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롭지만 할 일없던 토요일.
원래는 1박2일로 여행을 다녀올까 했지만 뜻밖의 집안일로 인해 시간을 모두 허비, 결국 여행을 포기했다.
OTT 서비스를 보고 있자니 답답한 마음에 최근 개봉 영화 < 교섭 >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황정민 주연 작품 중 인질 다음으로 재미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망설였지만 LGU+ 멤버쉽 할인이 월 2회 제공이기 때문에 1월이 가기 전에 또 한번 극장을 찾기로 했다.
메가박스 양주점은 리클라이너 좌석관이 있어 관람이 편리하기에 예매를 잡았다.
마침 21시 40분 타임이 있어 서둘러 예약, 차를 몰고 메가박스로 향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무난했지만 소재가 나빴던 영화 < 교섭 >
우리 국민 23명이 탈레반에게 납치 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정부 요원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이다.
황정민이 외교부 소속 교섭 전문가 정재호 역을, 현빈이 국정원 요원 박대식 역을, 그리고 드라마 '우영우'에서 믿음직한 파트너 변호사로 열연했던 강기영이 아프칸에서 거주하며 통역을 맡아주는 카심 역을 맡았다.
인터넷 평가에서는 혹평일색이지만 영화 자체는 무난하다. 확실히 믿고보는 배우 황정민과 적당히 무난한 연기를 보이는 현빈, 그리고 강기영까지 합류하다 보니 영화의 구성과 이야기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소재가 좋지 않았다.
영화 < 교섭 >에 주 소재는 2007년 정부의 만류에도 하느님의 뜻을 목숨걸고 선교하겠다고 몰려갔다가 국민적 민폐짓만 하고 온 샘물교회 선교단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이다. 또한 2004년 이라크 지역에서 회사 소속 통역으로 근무하던 故김선일 사건도 연상케 하는 장면이 있어 관객들의 분노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해 보였다.
마치 엄청난 국력을 동원해 국민을 지킬 것처럼 설레발을 치지만 정작 한국 정부의 역할은 별 볼일이 없었다.
탈레반에 굴복하지 말자면서도 인질은 구출해야 한다는 이중적 논리를 앞세워 보는 내내 불편했다. 영화에서도 아프칸 정부는 미국의 눈치는 보지만 한국의 눈치 따윈 보지 않는다. 그만큼 국력이 약한 한국의 외교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입으로만 자부심에 넘치는 어정쩡한 태도도 보기 불편했다.
온갖 호구짓은 다해놓고 교섭 성공했다는 마무리는 그야말로 코미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 소재를 달리해야 했던 영화, 관객들 "보기 불편" 혹평 일색
정부의 어정쩡한 대처도 짜증나지만 역시 영화 < 교섭>이 불편한 이유는 바로 2007년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 사건이 주 요인이라고 본다. 사실 그 당시에도 선교단을 비난을 많이 받았고 비난받아 마땅했다.
이슬람교를 맹신하는 국가에 교리를 전파하겠다고 가는 건 그야말로 적진에 뛰어들어 칼춤 추겠다는 뜻이고 남의 결혼식장에 난입해 본인 결혼식 올리겠다는 행위이다.
또한 당시 정부는 위험 지역이라며 선교 출국을 강제로 취소시키기도 했었다.
이에 종교 탄압이라며 반발한 것이 샘물교회였고 선교단 인원 중 일부는 '위험지역 여행 자제'를 안내하는 안내 표지판에서 기념사진까지 찍었었다.
죽음도 불사할 것처럼 호기롭게 출국했으면 그 어떤 위협에도 하느님의 뜻이라 버티던지,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선교단은 살려달라며 정부에 호소했고 정부는 국제적 호구짓을 자처하며 400억의 합의금을 주고서야 선교단을 데려 온 그야말로 대국민 민폐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소재 자체가 짜증 유발이니 영화가 재미있다고 칭찬할 관객은 없을 것이다.
솔직히 다신 보고 싶지 않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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