 끝에 <터미네이터3 : 기계들의 반란>이 개봉된다.

그러나 개봉만 하면 못해도 1편과 2편 사이 정도는 성공할 줄 알았지만 3편은 그야말로 대참패를 겪고 만다.

원래는 3편,4편 등 다 따로 따로 포스팅을 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끝까지 못 봐 줄 영화이기에 묶어서 정리해보려고 한다.

 

일단 <터미네이터 3 : 기계들의 반란>은 조금 사연이 있는 영화이다.

사실 제임스 카메룬 감독은 2편 개봉 후 곧바로 3편에 대한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판권을 소유했던 제작사의 파산으로 매각 경쟁이 벌여졌고 이때 제임스 감독은 규모로 보나 영화계의 입지로 보나 20세기 폭스사가 판권을 매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사전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판권은 캐롤코픽처스의 관계자들이 새로이 만든 C2로 넘어가고 이렇게 20세기폭스는 제작에 관여할 수 없게 된다. 사실 제임스 감독은 2편을 제작했을 당시 더 이상의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끝낼 생각도 했었던 듯 하다.

3편 제작 소식에 아놀드 슈왈제네거에게도 또 한번의 T-850역이 제안되지만 아놀드를 이를 거절한다.

 

" 나는 제임스 감독이 아니면 출연하지 않겠다. "는 의리를 보여주는데, 이때 제임스 감독은 "출연료를 많이 준다고 하면 그냥 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조언을 하고 결국 아놀드가 T-850을 다시 맡게 됐다는 후문이다.

 

 

Terminator  3 : Rise of the Machines / 터미네이터3 : 기계들의 반란 ( 2003 )

 

 

| 터미네이터 3 : 기계들의 반란, 그나마 호불호가 나뉘었던 작품

 

제작과정에서 잡음은 있었지만 그나마 손해는 보지 않았었다. 2편에서 살아 남은 존 코너는 스카이넷의 추격을 피해 자신의 정보를 모두 지우고 유령처럼 살아가고 있었지만 최첨단 미래의 스카이넷은 생김새와 정보로만 식별하는 게 아닌 혈액, DNA로 식별할 수 있는 첨단 사이보그 T-X를 급파한다. 스스로 소각을 택했기 때문에 T-800은 개발이 될 수 없었고 이에 인류 방위군은 T-800을 조금 더 개량한 모델 T-850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이미 환갑이 넘은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1,2편에서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다른 조금은 어색한 느낌을 선사했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못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스카이넷을 관리했던 로버트 장군은 딸과 존을 살리기 위해 스카이넷이 없는 방공호로 그들을 보냈고 결국 방공호에 갇히면서 스카이넷이 반격을 시작, 예정 된 인류 심판의 날을 맞이하게 됐다는 내용이 주 내용이다.

 

 

Terminator Salvation / 터미네이터 4 : 미래전쟁의 시작 ( 2009 )

 

 

하지만 <터미네이터 4 : 미래전쟁의 시작>부터는 그야말로 폭망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화 <트랜스포머>와 비슷한 분위기와 터미네이터 중심이 아닌 인류 방위군 중점의 극 전개는 기존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었고 일반 공상과학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는 이야기를 풀어내며 관객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

 

 

Terminator Genisys / 터미네이터 제네시스 ( 2015 )

 

 

시리즈로 치면 5번째 제작물인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배우 이병헌을 T-1000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미 온갖 상상력이 가미 된 제네시스는 너무 번잡한 극의 전개와 복선 때문에 폭망하고 만다.

전작의 실패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다시 이야기를 돌려 T-800을 등장시키며 색다른 전개를 노렸지만 이는 관객들이 원하는 터미네이터의 이야기가 아니였다.

 

 

  Terminator : Dark Fate / 터미네이터 6 : 다크페이트 ( 2019 )

 

 

계속되는 시리즈물의 흥행 참패에 감독은 팀밀러가 맡았지만 결국 제임스 카메론이 다시 참여를 했고 아놀드 슈왈제네거, 린다 해밀튼 등이 참여함으로써 1,2편의 향수를 부름과 동시에 본격적인 2편의 후속작이 되길 기대했던 영화가 바로 <터미네이터 : 다크페이트>였다. 시리즈로 치면 6번째 작품이다.

 

하지만 다크 페이트 역시 흥행 몰이에는 참패를 했다. 이야기의 구성으로만 본다면 사실상 터미네이터 2-1에 해당하지만 이미 2편이 개봉 된지 약 30년 가까이 흘렀으며 변함없을 거라 믿었던 T-800이 반인간화 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관객들이 기대했던 터미네이터의 연결점은 사라져 버린 것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3편부터 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러면 왜 갑자기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관객들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일까.

 

 

1. 제작사의 잦은 변경

 

가장 큰 원인은 일단 '제작사'와 '감독'에게 있다. 영화와 같이 여러 파트가 합심해 하나의 결과를 만드는 작업물의 경우 제작사의 노하우와 제작진의 호흡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1,2편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지휘를 했지만 3편에서는 조나단 모스토우, 4편은 맥지, 5편은 알렌 테일러, 6편은 팀 밀러 감독이 각각 지휘를 맡았다. 당연히 제작사도 제각각이다.

