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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보여 준 대회

6일 새벽 거리응원에 나선 시민들, 추운 날씨에 시민들도 통제하는 경찰 인력도 모두 고생이었다.

 

 

아시아 16강 진출국 모두가 8강에 실패했다.

일본은 크로아티아를 맞아 1 - 1의 경기를 펼쳤음에도 승부차기에서 아쉽게 탈락했다.

그리고 H조에서 운좋게(?) 16강에 올라 온 대한민국은 브라질을 맞아 전반전에만 4점을 실점하며 부족한 축구 실력을 드러냈다. 하지만 후반 백승호의 중거리 슛으로 1골을 만회, 2026년 월드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건 맞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잘했다라고 말할 수 없을 듯 하다.

16강에는 올라왔다지만 사실 3전 전패로 탈락했어야 할 팀이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16강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 언제까지 4강 신화, 월드 클래스 운운하면서 16강은 경우의 수로 올라올 것인가. 좀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인식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평가 | 대한민국 축구 실력과 시스템의 문제를 드러 낸 월드컵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보여준 대회, 졸전 of 졸전의 연속이었다.

 

 

조추점 당시만 해도 우리는 죽음의 조를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 이는 아마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

다행히 죽음의 E조는 일본에게 돌아갔고 우리는 만만하진 않지만 그래도 해볼만한 H조로 배정됐다.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어느 나라든 손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독일, 스페인, 크로아티아가 포진한 E조에 비하면 그나마 해볼 배정이었다.

 

우루과이는 0 - 0 무승부였지만 사실상 1 - 2 로 패배했을 경기였다. 1차전부터 안일한 경기력을 보여 사실 16강에는 당연히 탈락할 줄 알았다. 가나전은 3점을 전반에 실점하면서 대표팀의 전술, 수비, 공격력 3박자가 모두 엉망임이 드러났다.

다행히 후반에 2골을 만회했다지만 패배. 

포르투갈전은 승리했다지만 이미 16강에 오른 포르투갈이 전력을 다할 이유는 없었기에 사실상 수치스런 경기.

이겼다고 좋아할 경기는 아니였다.

 

그나마 더 이상 가능성이 없던 우루과이가 가나를 이겨주었기에 우리는 골득실로 16강에 올랐으니 이게 우리의 실력이라 평가한다는 건 정말 창피한 일이다.

 

 

 

패배의 원인, 손흥민에 대한 무리한 기대와 벤투 감독의 전술 부족

 

개인적으로야 손흥민 선수가 대단하지 않다고 평가하지만 어쨋든 그는 세계 축구팬들이 인정한 스타 플레이어.

나는 손흥민보다 박지성이 더 대단한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그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 줄 아는 선수인데 반해 손흥민은 기회를 이용해 결과를 내는 선수이다. 특성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손흥민이 그렇게 골 결정력이 대단하거나 해결사를 맡기엔 개인기나 기량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월드컵 직전 손흥민은 부상을 당해 정상적인 기량을 보이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손흥민이 연속 선발 출전해야 하는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그는 선발로 나왔고 많은 실수를 했지만 마스크 쉴드로 비난을 피했다. 경기에 나왔는데 마스크가 원인이라는 건 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이는 벤투가 결정할 일이지만 나는 이번 출장이 축협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벤투 감독의 의아한 전술, 손흥민을 연속 기용한 건 패착이었다고 본다.

 

 

두번째로는 벤투 감독의 특출날 것 없는 전술이다. 틀에 박힌 교체, 호흡도 제대로 안 맞는 전술.

오랜 시간 대표팀을 맡았지만 벤투 감독은 역대 대표팀 감독이나 자국 감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그리 쉬운 자리가 아님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는 좋은 사령관이 아니였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이강인은 후반 30분에서야 늘 교체 멤버로 출전했는데 그때마다 분위기 반전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의 별 특색없는 선발 라인업은 달라지지 않았다. 축협의 지시였든, 그의 판단이였든 그는 좋은 감독이 아니다.

상황을 볼 줄 모르고 반전을 꾀할 줄 모른다면 이미 감독으로서는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 선수들의 기본기가 없다는 뜻일 것.

 

 

 

2026 월드컵에는 거스 히딩크를 자문역으로라도 모셔와 다시 한번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 언제까지 최선 타령만...달라짐이 없는 대한민국 축구 시스템과 응원 문화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해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봐야 한다. 그들은 그 경기를 통해 몸값과 명성을 올리기 때문이다. 물론 나라를 대표하고 동료들을 대표해 출전하는 것도 열심히 뛰어야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고 멋진 일이지만 그만큼 결과를 나타내는 것도 대표선수의 역할이다.

월급을 받고 일하는, 돈을 받고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단지 열심히만 한다고 월급이나 비용이 보장되는 게 아니다.

그만큼 결과를 만들기 때문에 유지되는 것이다.

 

우리는 매번 16강을 목표로 한다. 4강에 올랐었고 손흥민, 김민재 등 입이 닳도록 칭찬해대는 월드 클래스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16강은 늘 먼 목표이고 오르기 쉽지 않은 공간이다.

2002년을 제외하고 2010년에는 자력으로 16강에 올랐지만 대부분의 월드컵에서 우리는 본선행도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경우가 많았고 16강도 그러했다.

 

아무리 그때 당시와 다르다고는 하지만 대표님이 마주한 세계의 벽은 어느 시대나 동일했다.

우리는 늘 약체였고 세계는 강했으니 말이다. 히딩크는 2001년 1월에 대표님의 감독으로 한국에 왔다.

그가 처음 와서 한 일은 대표 선수들의 기량을 보는 것이었고 그는 1년 5개월 정도 남은 월드컵에 대비해 이렇게 판단했다.

 

 

- 한국 선수들은 기본기는 대체로 괜찮지만 이것을 활용하는 법을 전혀 모른다. - 

 

 

그는 전술 훈련과 체력 강화 훈련에 집중했고 나머지 시간에는 족구를 했다고 한다. 족구는 볼을 다루고 호흡을 맞추는 가장 이상적인 ( 단기적으로 ) 훈련법이라 판단했다고 한다.

축협과 국민들의 원성이 준비 기간 내내 자자했다. 그럼에도 그는 꿋꿋히 훈련을 시켰고 4강에 오르게 했다.

또한 히딩크는 선수들의 학연지연을 없애고 어린 선수들이지만 가능성이 보이면 무조건 선발로 기용해 국제 대회에서 어린 선수들이 주눅들지 않고 뛸 수 있는 배경을 만들었다.

박지성, 이천수, 송종국 등은 그렇게 탄생했다.

 

1차전이니 괜찮다, 전반전이니 괜찮다, 아직 실점이 낮으니 괜찮다 같은 멘트는 더 이상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자기 위안일 뿐이다. 잘하면 칭송과 대대적인 칭찬이 이어지지만 못했을 때의 비난은 자제하자는 그런 응원 문화 역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가식일 뿐이다.

그런 분들이 과연 본인의 직장에서도 부하직원이나 동료의 실수에 그리 관대하실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더 이상 착한 척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걸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한다.

 

최선을 다했다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대표팀은 졸전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길 때는 자만하고 질 때는 눈물 흘리며 비난 방어하는 그런  모습이 아닌 다음 월드컵에서는 질 때 지더라도 "한국이 달라졌다."는 인식을 세계에 보여줬으면 한다.

그게 우리가 늘 떠드는 아시아 축구 강국 대한민국에 걸맞는 플레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