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많은 교훈과 감동을 선사한다.
우리는 전쟁 영화를 통해 젊고 어린 청춘들이 희생되는 상황만을 생각해 전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을 하게 되지만 사실 전쟁만큼 애국심을 들끓게 하는 요소도 드물다.
그런 면에서 1998년 개봉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현재까지도 가장 성공한 전쟁 소재 영화이자 많은 관객들이 실화 소재라고 생각하는 영화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이 영화는 위대한 미국, 자랑스러운 미군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제작 된 일종의 국뽕 영화이다.
이 영화에 대한 후기는 많지만 대부분 ' 한 명을 구하기 위해 8명의 병사들이 사지로 내몰리는 전쟁의 모순 '이라 표현을 하지만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제작 의도이자 배경임을 아는 분들은 없는 듯 하다.
또한 한 명의 병사를 구출하기 위해 작전에 투입되는 것이 과연 모순일까 하는 의문도 함께 남는다. 만약 그런 생각을 한다면 그것 역시 인도주의적 성향이 강하거나 그렇게 보이려고 하는 의도가 아닐까 한다.
전쟁은 인간이 일으켜지만 정작 인간이 막을 수 없는 알력 다툼이기도 하다. 전쟁이 발발된다는 것은 결국 힘의 불균형이 만들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며 이는 평화의 종결을 의미한다고 본다. 전쟁을 억제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힘의 균형이다. 전쟁에는 경제적,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소요된다.
따라서 전쟁은 어느 한 순간 누군가의 결제로 발발되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철저하게 계산 된 시나리오를 근거로 하여 발발하는 결과물인 것이다.
줄거리.
1944년 6월. 미국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감행한다. 전세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작전이니만큼 공격을 하는 미군도, 방어를 하는 독일군도 모두 전력을 다해 고지를 사수하려고 한다.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상륙작전을 펼친 결과 미군은 끝내 고지를 탈환하는데 성공한다. 전투의 승리도 잠시, C중대를 지휘하던 밀러 대위에게 사령부의 또 다른 임무가 하달된다.
바로 형제 3명이 전사한 라이언 일병을 찾아오라는 명령.
밀러는 상부의 이런 지시가 짐짓 이해되지 않지만 군인으로서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소수의 병사들을 차출, 라이언 일병을 찾기 위해 전장을 누빈다.
우여곡절 끝에 라이언 일병을 찾는데 성공했지만 다리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라이언 일병은 밀러대위의 동행을 거절하고 밀러는 그런 라이언 일병의 뜻을 존중해 마지막 전투에 함께 하기로 한다.
실화 소재? 노르망디는 실제지만 나머지는 여러 요소를 각색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묘미는 바로 영화 도입부의 상륙작전 장면과 마지막 라이언 일병이 밀러 대위의 묘비 앞에서 거수 경례를 하는 장면일 것이다. 비록 C 특공대는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지만 그들은 라이언 일병을 본국으로 송환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사실상 임무를 완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지고 보면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임무를 수행한 참된 군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영화가 전쟁의 모순을 보여주었다고 하지만 명령을 수행하는 군인의 모습을 어떻게 모순이라 평가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달린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서 이러한 작전이 펼쳐진 적은 없다고 한다. 다만 2차 대전 참전 용사들이 영화를 관람한 후 " 냄새를 뺀다면 당시와 똑같다. "라고 할 정도로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놀라울 뿐이다. 어떤 분들은 2004년 개봉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 태극기 휘날리며 >와 이 영화를 비교하기도 하는데 2차 대전과 한국전쟁은 그 규모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많은 영화 전문가들은 < 태극기 휘날리며 >의 전투 장면을 두고 " 가장 적은 금액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전투를 그려 낸 유일한 영화 "라고 극찬한 바 있다.
실제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임무는 없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태평양 전쟁 당시 전쟁에 참전한 다섯 형제가 경순양함에 승선했으나 침몰과 함께 모두 전사했다는 기록, 2차 대전 당시 닐랜드라는 병사가 실제로 4형제였으나 다른 3명의 형제는 모두 전사 또는 실종됐기에 혼자서 귀국 조치 된 사례를 토대로 이 영화가 제작되었다고 한다.
| 2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잘 만들어진 감동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어느덧 개봉 25주년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명화 중 명화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단 한 명의 병사를 구출해 귀국시키기 위해 8명의 병사들이 희생한 영화로 기억되서도, 그렇게 해석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시각에서는 말도 안되는 설정일 수 있으나 2차 세계 대전 당시, 그리고 본국과의 교전보다는 세계 여러 나라에 군대를 주둔하고 국제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 사회에서 볼 때 이 영화는 굉장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모든 병사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소중한 자녀를 전쟁터로 기꺼이 보내 준 가족들을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오늘의 미국이 왜 강대국이 되었는지, 그리고 나라의 안위를 위해 그들의 조상들이 어떤 마음 가짐을 가졌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그들의 희생이 있기에 오늘의 미국이 있었고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도 함께 말이다.
전쟁을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 청춘들이 목숨을 잃는다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면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결과는 누군가의 희생이 밑거름이 되어야만 나타난다.
우리가 지금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수 있는 것도 모두 가산을 쏟아부으면서 나라를 되찾기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민주주의 국가로 재탄생 된 이면에도 사회주의와 맞서 싸운 국군, 연합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의 모순? 그것은 그 분들의 노력과 희생을 평가절하하는 발상이 아닐까.
누군가 다 이뤄놓은 결과물에 편승해 오늘을 살아가면서 전쟁의 모순이네, 한 명을 위해 8명이 희생을 하네 마네 하는 평가는 부질없는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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