연출방법과 노하우가 다르다 보니 같은 장면, 같은 이야기를 제작한다고 해도 느껴지는 결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2. 주연 배우들 교체로 인한 시대 배경의 변화

터미네이터1,2 그리고 다크페이트에서 호흡을 맞춘 아놀드 슈왈제네거, 린다 해밀턴

 

시리즈물에서 주연 배우는 굉장히 중요하다. 같은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것은 전작과의 연결 고리로도 중요하지만 세월이 지났음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요소로도 작용이 되기 때문이다.

T-800역할의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거의 꾸준히 등장을 하지만 그 외 배우들은 각 편마다 새롭게 바뀌는 것 역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물론 배우들 섭외가 어렵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말이다.

 

그래서인지 1과 2를 제외하면 시대 배경이 저마다 다르다. 물론 성장과정이나 흐름의 배경을 꼭 순서대로 따를 필요는 없지만 터미네이터의 시대 변화는 너무 심하다. 3편까지는 그나마 '심판의 날을 맞이하기 직전'까지의 배경이라 그럭저럭 몰입이 됐지만 4편부터는 뒤죽박죽의 시대관을 보여주고 있다.

 

 

3. 존 코너에 대한 실망

역대 존 코너들, 인류 방위군 지도자가 되긴 되는거지?

 

 

터미네이터의 주 이야기 소재 중 하나가 바로 주인공 '존 코너'다. 따지고 터미네이터 1에서는 태어나지 않았고 6편격인 다크 페이트에서는 초반에 사살되는 걸로 나오므로 2편~5편까지만 등장한다.

그나마 어린 시절의 존 코너가 가장 "똘똘하고 깡이 센 게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터미네이터2에서 존 코너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면 원래 성인이 된 존은 정말 카리스마 넘치는 저항군 지도자의 모습이어야 하는데 시리즈마다 나오는 상태를 보면 저항인들 제대로 할까 싶은 생각이 든다.

3편에서는 그냥 웃었고....2편에서 T-800이랑 엄마 사라가 그렇게 고생해서 살려놓고 마지막에 용광로에서 굳게 눈물까지 흘리던 놈이 노숙자로 살아가는 걸 보고는 진짜 어처구니가 없어서....

 

 

 

4. 스카이넷의 사이보그는 갈수록 첨단화, T-800은 능력은 그대로 노후화만

인류방위군은 T-800만 생산하냐...기술의 발전이 전혀 없다.

 

 

1편에서는 터미네이터를 미처 확보하지 못해 사람을 보냈다. 이때는 이해할 수 있었다. 

2편에서는 적이었던 T-800을 확보, 프로그램 설정을 바꿔 존을 지키도록 하면서 T-800을 보낸 것도 좋았다. 솔직히 T-1000 보고 진짜 깜놀했었다. 3편에서 T-X는 진짜...너무했다.

스카이넷이 T-X 만들 때 인간적으로 T-1000 정도는 아니지만 비장의 핵심 무기 정도 하나쯤은 장착해서 보냈어야 하는 게 아닐까. 모델명 T-850은 2편에서 T-800이 애초의 프로그래밍을 무시하고 자체적으로 학습한 결과대로 스스로 소각을 한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서 T-800을 만들 수 없다는 설정이 되면서 개량화 된 모델로 내세운 게 T-850인데...

그대로였다. 

 

물론 T-800의 배우를 바꾸자는 말은 아니다. 또한 T-800 모델도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건 바로 터미네이터의 능력을 말하고 싶다. 물론 어려운 환경에서 존을 지키고 그의 지인들을 지키는 것이 의미있고 또 터미네이터의 설정과도 잘 맞는 부분은 분명 있다. 

 

하지만 스카이넷이 보낸 애들은 갈수록 첨단인데 구시대적 모델 하나로 끈덕지게 맞서 싸우는 것도 사실 오래 보면 식상하다는 것이다. 그럼 그냥 계속 주둔을 시키지, 뭣하러 뻑하면 보내대는지...

터미네이터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T-800을 지키는 건 좋지만 상대적인 능력의 과도한 열세는 오히려 식상함을 준다.

이는 1과 2의 성공 요인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특히 2편에서 T-1000과의 대결은 더욱 그런 면이 잘 나타났다.

 


다른 시리즈물에 비해 후속작의 출시가 늦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특성상 너무 기존의 설정을 고수하는 것과 툭하면 바뀌는 시대배경 등이 아우러져 터미네이터를 망친 게 아닐까 한다.

진짜 <다크페이트>에서 T-800이 늙은 것 보고 한숨이 나왔다. 아무리 어떤 연구나 실험으로 인류에 가까운 변화를 주었다고는 해도 그것은 과한 설정이었다. 

 

차라리 인류의 미래를 걱정해 배트맨과 스파이더맨, 아이언맨이 도와주러 온다는 설정이면 황당하지만 시리즈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는 재미는 있었을 듯 싶다. 어차피 이제 터미네이터 만들지 않는다니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