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이 대한민국의 월드컵이었다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그야말로 일본의 월드컵이다.
아시아에서 축구하면 떠오르는 국가 중 대한민국과 일본은 늘 손꼽힐 것이다. 1980년대부터 우리는 일본과 라이벌전을 벌여왔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본은 J리그 출범과 함께 U소년 선수 발굴에 많은 예산을 쏟아부었다.
선진 축구를 배워 아시아 축구 명가로 우뚝 서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축구 시스템이 열악한 대한민국에게 번번히 발목을 잡혔던 일본이다.
FIFA의 규정이 바뀌고 난 후 한일전은 좀처럼 개최되기 어려워졌다.
서로 다른 국가와는 달리 패배 이상의 패배를 남기는 만큼 양국도 맞붙는 것에 다소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애증의 일본이지만 월드컵에서만큼은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국가이기도 하다.
일본은 죽음의 조라는 E조에서 독일, 스페인을 굴복시키고 16강에 진출했다.
죽음의 조에서 살아나온 일본, 전설의 1군들이 출전했나...이변 연출
일본의 조별리그 탈락은 사실 기정사실이었다. 독일과 스페인이 나란히 진출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이변이 연출됐다.
가장 약체로 평가되던 일본이 조1위를 하게 된 것. 스페인은 2위로 체면을 겨우 건졌고 독일은 탈락, 코스타리카도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일본은 코스타리카에게 0 - 1로 패배, 2승 1패로 16강에 올랐던 것이다.
일본의 축구는 웅크렸다 순식간에 펼쳐지는 역습 축구였다. 과거 U-20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의 전술과 비슷하지만 엄연히는 다르다. 신태용 감독의 축구는 체력을 비축했다가 상대적으로 휘몰아치는 전술이지만 일본 축구는 수비에 집중하다 빠른 역습으로 허를 찌르는 전술이다. 따라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되는 만큼 체력적인 소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일본은 이러한 전술로 독일과 스페인을 각각 2 - 1로 역전했던 것이다.
크로아티아도 만만한 팀은 아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한 전력을 그대로 보유했고 4년간 더 다듬었을 것이다. 일본의 역습을 중원에서 얼마만큼 잘 차단하느냐에 따라 8강 진출국이 결정될 것이다.
일본과 전력은 비등비등하다. 사실 어느 나라가 8강에 오르는가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그만큼 일본의 16강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빅매치 중 하나일 것이다.
더욱이 오늘 16강전에서 일본, 대한민국이 모두 승리할 경우 8강에서 맞붙게 된다.
8강이라는 타이틀과 한일전이라는 역대급 이벤트가 맞물려 빅매치가 예고되고 있다.
| 선수 때는 그저 그랬던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의 이번 돌풍은 자국 감독이라는 점에서 더 큰 화제일 것이다. 모리야스 감독은 일본 축구 선수 출신으로 1987년 일본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J리그 출범과 함께 화려하게 프로 선수로의 삶을 꿈꿨지만 그리 유망주는 아니였다고 한다. 2003년 현역에서 은퇴를 했다고.
선수 때와 대표팀을 맡아 조련했을 당시에도 모리야스를 향한 비난은 엄청났다고 한다.
마치 2002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던 거스 히딩크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하지만 그는 뚝심있게 자신의 스타일대로 대표팀을 조련했고 그 결과가 이제 빛으로 발현도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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