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 시청

무빙, 세계에서 통하려거든 더빙이 아닌 특색을 만들었어야 했다.

한국형 액션히어로물 '무빙'이 시즌1을 종료, 시즌2를 예고하면서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자체 치유 능력을 갖고 있거나 힘이 엄청난 히어로들.

이미 해외에서는 익숙한 히어로들의 형태이다. 외계에서 와 지구를 지켜준다는 슈퍼맨, 거미 바이러스에 물려 거미의 능력을 갖게 돼 지역을 지켜주는 스파이더맨, 재벌집 아들로 취미삼아 지역 치안 유지에 힘써주는 배트맨은 물론 마블 소속의 액션 히어로들도 엄청나다.

이미 해외에서는 마블 시리즈로도 유명한 이 히어로 컨텐츠는 더 이상 생소한 장르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OTT 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그 동안 K 드라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장르들이 속속 제작되었고 나름 뛰어난 성과도 나타냈다. 조선시대에 좀비가 출몰한다는 킹덤이나 어린 시절 게임들을 통해 상금을 놓고 생사를 다투는 오징어 게임까지 말이다.

 

뒤이어 디즈니에서도 내놓은 ' 무빙 '은 전형적인 액션 히어로물이다.

어떻게 그런 초능력을 갖게 됐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어쨋든 국가 프로젝트에 의해 비밀리에 조직이 결성되고 다양한 첩보 임무에 투입됐던 이들과 그 자녀들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이렇다 할 컨텐츠가 없었던 디즈니 이용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는데 막대한 기여를 했던 무빙이 종료되고 디즈니 측은 " 시즌 2를 구상하고 있다. "라는 대답을 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무빙이 해외에서도 통할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업게에서는 " 자막보단 더빙판을 선호하는 해외에서 더빙 지원이 없는 무빙이 통하긴 어렵다. "는 평을 내놓고 있다지만 그 외에도 무빙의 약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닐 것이다. 물론 통하고 안 통하고는 일단 지켜봐야 하겠지만 말이다.

 

 

 

무빙과 킹덤, 오징어 게임이 다른 점. 한국적 특색이 없다.

 

재미있는 작품이라면 자막이 아니라 한국어로만 출시돼도 보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외국어 좀 한다는 시청자들이 자막을 만들어서라도 공유해서 시청하니 말이다. 

세계적인 기업 디즈니가 더빙판을 따로 지원하지 않는 점은 좀 의아하지만 이는 이미 비용 절감적 차원이라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무빙의 제작비만 해도 이미 700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말이다.

가뜩이나 예전만 못한 디즈니에서 흥행성을 보장할 수 없는 드라마에 엄청난 제작 지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국형 오리지널 컨텐츠로 세계적인 열풍을 몰고왔던 < 킹덤 >, < 오징어 게임 >

 

 

한국 오리지널 컨텐츠임에도 해외에서 큰 호평을 받았던 대표적인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 킹덤 >과 < 오징어 게임 >이라는 것에 이견을 달 분들은 없을 것이다. 2019년 방영됐던 < 킹덤 >의 경우에는 K-좀비라는 신조어와 함께 조선시대 고유의 의상, 갓 등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신드롬을 일으켰었다. < 오징어 게임 > 역시 한국 고유의 맛을 느끼게 했던 드라마였다. 1970 ~ 80년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동네에서 열불을 토하며 했었을 게임들을 그 주요 소재로 삼고 있었다. 구슬치기, 달고나 뽑기, 술래잡기 등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지금의 한국이 아닌 과거 한국의 놀이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정보 제공이었던 셈이다.

 

이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바로 ' 한국에 대한 정보, 한국만의 특색을 엿볼 수 있다. '는 점에 있다. 물론 우리의 술래잡기, 달고나 뽑기 같은 놀이가 해외에서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놀이의 소재나 규칙은 좀 다를지언정 비슷한 놀이 문화는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니 말이다.

 

그런 반면 ' 무빙 '에서는 이런 특색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하늘을 날거나 자체 치유 능력, 시간을 멈추는 능력, 엄청난 괴력을 자랑하는 능력은 이미 해외에서도 익숙하다 못해 이제는 좀 식상할 법한 초능력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또 엄청난 스펙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국정원 직원들에게 일부러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잡힌다. ^^;;; 

 

일반인에 비해 좀 뛰어난 정도로 지역구 정도는 지킬 수 있지만 지구를 지킬 정도의 슈퍼급 히어들은 아니라는 점과 마블 캐릭터와 차별없는 능력들은 해외에서도 식상하게 볼 수 있는 설정이라는 점이 장애물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 이미 히어로물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비해 무빙의 히어로들은 이렇다 할 특색이 전혀없다.

 

 

| "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점만 지켜낸다면 무빙 2는 가능할 수도

 

과거 우리나라는 수출 증대를 위해 "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표어를 내건 적이 있었다.

즉 우리나라만의 차별화, 특수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미 이 논리는 적어도 컨텐츠 시장에서 만큼은 킹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무빙 시즌 1이 세계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평타 정도는 나타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 킹덤이나 오징어 게임만큼의 성적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히어로들이 지구를 지키는데 중점을 뒀다면 한국형 히어로들은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싸우는 설정도 나쁘지는 않다. 이미 무빙 1에서도 미국, 북한 등 여러 국가들의 정보국과의 신경전이 나타난 바 있다.

그래서 나는 " 미국의 초능력자, 북한의 특수 공작원들과의 일전이 있겠구나. " 싶었었고 사실 그런 방향을 기대하기도 했었다. 굳이 애네들이 히어로들 사이에서는 평범한 수준의 자기들 능력을 자랑하려고 드라마를 찍은 건 아닐테니 말이다.

 

자막인가, 더빙인가는 드라마를 시청하기 위한 편의적 장치일 뿐 드라마의 흥행을 좌지우지 하는 요소는 아니다.

더빙이라서 호평을 받는다면 지금 세계 드라마 시장을 선도할 나라는 많을 것이다.

히어로물이 전무했던 국내 시장에서는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사실 무빙 1의 캐릭터들은 좀 평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