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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파일럿 | 영화 파일럿 찐후기, 대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건 무엇?

조정석 1인쇼 영화 < 파일럿 > ㅣ2024.07.31

 

 

 

이번 토요일 모처럼 예아와 영화를 보기로 급결정, 최근 개봉한 조정석 주연의 영화 < 파일럿 >을 보기로 했다.

이제 막 개봉 일주일도 안된 따끈한 신작 영화로 충무로 코미디 장르의 대가로 급부상한 조정석을 원탑으로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출연한 코미디 영화이다.

최근 영화 '탈주'를 꽤나 재미없게 봤기에 이번 영화 < 파일럿 >은 상당한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일단 실관람평이 꽤나 괜찮은 편이었고 예매 1위 등 이 영화를 선택해야 할 객관적인 지표는 분명했으니까 말이다.

 

영화 < 파일럿 >은 총 제작비 약 98억원이 투입 된 작품으로 손익분기점은 220만 ~ 240만 사이라고 알려졌다.

8월 4일 현재 D포털 기준 누적관객 수 134만명으로 개봉 시점을 생각하면 손익분기점은 무난하게 넘을 것으로 예측 되지만 사실상 영화의 큰 재미가 없는만큼 마지막까지 관객 동원을 해낼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

이번에도 내 최애극장인 메가박스 양주와 함께 했다. ( 광고 아닙니다. )

 

 

 

 

 

 

주요 내용.

 

공군사관학교 51기 수석 졸업생이자 잘 나가는 현직 파일럿 한정우.

뛰어난 조정 실력으로 최고의 파일럿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발레리나 출신 아내, 그리고 어린 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모든 것을 다 갖춘 한정우는 회식 자리에서 여성품평 발언을 한 상무의 비위(?)를 맞추려다 함께 나락을 가게 되고 비난 여론에 회사에서 해고된다.

설상가상으로 회사 해고와 함께 아내로부터 이혼 통보까지 받은 한정우.

 

뛰어난 파일럿이었던 그는 곧 취업에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항공사들은 그의 입사를 거절하고 결국 한정우는 후배가 근무하는, 그리고 자신이 근무했던 한국에어의 자매회사 한에어에 입사를 시도한다.

하지만 여성품평 발언이 문제가 되어 탈락하고 결국 한정우는 여성으로 위장, 재취업을 할 결심을 한다.

 

 

 

 

 

 

식상하고 과도한 설정, 아무런 감동도 메시지도 없던 조정석 1인극

 

물론 영화 < 파일럿 >의 모든 코미디 요소를 조정석이라는 배우 혼자서 이끌어 가지는 않는다.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 한선화, 드라마에서 꽤나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묵직한 느낌의 배우 신승호가 백업을 맡았다.

대놓고 웃기려는 코미디 복선은 없지만 영화 < 파일럿 >이 갖춘 설정은 굉장히 식상한 소재이다.

일단 남성이 여장 ( 혹은 그 반대라도 )을 한다는 설정부터 코믹적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모든 변수가 예측되는 설정일 수도 있다. 목소리, 행동에서 오는 부자연스러움, 극중 지인과의 마주침 등에서 벌어지는 일들 이용해 관객들의 배꼽을 빠지게 하고 싶었겠지만 말이다.

 

또한 주인공 한정우가 여성 품평 발언을 한 당사자가 아님에도 졸지에 모든 것을 잃는다는 설정 역시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납득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젠더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는 매우 민감한 발언이다.

더불어 한정우의 어머니 분량 역시 극 중 내용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설정으로 산만함을 유발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무엇 하나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설정들의 연속이다.

 

 

 

 

 

 

| 여자라서 느낄 수 있었던 불쾌감? 대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주인공 한정우는 직장내 여성 품평 발언의 당사자로 지목됐지만 그가 발언을 한 당사자는 아니다. 물론 어색해진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상무의 발언을 포장(?)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원인이라고 보는 것은 상당히 지나친 억지에 가깝다. 또한 한정우가 여장을 하고 취업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은 이 시대 여성직장인들이 조직에서 겪게되는 어떤 불협화음과 아무런 연관도 없었다.

 

하지만 한정우는 영화 마지막 부분 인터뷰 장면에서 " 여장을 하고 여성의 입장에서... "라는 발언을 하며 마치 자신이 여성혐오를 해왔던 과거를 반성하는 듯한 대사를 내뱉는데 정말 준비 안된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많았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포장, 연출하지 못한 느낌이랄까.

영화는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를 조명했다고 하지만 제대로 된 조명은 없었다. 또한 극중 회사명은 다르지만 누가봐도 국내 1위 항공 D항공을 연상케하는 설정관도 선뜻 이해하긴 어려웠다. 보는 내내 " 뭐지...이 영화는... "라는 생각 뿐.

영화에서 꼭 어떤 메시지, 교훈을 찾고자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코미디 장르라면 제발 재미있기만 바랄 뿐이다.

약 2시간짜리 바보 상자를 바라 본 소감은 " 아...돈 아깝네.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