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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슈팅걸스 | 감동 실화라지만 저예산 영화의 한계를 보여주다

2020년 5월 개봉한 감동 실화 영화 <슈팅걸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는 "실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전쟁 실화이든, 우리네 일상의 미화이든 말이다. 그래서 대중들은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를 좋아하고 기본적으로 실화 소재의 영화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의 이슈와 관객 동원 능력을 가지고 개봉을 한다.

대흥행까지는 못 미치더라도 기본적인 평균 이상은 한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 <슈팅걸스> 또한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소재를 영화화해 흥행한 역대 실화 소재의 스포츠 영화들

 

 

역대로 보면 2007년 개봉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활약과 모습을 그려냈다. 그 어떤 나라도 이루지 못한 올림픽 3연패를 이루려고 했지만 실패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은 1988년 금메달, 92년 금메달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세계를 제패하려다 편파적인 판정과 열악한 국내 지원에 가로막혀 은메달을 획득했고 이것을 계기로 제작 된 영화가 <우생순>이었다.

 

하정우 주연의 영화 <국가대표>는 또 어떠한가.

아무도 스키점프라는 종목에 대해 모르고 관심도 없던 시절 선수들은 자비로 훈련을 하고 대회에 출전하며 각종 대회 석권 및 메달을 획득했지만 그럼에도 정부와 단체의 지원은 미미했다. 그리고 2009년 영화 <국가대표>가 개봉 됨에 따라 반짝 관심이 집중되었지만 지금은 뭐...^^;;;

 

남북 탁구 단일팀을 소재로 했던 영화 <코리아>도 그러했다. 다만 이 영화는 당시 국가적 지원이 넘쳤던 종목인지라 어떤 운동 선수로의 어려움이나 그런 내용보다는 남과 북의 이념과 갈등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서 조금은 다르지만 아무튼 스포츠를 소재로 해서 만든 영화임은 틀림없다.

 

 

따라서 <슈팅걸스>도 그러한 역대 기존 작품을 뒤따라 어느 정도 흥행과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1만명 정도의 관객, 그리고 지금은 개봉했는지조차 모를 사회적 관심을 본다면 이 영화는 사실상 관객 동원이나 열악한 여자 축구의 재정 환경을 알리는 데 모두 실패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슈팅걸스>는 지난 3월 재정난과 선수 수급이 끊긴 삼례여중의 실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창단 때도 열악했지만 선수단이 운영되는 순간에도 늘 열악했던 삼례여중 축구부는 대회마다 초라한 성적을 내는 등 도저히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치닫았고 많은 위기에 봉착한다. 그리고 2009년 제17회 여왕기 전국 축구 대회에 출전, 8일간 6경기를 소화하며 13명의 선수로 대회 결승까지 진출, 결국 우승을 차지한 실화의 여정을 담고 있다.

 

 

 

 

| 흥행에 참패한 이유 - 저예산 영화라지만 너무나 시대와는 맞지 않는 배경과 연출 때문이 아닐까?

 

<슈팅걸스>는 이미 2015년경에 제작됐다. 일부 언론에서는 2019년에 제작됐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이미 출연 배우들이 지금보다 3~4살 어렸을 때 제작됐기 때문에 당시의 얼굴과 지금의 외모도 자연히 차이가 난다.

주인공 윤아 역을 맡은 배우 이비안은 당시 말 그대로 신예 중 신예였고 GK역을 맡았던 배우 정예진은 이미 여러 영화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내비쳤던 배우. 특히 영화 V.I.P에서 북한 고위층 자녀들에게 납치, 성폭행 후 목이 졸려 죽는 소녀 역으로 대중들에게 기억되는 배우이다.

 

먼저 이 영화가 단순히 "인기없는 신인급 여배우들 때문에" 망한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지방 여자 축구부 여중생의 역할이다 보니 화려한 톱스타보다는 연기력을 갖춘 신예들이 더 잘 어울릴 수 있고 또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어 나쁘지 않다고 본다.

 

 

 

1. 경기 일정과 배경의 무성의한 느낌

 

대체로 텅 빈 어두운 연습구장에서 촬영한 듯 하다. 참고로 맨 우측이 결승전이다.

 

 

저예산 영화라서 그런 것일까.

영화 <족구왕>같은 느낌이 든다. 여기에서 영화 <국가대표>나 <우생순>정도의 수위를 바라는 건 무리였는지도 모르겠다. 조별리그는 아예 공터에서 촬영한 듯 한 느낌이고 토너먼트와 결승전은 나름 축구장 다운 곳을 대여했겠지만 밤 늦게 대여해서인지 여중부 축구 대회 경기장치고는 너무나 을씨년스럽다. 아무리 그래도 명색이 축구협회 주관의 전국대회 경기임에도 U소년 축구팀보다도 열악한 축구장에서 경기를 치룬다.

 

 

 

2. 1993년작 <불꽃슛 통키>를 보는 듯한 경기 장면

 

진짜 이 장면에서는 허탈한 웃음만 나왔다. 아무리 저예산이라지만...

 

경기 장면에서는 더 압권이다. 1993년 <피구왕 통키>를 보는 듯 했다. 아마도 이 부분에서는 배우들보다 실제 여중부 축구부원들이 뛴 것 같다. 그래서 이런 화면 연출을 사용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는 해도 2020년에 개봉되는 영화에서 이러한 연출은 꽤나 당황스러울 뿐이다.

 

 

 

대체 배우들 머리는 왜 성냥개비 머리를 만든 건지 의문이다.

 

 

영화 < 슈팅걸스 >는 제목만 현대적이지, 사실상 제작과 연출은 1990년, 2000년대 초반의 수준을 드러내며 아무런 감동도 전해주지 못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차라리 <불꽃슛 통키>가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영화 <슈팅걸스>가 코믹영화이거나 상업영화는 아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