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 시청

한드 | 10년이 지나도 재미있는 명품 드라마 '추노'

2010년 KBS 방영드라마 <추노>

 

 

드라마 <추노>가 있다. 2010년 1월 6일 1회를 시작으로 3월 25일까지 총 24부작으로 방영 된 드라마이다.

장혁, 오지호, 이다해, 이종혁을 주연으로 성동일, 이한위, 김응수, 안석환, 윤문식, 공형진, 김지석, 윤기원 등 각종 드라마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주연급 조연들이 대거 참여해 1회 시청률만 19.7%를 기록, 평균 2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대길 역의 장혁, 최장군 역의 한정수, 왕손이 역의 김지석, 그리고 송태하 장군 역의 오지호 등 주연 배우들의 몸짱 연기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장혁은 절권도를 오랫도록 연마해 액션 장면에서도 대역없이 그의 무술 실력을 선보여 더 큰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방영 때는 보지 못하다가 2014년도에 외국에서 드라마를 처음 보았고 그 후 2~3회 더 본 것 같다.

 

 

 

이대길, 최장군, 왕손으로 구성 된 추노꾼패와 송태하 장군과 언년이. 드라마는 이들의 사연으로 이끌어진다.

 

 

| 드라마의 시작은 슬픈 역사와 사연으로.

 

시대적 배경은 인조 시대로 인조는 바로 삼전도의 굴욕을 지닌 임금.

소현세자는 그런 인조의 아들로 청의 볼모로 끌려갔다가 돌아 온 세자로 인조와는 사이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소현세자와 사도세자는 군주인 아버지와는 사이가 좋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적들이 많아 비운의 왕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현세자의 아들로 생존해 제주도에 귀양가있는 석견(경안군)을 지키기 위해 송태하와 그의 휘하들은 모두 거짓으로 역모죄를 뒤집어쓰고 노비로 전락, 때를 기다린다. 민가에서는 양반가 자제로 살던 이대길이 노비로 있던 성환과 혜원에게 부모님을 잃고 집안이 망해 언년이를 찾기 위해 추노가 된 후부터를 그리고 있다.

잡아들이는 노비마다 "이 여인을 본 적이 있나?"하며 언년이를 찾는 이대길. 하지만 그의 냉정한 표정과는 달리 대길이 언년이를 찾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때론 코믹하고 때론 카리스마 넘치는 선악 캐릭터 '천지호'

 

 

드라마 <추노>에서 가장 인상깊은 캐릭터하면 바로 또 다른 추노패를 거느리고 있는 천지호일 것이다.

" 나 천지호야~ "라며 능청스럽고 때론 잔혹한 모습을 보여주는 천지호는 드라마에선 그려지고 있지 않지만 한때 이대길을 데리고 있던 스승같은 존재. 하지만 무엇때문인지 이대길과 결별하고 내내 "타도! 이대길"만 외치지만 정작 대길이 위기에 닥칠 때면 은근슬쩍 나타나 그를 돕는 밉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 그의 죽음 장면에서는 이대길을 아끼는 모습에서 조금...ㅋㅋㅋ

 

 

황철웅은 어떤 정치적 목적보다 그저 송태하를 이기고 싶었을 것이다.

 

 

천지호를 보는 재미와 더불어 또 하나의 캐릭터가 눈에 띄었다. 바로 냉철한 잔혹귀 황철웅이다. 송태하 장군과 더불어 군사를 이끄는 수장이지만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 그런지 늘 2인자에 머물던 황철웅.

송태하를 이기기 위해 좌상 이경식의 여식과 결혼, 승승장구한 인물로 나온다. 하지만 그 어떤 정치적 목적보다는 오로지 송태하를 이기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인물로 보인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없이 하는 그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는 효심만큼은 누구 못지 않으며 사실 그에게도 사람의 냄새가 짙게 묻어있던 것 같다.

 

 

 

| 드라마를 책임지는 명품 조연들

 

드라마의 재미를 책임지는 명품 조연 배우들

 

 

10년 전 드라마라곤 하지만 당시에도 주조연들의 몸값은 장난 아니였을텐데 <추노>에는 그런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한위, 윤문식, 안석환 등은 오래 전부터 코믹 연기로 유명했던 배우들. 특히 오포교로 나온 이한위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등장부터 웃음이 나오고, 윤문식과 안석환 콤비의 만담은 듣는 순간부터 재밌었다.이다해와 송태하는 캐릭터상 재미보다는 우울한 느낌이 잔뜩 묻어있어 등장하면 조금 답답함같은 게 느껴지지만 이들이 등장하면 드라마가 180도 달라지며 밝은 느낌이 드는데, <추노>는 바로 이런 조합을 적절히 섞어 만들었다고 본다.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면서 강도를 적절히 이용해 드라마의 몰입을 꾸준하게 이어지도록 해준다.

 

 

 

|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자들과 막으려는 자들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자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의 권력 다툼

 

 

드라마 <추노>가 실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제작 된 건 아닌 것 같다. 물론 기록상에 없다고 해서 드라마와 같은 사연들이 실제 저 당시에 없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다만 역사적으로 볼 때 양반가에 대한 불만, 그리고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세상을 꿈꿨던 사례들은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저 당시에 군주는 곧 하늘이고 모든 이들의 어버이이며 법이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실제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드라마에서 이대길 역시 "빌어먹을 세상"이라며 세상을 욕하지만 실제 그는 양반과 양민, 천민의 구분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사랑하던 여인인 언년이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을 뿐.

언년이는 사실 부모님을 죽인 원수의 여동생이지만 대길은 언년이를 원망하거나 복수하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던 것 같다. 결국 대길은 끝까지 언년이를 지켜주며 목숨을 잃게되지만 후회는 없는 듯 했다.

사랑하는 이를 만났고 그녀를 끝까지 지켰기 때문이다. 그저 언젠가 하늘에서 만나게 되면 어떻게 살았는지만 알려달라는 그의 마지막 말에 울컥했다. -_-;;; ( 다들 이런 사랑 경험 한번쯤 있지 않나... )

 

 

 

가장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 사랑을 하려면 이대길처럼...

 

 

마지막 이대길의 모습은 정말 편안하고 행복해보인다.

<추노>같은 드라마가 또 나왔으면 좋겠다. 참 멋지고 재미있는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