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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세계보건기구 발언에 거품무는 한국 게임 업계, 다시 한번 살펴보길.

 

 

세계보건기구에서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한다는 내용에 대해 국내 게임 업체들이 반발을 하고 나섰다고 한다.

물론 질병으로 본다는 시각에는 나 역시도 반대의 입장이다. ( 참고로 나도 게임기획자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

원래 즐거움을 주는 개체는 중독성이 있기 마련이고 때에 따라 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게임 = 무익하다"는 시각은 잘못 된 것이다.

게임은 장르, 소재에 따라 인간에게 유익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관찰력이나 응용, 창의력 등이 증강되기도 한다. 또한 퀘스트나 미션을 깨기 위해 생각에 생각을 더하다 보면 생각의 깊이가 생기기도 한다.

즉, 어떻게 어떠한 게임을 즐기느냐에 따라 유익한가, 무익한가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근무 시간 단축을 위해 회의에 참여한 게임 업체와 공공기관, 위 내용과는 무관한 이미지이다.

 

돈이 되는 게임만 양산하는 국내 업계가 과연 얼마나 억울하고 할 말이 많을런지는 생각해 볼 문제.

게임업체도 기업이고 회사이다. 회사는 당연히 수익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많은 유저들이 즐기고 결제를 하게끔 유도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래야 직원들 급여도 주고, 보너스도 주고 개발사를 운영해 나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문제는 국내 게임 업계의 인식에 있다.

 

돈이 되는 게임 장르에만 열중하다 보니 자연 "어디 게임이 인기가 있다."에 따라 개발 장르가 달라진다.

MMORPG가 유행하면 모든 업체가 MMO에 집중하고, 캐주얼이면 캐주얼, FPS면 FPS개발 열풍이 일어난다. 또한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재미"이다 보니 어렵거나 교육적인 면보다는 쾌락과 쾌감적인 부분에만 집중한다.

 

아이러니하게 다들 비슷한 마인드로 개발하다 보니 "재미는 없고 게임만 있을 뿐"인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재미도 없고 교훈도 없고 무언가 유저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도 없는 국내 게임 업체가 과연 WHO의 발언에 어떠한 반대 의견을 내놓을 수 있을까?

나는 30대가 되면서 게임 분야에서 사실상 손을 떼었다. 개발비만 많이 들고 투입되는 노력에 비해 성공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물론 한국의 게임 업체에서 일을 하긴 했지만 몇 곳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금 돌이켜 보면 가장 재미없게 일을 한 것도 한국 게임 업체였다.

 

기획자로서의 생각, 의견보다는 상사의 의견, 대표와 투자자의 의견이 더 중요하고, 제대로 된 시스템 구축보다는 빠른 양산과 일단 출시하고 보자는 마인드, 말도 안되는 개발 일정은 정말 이들이 게임을 만들자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재미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개발 과정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재미난 게임을 만드는데 즐겁지 않다면 그것은 재미난 게임이 아닐 것이다.

개발자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게임이 과연 유저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까?

막연한 계획은 그 어떠한 결과도 가져오지 않는다. 질병 발언에 불쾌해하지만 말고 다시 한번 게임 산업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란다.

말로는 IT강국, 게임 강국이라지만 한국게임 중 재미있는 게임은 거의 기억에 있지 않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