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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한드 | 꼰대인턴, 꼰대같은 우리들의 일상을 그린 드라마

MBC 수목 드라마 <꼰대인턴>

 

 

꼰대라는 말은 과거부터 있었다. 주롤 "나이드신 선생님"이나 부모님을 조롱하는 표현이었다.

잔소리를 해대는 나이드신 분들을 가리켰던 단어가 바로 꼰대였다. 하지만 이 꼰대라는 단어가 최근에는 지위고하, 나이가 높고 낮음을 떠나 통용되고 있다. 단순히 "내게 잔소리, 간섭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사실 나는 꼰대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분명한 건 윗 세대들 역시 그들이 한창 일할 나이에는 신세대였고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그것이 당연시되던, 때론 미덕이 되고 겸손과 성실, 열정이 되던 시대를 살았기 때문이다.

비단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다 해서 "꼰대"라는 말로 그들이 걸어 온 길을 폄하, 무시,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꼰대, 꼰대"하는 젊은 세대조차 그들도 다른 곳에서는 그런 꼰대 짓을 한다는 것이다. 실로 어이가 없는 일들이 요즘에는 벌어지고 있다.

 

드라마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과거 드라마 왕국이라 불리던 MBC에서 모처럼 재미있고 현실적인 시대상을 반영한 수목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다. 제목하여 <꼰대인턴>이 그것이다.

 

 

 

 

 

< 꼰대인턴은 어떤 드라마? >

 

식품회사 용골에서 청춘을 다 바친 이만식 부장.

PC를 다룰 줄 모르고 인맥, 상사에 대한 충성, 그리고 권위로 똘똘 뭉친 전형적인 이 시대의 아버지이다. 부하 직원에게 반말과 지시는 당연하고 그들에게 말로 설명하고 제대로 된 결과물을 가져오라고 하는 그런 상사이다.

그에겐 모든 면에서 부적격자같은 인턴 사원 가열찬이 있었다.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자신감 제로에 늘 쭈뼛쭈볏한 소극적인 자세. 모든게 불만이다. 온갖 구박과 멸시, 왕따 아닌 왕따를 견디던 가열찬은 극단적인 생각을 잠시 했지만 억울함과 분노에 반드시 복수하리라 다짐하고 회사를 떠난다.

 

결국 가열찬은 용골을 떠나 준수 식품이라는 회사로 옮겨 제2의 인생을 개척한다. 

그리고 히트 상품을 개발, 회사에 떠오르는 마케팅 영업부 팀장이 되었다. 세월이 흐른만큼 회사에서 불필요해진 만식은 사실상 좌천이 결정되자 회사를 나와 준수식품 인턴으로 재취업을 하고 그 곳에서 자신의 부하직원이던 열찬과 조우한다. 열찬은 옛 생각에 만식을 조금씩 괴롭히며 소소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코믹적인 드라마이다 보니 조금은 캐릭터들의 대사나 행위에 있어 과장되게 표현되는 부분이 없진 않다.

아무리 나이가 위라고는 해도 같은 인턴 직급임에도 "야","너" 등의 호칭이나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커피, 식사 등 심부름을 꺼리낌없이 시키고 또 기분에 따라 골탕을 먹이는 등 <꼰대인턴>에서 등장하는 꼰대 짓은 주인공 이만식 부장 뿐 아니라 등장 캐릭터들이 골고루 하고 앉아 있는 것이다. 

개성이라는 말로 남의 시선, 감정, 기분 등은 생각하지 않고 현대 사회의 트랜드를 따라간다는 말로 자신의 언행을 합리화하는 것 역시 꼰대와 마찬가지라고 본다. 

 

 

 

 

 

따지고 보면 기성 세대들이 자신들이 살아 온 시대와 경험을 강조하는 것 역시 요즘 세대들이 지금의 시대를 주장하는 것과 동일하다. 우리가 꼰대라고 부르는 그 꼰대(?)들에게 우리도 꼰대짓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살아보지, 겪어보지 않은 시대에 대한 거부감과 낯선 이질감은 그들에게도 동일할테니 말이다.

 

<꼰대인턴>은 그런 요즘 시대를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어차피 세월이 지남에 따라 기존 꼰대들은 은퇴를 하고 그 자리에는 지금의 꼰대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훗날 등장하는 꼰대들에게 또 꼰대라는 말을 듣게 되듯 말이다.

아무튼 <꼰대인턴>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생각외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나 역시 회사에서 주요 보직에 앉아 많은 사람들에게 꼰대 아닌 꼰대 짓을 했던 건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해보게 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