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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민식이법 논란, 민식이법은 과연 악법일까?

민식이법은 여전히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 자료 : MBC

 

 

최근 어떤 사망사고가 발생되면 죽은 고인의 이름을 붙인 이른바 OOO법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물론 뒤늦게나마 법을 개선해 사고를 줄이자는 의도이지만 꼭 문제가 발생된 뒤에야 고인의 이름까지 붙여가며 거론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물론 모든 법규가 만인에게 이로울 수도, 편리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약속인만큼 애초에 법을 개정, 개선할 때 당장 여론만을 의식해 무조건적인 개정, 시행을 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세심하고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민식이법>은 꼭 스쿨존,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날 경우 운전자를 매장시키겠다는 취지의 법은 아니다.

다만 교통사고의 특성상 상대가 어린 아이이다 보니 성인인 운전자에게 많은 책임과 의무를 부과시키는 면은 없지 않다.

혹자들은 "어린아이이니 당연히 어른이 더 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사회가 꼭 그럴 수 만은 없다. 어른이라서 더 주의해야 하는 게 아니라 원래 주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상대방이 어른 아이이든, 어른이든 마찬가지로 주의 의무가 주어지는 게 당연하다.

상대방이 어린 아이라고 해서 무조건 감성팔이식으로 사안을 바라봐서는 안될 것이다.

 

민식군은 작년 동생과 함께 엄마가 일하고 있는 동네 인근으로 길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당시 편도 2차로의 좁은 길목이었고 민식군은 동생과 함께 차량 사이를 뛰어 길을 건너려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SUV ( RV )차량에 치여 숨졌다.

당시 민식군의 부모는 "가해 차량이 과속만 아니였어도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오열했고 가해 운전자는 천하의 XXX로 매도되어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변명 한번 못해보고 매장 된 가해자.

 

하지만 조사 결과 가해 차량은 시속 23km로 규정 속도 내에서 운전을 했고 사실상 차량 틈 사이에서 뛰어나온 민식군을 발견하기란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사고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고 많은 국민들을 이를 보았을 것이다.

민식이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많은 대중들은 "어린이 보호 차원에서는 필요하지만, 너무 가혹한 규정이다."라며 민식이법 제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故 김민식군의 부모, 거짓말 논란과 온갖 의혹이 제기돼 자녀잃은 부모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 오랫동안 인연 끊고 살아 온 부모라면 모를까, 어느 부모가 자식 팔아 이득을 보려할까? 

 

특히 민식군의 엄마인 박초희씨에게 향한 비난은 정말 도를 넘었다고 생각한다. 거짓말 논란이 가중되면서 자식 이용해 돈 벌려고 한다는 말까지 튀어나왔다고 한다. 물론 보험사의 주장대로 처음 4억 보험금을 제시했지만 민식군의 부모가 7억을 요구해 결렬됐다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일진설, 명품설 등 온갖 억측과 비난은 아니라고 본다. 자식 잃은 슬픔에 그깟 돈이 대수일까.

천금을 갖다줘도 부족할 판국에 4억이라는 돈이 납득이 됐을까. 고작 내 귀한 새끼의 목숨값이 4억이라는 데 어느 부모가 고맙다고 할까. 만약 부모가 정말 그것을 거부했다면 그것은 돈 욕심이 아닌 홧김에, 어차피 지급 안 될 액수이기 때문에 부른 금액이 아닐까. 혹 그도 아니라면 7억이라는 돈으로 무언가 바꾸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

( 같은 사고를 겪은 아이들을 위한 후원이라던가 기부 뭐 그런 것으로 말이다. ) 

 

또한 민식이 엄마인 박초희씨를 두고 "미인대회 출신이라 하더니 화장을 다 하고 인터뷰한다.", "명품으로 도배를 했다."는 식의 해당 사건과는 무관한 공격성 발언들도 많던데....그건 진짜 아니라고 본다.

 

이야기와는 무관하지만 굳이 비유를 들어보자면 살면서 많은 인생 선배들에게 "부모님 계실 때 잘해. 나중에 후회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딱히 부모님께 잘한 건 많지 않지만 그렇다고 피눈물 나게 해드리거나 잘못한 것도 특별히 없었다. 아마도 살아 계실 때 연락 자주하고 자주 뵙고 잘하라는 의미겠지만 사실 그 당시에는 "뭔 소리야."하고 무시했다. 평생은 아니더라도 꽤 오랫동안은 계실 줄 알았으니까.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 후회와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도 종종 부모님께 막말하는 지인들을 보면 똑같은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저 부모들이 저렇게 나서서 좋을 것도 사실 없다. 어떤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슬픔은 가중되고 죽은 아이 이름만 거론 될 뿐이다. 그럼에도 저 부모가 왜 저러는 것일까.

아마도 앞으로는 이런 일을 다른 부모들이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닐까.

 

 

 

민식이법은 과연 악법일까?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고나면 무조건 처벌? 꼭 그렇진 않을 것. 다만 아이들과 어른들의 안전 교육은 필수

 

실제로 2016년도쯤 스쿨존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지만 운전자는 처벌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민식이법 이전이기 때문이라 볼 수도 있지만 운전자의 과실이 조금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판결이 나왔다고 한다.

일단 사고가 나면 사람들은 그 책임을 물을 대상을 물색하는데 이때 운전자는 좋은 타켓이 된다. 법을 준수했어도 "그래도 잘 했어야지"라는 올가미를 피할 수 없다.

 

스쿨존에서 아이 사망했다고 무조건 징역살거나 무기형 사는 건 아니라고 한다. 법 규정 잘 준수하면 된다.

물론 학부형들과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내 아이의 안전은 남이 지켜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은 무단횡단하고 폰 보면서 딴 짓하면서 아이들의 안전은 남이 지켜주길 바라는 심리는 잘못된 것이다.

 

아이들은 대부분 파란 불이 켜지면 뛴다. 그리고 좌우 따윈 보지 않는다고 한다. 오로지 건너가야 할 정면만 본다고 한다.

이는 아이라서 당연한 게 아니라 잘못 된 교육 방식이다. 파란 불이 켜져도 좌우는 살펴야 하고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통행 방법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또한 부모님들도 차 안 온다고 애들 손잡고 "뛰어."라고 하는 행위는 그만둬야 한다.

그러니 애들이 밖에서 따라하는 것이다. 사실상 잘못 가르친 건 부모들이다.

 

나도 9살짜리 조카가 있다. 얼마나 귀엽고 바라만 봐도 흐뭇한지 모른다.

물론 나도 스쿨존에서 속도는 지키지만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는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고 또 주의깊게 운행을 한다. 스쿨존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내 조카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자꾸 애먼 아동의 부모만 가지고 논점을 흐리지 말고, 아이들과 운전자들이 모두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