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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한국의 문제 2. 시대에 맞지 않는 급여와 근로 환경을 당연시하는 사회

아직도 한국에는 이런 말도 안되는 근무 환경을 제시하는 곳이 많다. / 자료 : SBS

 

 

고시원에서 약 2개월 정도 생활해봤다. 집을 당장 못 구해서 임시 방편으로 살아봤는데 사실 여러모로 불편했다.

물론 당장 집 한 칸도 없는 상황이라면 그래도 고시원이 훌륭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월 40~45만원인 방세를 두고 볼 경우 사실 편의성이 그리 높진 않았다. 

 

하긴 원래 고시원은 중요한 자격 시험, 고시 등을 준비하는 분들이 학원가나 여러 필요에 의해 나와 거주 하는 공간이므로 대부분 고시준비생이나 공부를 하는 분들에게 맞춰져있는 곳이 많다. 따라서 단순 잠을 자는 곳 정도로 생각하고 고시원 생활을 택한다면 100% 후회할 수 밖에는 없다.

 

사장 부부가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총무라는 직원을 두고 운영을 한다. 그런데 하루는 살펴보니 은근히 일이 많다. 각 호실은 입실자가 직접 청소하지만 그 외 복도, 화장실, 주방 등은 총무가 청소를 해야 한다. 여러 인원이 사용하다 보니 쉽게 더러워지고 쉽게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입실자 중 "좀 해주시면 안되냐?"라며 은근히 부탁을 가장해 일을 맡기는 경우도 꽤 많이 있었다. 

 

그 뿐 아니라 택배 관리, 각종 문의나 편의 시설에 대한 답변 등 응대해야 할 업무도 많고 정산 및 여러 가지 정리를 해야 하는 업무도 꽤 있었다. 물론 1실을 제공해주고 기본 편의 시설을 이용하게 해준다고는 하지만 정작 100만원도 안되는 급여를 생각해보면 사실 안하는 게 정답인 직종이다. 

 

 

 

대개 업주들은 일이 없거나 편해서 그렇다고들 하는데...

 

 

물론 업무 강도나 업무량에 비해 무조건 어느 정도의 급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보는 주의는 아니다. 예를 들어 하루 2~3시간 정도의 업무량이라면 사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나머지 시간은 오로지 개인 시간일테니 말이다.

의식주가 해결되는 공간이니 큰 무리는 없는 근로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게 아닌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보통 고시원을 보면 직장이 거주지와 멀어 이용하는 회사원들도 많다. 또한 집을 나와 독립 차원에서 이용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무엇보다 근무 시간 자체가 고시원생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지다 보니 개인적인 여가 시간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특히 또 한국 문화의 특성상 업무 시간이 아니라고 해도 "미안한데 저것 좀 해줘."라고 할 경우 안 들어주기도 뭣하고 한 두번 해주다 보면 그 후에는 당연시 되는 게 한국 사회 아니던가.

 

 

 

| 책임감있는 직원을 구한다고 하지만, 정작 환경은 관둘 수 밖에 없는 구조

 

한국에서는 30~40대가 본업 외에 잠시 파트타임 삼아 무언가를 하기도 어려운 구조이다.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근무 환경, 급여 수준은 파트타임보다도 못한 수준이 많다.

주 6일은 기본, 오전 9시 이전부터 오후 7시~8시까지 근무하는 곳도 많다. 사실상 주 6일을 꼬박 부리는 환경임에도 급여는 일반 파트타임보다 못하거나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다.

 

물론 그런 일을 하루에 2개 정도 할 수 있는 구조라면 문제 될 게 없지만 하나 밖에는 할 수 없는 구조에서 환경과 급여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젊고 나이가 있고를 떠나 쉽게 관둘 수 밖에는 없다.

또한 그런 업종의 특성이 연월차 사용에 굉장히 인색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노예를 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이런 직종의 경우 주6일은 기본에 12시간을 초과하는 곳이 많다.

 

 

대개 그런 업종의 사장들은 자신들의 젊었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지금의 이 열악함을 극복하면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거나 그게 성실한 사람이라 포장하지만 절대 아니다. 그냥 노예일 뿐이다.

예전에 파트타임 삼아 잠시 배송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갑질 갑질 그런 갑질을 본 적이 없다. 억지 웃음을 강요하는 건 물론 옷차림, 모자 등 모든 것을 간섭하고 바꾸려고 한다. 고객을 상대하는 게 아님에도 말이다.

그냥 자신이 보기 싫다는 게 이유이다. 

 

조금만 힘들어도 무책임하게 관두는 것도 문제지만 현실에 맞지 않는 근무 환경임에도 무조건 양보와 희생을 요구하는 것 역시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 우리는 지금 구멍가게 정도의 작은 업체라 네게 많은 급여와 많은 걸 해주지 못하지만, 넌 직원으로써 구글에서 일하듯 최선과 책임있는 자세로 해줬으면 해."라는 마인드는 오너 마인드가 아니라 사기꾼 마인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