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공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한국 공포 장르는 믿고 거르는 편이다.
말이 좋아 공포 영화이지, 매번 뻔한 설정과 효과음, 연출만으로 공포적인 장면만 나타낼 뿐이지만 정작 그러한 연출 장면에서 무서워 하는 관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제는 극중 캐릭터가 뒤만 돌아보려는 자세만 취해도 " 또 친구가 장난치거나 비명 지르며 화면 전환되겠지. "라는 생각을 다들 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제목으로 ' 올 여름을 강타할...', ' 간담을 서늘하게 할 영화 '라고 홍보하지만 그 영화들의 식상함과 지루함은 이제 한국 공포 영화의 주된 이미지로 각인된 지 오래이다.
얼마 전 예아가 " 오빠. 공포영화 새로 나온대. "라고 이야기를 했었기에 모처럼 데이트를 하던 도중 바로 예매, 극장으로 달려갔다. 광고는 아니지만 나는 영화를 메가박스에서만 관람한다.
그냥 롯데나 CGV에 비해 메가박스가 가장 편안하고 시설이 좋아서.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더위를 식히기 위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제법 많았다. 바로 이런 분위기가 나는 좋다.
주요 내용.
영화의 시작은 한 무리의 양아치들이 누군가를 찾기 위해 한 폐가를 찾으면서 시작된다.
오래도록 방치된 듯한 폐가를 살피던 그들에게 의문의 사람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폐가를 건축한 사람은 소희의 남편.
아내가 평소 갖고 싶어하던 주택을 만들어 주기 위해 집을 건축하던 그는 돌연 자살을 하고 소희는 남편이 사망한 후에야 해당 집의 존재를 알게 된다. 집의 이름은 '늘봄가든'.
평소 봄의 정원을 원했던 소희가 남편의 생전에 줄곧 말했던 그 이름 그대로 집을 지은 것이다.
남편의 뜻대로 혼자 늘봄가든에 거주하게 된 소희.
하지만 집에 놀러 온 언니 혜란의 가족에게 의문이 사건이 벌어지고 소희는 집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일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씩 알게 되는 집에 얽힌 비밀들.
두서없는 영화의 스토리 전개, 대체 어디서 무서워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
국내 공포 영화의 연출 및 설정 포인트는 매우 단순하고 단조롭다. 대개 귀신(혼령)이 갑자기 나타나거나 어두운 곳에서 기괴한 소리를 내거나 친구가 갑자기 나타나는 식의 공포 요소들이 난무한다.
또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불변의 법칙과 뜬금포식의 감동 메시지 등 국내산 공포 영화들은 1990년대의 스타일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귀신이나 빙의가 된 인물의 기괴한 소리와 함께 온 몸이 꺽이거나 뒤틀리는 설정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포 요소이다.
그냥 지금까지 공포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요소들을 모두 때려넣고 " 공포영화입니다. " 하는 식이다.
영화 < 늘봄가든 >은 대한민국 3대 대표 흉가라고 홍보하지만 사실상 영화 < 곤지암 >보다도 엉성하다.
오히려 < 곤지암 >이 훨씬 더 잘 만든 작품이고 무엇보다 신선한 공포를 주기 위해 노력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제천시에서 영화 < 늘봄가든 >의 개봉을 두고 " 지역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인식될까 우려된다. "는 입장을 내보였다고 하는데 정말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딱 주인공 소희만 집중해서 보면 된다. 나머지 등장인물들을 아무런 비중이 없다.
| 1990년, 2000년대식 공포 영화. 진짜 이런 영화를 만들면서 극장 산업을 우려하는 건 이기적 발상
이따위 3류 공포 영화를 제작하면서 극장가에 관객이 없다는 식의 우려를 표명하는 건 정말 영화계의 이기적인 발상이다.
2000원도 아까운 영화를 인당 14000원씩 받는다는 건 일종의 사기이고 관객 모독이다.
차라리 이미 상영 된 영화를 다시보는게 훨씬 돈이 덜 아까울 듯 하다.
아직 상영중인 영화이기에 스토리를 언급할 수는 없겠지만 그냥 안 보는 걸 권하고 싶다.
물론 개개인에 따라 이 영화가 재미있을 수도 있겠지만...
극장을 나오면서 내뱉은 첫 마디는 " 하아....ㅅㅂ. 돈 진짜 아깝네. "였다.
'영화 더 무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이 싫어서 | 자기 삶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어디나 마찬가지 (2) | 2024.12.02 |
---|---|
더 문 | 항공우주 시대를 열고 싶어하는 대한민국의 의지를 그린.. (3) | 2024.10.22 |
에이리언 : 로물루스 | 45년만에 그려낸 에이리언 1과 1/2에 대한 이야기 (0) | 2024.08.20 |
베테랑2 | 9월 13일 개봉예정, 황정민표 범죄도시 (0) | 2024.08.05 |
파일럿 | 영화 파일럿 찐후기, 대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건 무엇? (0) | 2024.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