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말모이>는 관객 동원 약 2,855,984 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 도달에는 실패한, 즉. 흥행하지 못한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이렇다 할 코믹, ( 어쩌면 유해진이란 배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적인 요소는 없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할 수 밖에는 없었을 정도로 영화는 진지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말을 모은다는 의미의 <말모이>는 실제 1940년대 일제 강점기 시대 당시를 배경으로 조선어학회를 소재로 하였다.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다수 허구의 인물이지만 몇몇 인물들은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하였다고 알려졌다.
윤계상씨가 맡은 문당책방 대표 류정환 선생은 실제 조선어학회 대표였던 이극로 선생을 모델로 했다. 일제에 검거되어 옥중에서 해방을 맞아 8월 17일 석방되었고 1947년 조선말 큰사전이 나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48년 건민회 대표와 민족자주연맹 대표로 평양에 가 남북협상에 참여했고, 이후 북에 잔류하면서 더 이상 언급할 수 없게 되었다.
영화 속 주인공 류정환은 경성제일중학교 이사장의 아들로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그려지는데, 실제 이극로 선생도 독일 유학파 출신이다.
아마 당시에 이극로 선생의 본가 역시 꽤 살았던 게 아닐까 싶기도....
영화에 나오는 또 다른 주인공 김판수는 허구의 인물이다.
또한 영화상에는 김판수(유해진)가 원고를 서울역 역사 창고에 숨겨둔 것이 후에 발견되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일제 검찰에서 재판에 쓸 증거물로 보관 중이었는데 해방이 되면서 보존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의 조선어학회 / 출처 : 인터넷
1930년대의 12월 이극로 선생 결혼 10주년 기념사진 / 출처 : 인터넷
영화 <말모이>를 보면서 한 가지 느낀 게 있다.
지금은 너무나 익숙하고 또 우리네 글이라 하여 조금 푸대접을 받는 듯한 느낌의 한글.
물론 조선어학회가 한글을 창제하거나 만든 것은 아니지만 일제의 한글 말살 정책에서 재산과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우리나라의 소중한 언어임을 말이다.
세종대왕님과 집현전 학자들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이 소중한 글을 지금까지도 후세에 남을 수 있게 희생한 그 분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훌륭한 글자를 지킬 수 있게 해주어 매우 감사드린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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