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기에는 멀쩡해보이는 남자였다. 20대 중반인 남성의 이름은 김태현.
강남구 도곡동에 거주했던 그는 SNS를 통해 종종 모르는 사람들과 교류를 쌓고 친추를 구걸하기도 했다고 한다.
학창 시절을 함께 보냈다는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태현은 초등학교 당시에는 제법 노는 아이 축에 끼었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점점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학생이었다고 전해진다.
한 동창생은 "분노조절장애같은 게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라며 "장난을 함께 치다가도 갑자기 화를 내며 욕을 하기도 했다."라며 학창시절부터 욱하는 성격이 있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단순히 만남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당사자 뿐 아니라 동생, 어머니까지 살해한 그의 범행이 짐짓 납득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사귀던 사이도 아니고 안면 몇 번 있던 사이에서 만남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3명의 여성을 살해했다는 점은 이해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 물론 사귀다 헤어졌다고 해서 살해를 당하는 게 이해되거나 어떤 폭력에 노출되는 것이 납득되는 것도 아니다. )
다만 그런 의문이 생긴 것은 "단순히 만남을 거절했다는 점 하나로 3명을 살해하는 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어서였다. 아마 경찰은 물론 피해자 가족의 친지, 그리고 지인들도 범행동기가 매우 궁금했을 것이다.
대체 무슨 큰 죄를 지었길래 말이다.
큰 딸 A씨와 함께 한 게임은 롤. 토크온을 통해 유저들과 게임 즐기다 알게됐다
사건 초기 언론을 통해 피해자 A씨와 김태현이 알게 된 매개체는 게임이라고 알려졌다. 물론 무슨 게임인지가 사건에 있어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게임이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게임명이 공개 된 건 아니지만 여러 사건 보도에서 등장하는 게임은 바로 "롤"이었다. 또한 평소 김태현은 음성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종종 즐겼다고 알려졌다.
실제 롤을 하는 유저들 중 대다수는 토크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게임을 즐기곤 한다. 특히 롤은 남성 유저 뿐 아니라 여성 유저들도 많이 즐기는 게임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와 김태현도 이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
대개는 게임을 즐기고 끝이 나지만 일부 유저들은 만남을 가져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는 것.
아마 이 모임을 통해 알게 된 것일 것이다.
A씨는 김태현의 끈질긴 집착과 만남 제의에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친구들 증언에 따르면 평소 김태현의 끈질긴 만남 요구와 집까지 찾아오는 행위 때문에 A씨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며 김태현에게 제발 찾아오지 말라고 애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사건 발생 후 한 네티즌은 범행 전 해당 아파트를 방문했다가 엘레베이터 내부에 붙여진 종이를 본 적이 있다며 그 종이에 적힌 피OO이라는 닉네임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20대 초중반의 남여가 만나게 돼 호감을 느끼는 것까진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호감이 호감을 넘어 집착, 강요로 변질되는 순간 이는 사랑이나 표현이 아닌 공포로 변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범행동기, "단체방에서 날 무시해 그랬다."
김태현은 사건 당일 피해자 A씨가 20세때부터 자주 다니던 단골 PC방에 들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CCTV에 등장한 김태현은 PC방에 들어갔다가 몇 분 뒤 다시 나오는 모습이 찍혔다.
PC방 관계자는 "대개 짐을 가까운 곳에 놔두는데 굳이 멀리 놓고 왔다 갔다 했다."라며 "여자 화장실에 들렀다가 흡연실로 가 담배 피고 나갔다."라고 전했다.
PC방에 들렀지만 게임은 하지 않고 담배를 태우고 나간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김태현은 피해자 A씨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 후 그녀가 자주 들렀던 PC방에 들러 아마도 A씨를 생각한 게 아닐까 한다. 보통 짝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내는 공통적인 행동 패턴 중 하나는 짝사랑 대상이 자주 다니던 곳에 들러 짝사랑 대상을 생각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니 말이다.
하지만 경찰은 그런 행동이 아닌 '수색'이라고 말했다. 아마 A씨가 PC방에 있었다면 그 곳에서 범행을 저지르진 않았겠지만 A씨를 끌고 어디론가 향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PC방을 나온 그는 범행도구를 인근 마트에서 훔친다음 곧바로 피해자의 집으로 찾아 홀로 집에 있던 여동생을 살해하고 뒤이어 귀가한 어머니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집에 돌아 온 A씨를 살해했다.
그는 우발적인 범행이라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태현은 죽일 방법을 검색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듯한 행동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현은 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동기에 대해 "단체방에서 나를 깍아내려 그랬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담스럽고 좋아하지도 않는 남성의 집요한 구애에 물론 A씨 역시 좋은 감정을 이어갈 수는 없었을 것이고 집까지 찾아오는 등의 행동에 불안, 공포를 느꼈을 것이다. 물론 살인까지 계획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고 말이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을 정도의 분노를 살면서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죽여버리고 싶다."라는 말이나 생각을 한번 정도는 다들 해볼 수도 있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정도로 화가 났다는 의미이지, 진짜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것은 아니니 말이다.
| 노원 세 모녀 사건 범인 김태현이 용서받을 수 없는 이유, 그는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한 범죄자이기 때문
김태현은 범행 전에 마포대교도 검색했던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를 두고 "자살하기 위해서"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만약 그가 진짜 최후에 자살을 생각했던 것이라면 그의 범행 퍼즐이 맞춰진다. 원한을 가진 A씨만이 아닌 가족을 모두 죽일 생각이었다면 그는 결코 살아생전에 교도소 밖을 나오기는 어렵다. 사형이 선고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따라서 그는 어차피 포기할 삶이었기에 A씨는 물론 다른 가족도 모두 살해할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차피 포기할 삶이기에 1명을 죽이나 3명을 죽이나 사회의 비난은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그를 이해하고 싶은 생각도 또 "왜 여자 한 명 때문에 스스로 인생도 버리고 남에게 피해를 줘?"라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A씨가 생전에 얼마나 모멸적으로 이야기를 했는지, 또는 얼마나 무시를 했는진 모르겠지만 그렇다는 이유로 생명을 해한다는 건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아도 어쨋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마음은 아프겠지만 시간이 치료해 줄 것이고 더 좋은 이성을 만날 수도 있다. 당장에야 마음은 아프겠지만 말이다.
그가 만약 부모님, 친구들...아니 자신의 미래를 더 생각했더라면 아마 이 비극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데이트 폭력 또는 이성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고 복수를 계획 중인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 자신의 미래를 더 생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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