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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거스 히딩크 코로나 확진 판정, 히딩크 효과 언급하는 정신 나간 한국언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최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애정이 식은 듯 하다. 워낙 급변하는 민족 특성상 당연한 말이겠지만 말이다.

세월호 때만 해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며 애도하더니 이제는 지겹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알만 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미 75세가 넘은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그저 흘리기엔 좀 걱정되는 면이 없지 않다.

 

 

퀴라소 대표팀 월드컵 탈락, 히딩크 효과 없다? 멍청한 발상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국가 대표팀 감독을 맡아 첫 16강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쾌거를 비롯, 8강 돌파에 이어 4강 신화를 이룬 감독으로 큰 유명세를 떨쳤다. 이후 호주 국가 대표팀,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감독, 잉글랜드 첼시 감독, 러시아 대표팀 등을 맡았었고 최근 중국 U-20대표팀을 맡기도 했다.

점점 지도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성적이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굉장히 잘못 된 발상이라고 볼 수 있다.

퀴라소라는 국가는 카리브해에 있는, 베네수엘라 해역 앞에 있는 아주 작은 섬나라이다. 네덜란드령으로 영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와 함께 현지 원주민 언어가 통용되는 독립령 형태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인구 수는 약 16만 명 정도의 작은 나라이다.

 

히딩크 감독이 퀴라소 대표팀을 맡은 후 출발은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판정과 더불어 2차 예선부터는 점점 경기력 저하를 보였다고. 마지막 경기에서도 높은 볼 점유율을 보였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고 전해진다.

 

히딩크 감독은 말 그대로 감독이지, 선수가 아니다. 더불어 마법사도 아니다.

없는 경기력을 대신 만들 수도, 득점을 대신 넣을 수도 없다. 득점은 선수들의 몫이고 감독의 전술 전략을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 역시 선수의 기량이다. 아무리 명장이라도 선수들 자체가 형편없는 경기를 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내가 볼 땐 국내 감독이나 축협의 그 어떤 이들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故유상철 감독과 히딩크 감독, 히딩크 감독은 故유상철에 대한 애도의 뜻을 보내왔다.

 

 

"그대는 떠났지만 함께 한 기억은 영원히" 故 유상철 감독에 대해 애도 표한 히딩크 감독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히딩크 호에 있던 모든 코칭 스태프, 선수들이 모두 히딩크의 애제자들일 것이다. 특히 이영표,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과의 인연이 남다르기로 유명하다. 박지성 어드바이저의 선수 시절 그 가능성을 알아본 것은 허정무 감독이지만 박지성을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 시킨 것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물론 박지성 선수가 현역 시절 남다르게 성실하고 악착같이 뛰는 편이긴 했지만 말이다.

 

히딩크 감독은 故유상철 감독의 부고 소식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고 한다. 故유상철 감독과 함께 뛰었던 2002년의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덧붙였다.

 

 

 

거스 히딩크는 세계적인 명장이 분명하다.

 

 

| 2002년의 감동때문에 히딩크 감독을 영웅시 하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히딩크 감독이 마지막으로 한국 대표팀의 감독직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는 하다. 히딩크 감독 역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감독으로 알려졌다. 명예 서울 시민이기도 하지만 그는 거스 히딩크 재단을 통해 한국 청소년들의 축구 발전에 많은 기여와 애정을 쏟고 있기도 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는 분명 히딩크 감독,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과 5천만 한국인들의 응원이 만든 숭고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계기와 기반을 만들어 준 것은 바로 히딩크 감독이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는 감독직을 맡자마자 선수들의 경기를 관찰하고 축구협회에 "모든 결정을 일임해달라"라고 주문했었다.

 

그는 기존 한국 대표팀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냈고 "기본기, 체력 부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시 많은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선수들조차 "우리가 학생도 아니고.."라며 볼멘 소리를 했고 축구 협회는 "지금 장난하냐?"라며 반발했다고 한다. 그래도 밀고 나간 게 히딩크 감독이고 결국 유럽 선수들과의 몸싸움, 전술, 경기 풀타임 소화라는 토대를 마련하면서 첫 16강 진출을 획득했고 4강까지 오를 수 있었다.

 

베스트11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한국팀의 경기력으로 4강도 어찌보면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만큼 주전 선수층이 얇다는 것이 당시 국내의 문제였고 그 문제는 지금도 여전한 듯 하다.

만약 지금 히딩크 감독이 다시 한국팀을 맡는다 해도 4강 신화는 커녕 16강도 어려울지 모른다. 이제 감독은 늙었고 한국도 2000년 초반과는 또 분위기가 다르다.

 

하지만 나는 그가 다시 온다면 16강은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 본다. 적어도 그는 지금 한국 대표팀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줄 것이고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제안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꼭 완치하시고 건강하시라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