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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공포물 모아 둔 방에 들어갔다가 기절한 지인 아이, "치료비 달라"논란

영화 <컨저링>의 모델이 된 공포물 전시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인 부부 아이가 놀러왔다가 기절했는데 치료비의 4할 정도를 요구한다."라는 글이 올아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대개 아이와 연관 된 문제에 있어 우리 사회는 매우 관대하고 지나치게 맹목적인 경향이 있지만 이 사연의 경우에는 네티즌들이 모두 "손절하라."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사연은 이러하다. 부부 모두 공포물을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A부부는 얼마 전 지인 B부부를 초대했다고 한다.

B부부에게는 8살 정도의 어린 아들이 있었고 이들은 A부부의 집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한창 사물이나 호기심이 많을 나이인  8살 아들 C군은 A부부의 집 안에 있는 여러 장식품들을 구경하며 가지고 놀았고 B부부는 아들을 제지했지만 이미 비싸거나 소중한 물품은 다른 방 깊숙히 넣어두었기에 A부부는 C군의 행동을 크게 제지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줄 수 있는 것들은 가질 수 있게 주기도 했다.

 

 

 

"이 방에는 들어가면 안돼. 여긴 괴물이 사는 곳이거든." 주의줬지만 들어갔다가 기절해 다친 아이

 

문제는 그 이후였다. A부부는 출입금지 표지가 붙은 방에 대해 C군에게 주의를 줬던 게 화근이었다.

그 방에는 괴물이 있으니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주의를 준 A부부. 하지만 호기심이 발동했고 또 A부부에게 장난감을 선물 받은 C군은 보답을 하겠다며 방으로 들어간 것.

 

물론 담소를 나누던 A,B부부는 이 사실을 몰랐고 잠시 후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공포에 관련 된 장식, 피규어, 인형 등을 모아 둔 방에 들어간 C군은 기절을 했고 넘어지는 과정에서 약간의 상처를 입었다.

A부부는 "처음에는 장식이 떨어지면서 머리에 맞은 줄 알고 많이 놀랐다."라고 했지만 병원에서 검사를 해 본 결과 넘어지면서 다친 것으로 드러났다.

 

많이 놀랐겠지만 사실 이 정도면 어린아이에게는 성장 과정 중에서 흔히 생길 수 있는 상처 정도이다.

그러나 B부부는 달랐다. 부부는 A부부에게 "아이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책임은  우리 부부에게 가장 크다. 하지만 그런 물품이 있는 방의 문을 잠그지 않은 점, 아이에게 괴물 운운하여 호기심을 자극시킨 점 등은 A부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라며 "따라서 치료비의 40% 정도는 부담해달라."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A부부는 "아이가 다쳤으니 책임을 느끼긴 했지만 왠지 주기 싫은 기분이 든다. 매우 기분이 나쁘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공포영화 <컨저링> 중

 

 

| 한국 가정, 부모들 문제가 많다. 어설픈 외국 가정 흉내 그만 내고...

 

최근 우리나라 가정에서도 아동학대 및 폭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자녀에 대한 인권 의식이 만힝 개선되고 있다.

과거 "내 자식인데 뭐 어때?"라던 사회 분위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쓰며 의사를 묻고 소통하는 방식으로 발전되고 있는 점은 분명 좋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는 척 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불편해지거나 귀찮아지면 바로 강력한 통제를 하는 가정이 더 많다. 외국 가정을 흉내내지만 정작 그런 삶을  살아보지 못하고 그런 교육, 문화권을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흉내를 낼 수 있지만 정확하게는 어떻게 통제를 하고 교육해야 하는지는 모르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의 집에서는 매우 엄격하지만 다른 공간에서는 관대한 인식에 있다.

B부부는 분명 C군에 대해 집에서는 매우 엄격한 통제나 제지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공간에서는 그 통제의 강도가 현저히 떨어질 것이다. 그것은 그 공간이 "내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점이 작용되어 그런 것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공간의 소유권이 아닌 '자녀에 대한 통제권'에 있다.

 

A부부는 C군의 나이, 지인 부부의 자녀라는 점에서 최대한 관대하게 대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또한 충분히 방에 대한 주의를 주었다. 그렇다면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도 타인의 집인만큼 더 적극적인 제지를 해야 하는 것은 B부부에게 있다.

자신들은 타인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해놓고 아이가 다쳤으니 책임을 논하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더불어 A부부의 취미에 대해서도 알았을 것이고 해당 공간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A부부가 이 글을 볼런지는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그런 지인이라면 차라리 손절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