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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챔피언 | '나에게 싸울 용기와 의지가 있노라...' 최고의 도전자 김득구

2002년 개봉 영화 < 챔피온 >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아침부터 영화를 한 편 보았다.

예전에도 여러 번 본 영화이지만 한번도 포스팅을 한 적이 없어 겸사 겸사 본 영화, 실제 이야기이자 1980년대 최고의 복서이자 도전자였던 故김득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 챔피언 >이다.

 

개봉 2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재미와 감동을 그대로 간직한 이 영화는 꼭 한번은 봐야 할 영화가 아닌가 싶다.

가난했지만 순수했던, 그리고 어떤 배경이나 조건없이 오로지 사람 그 자체만을 보고 평가했던 그 시절, 맨 몸으로 서울로 상경해 한국 타이틀과 동양 타이틀을 이뤄낸 복서의 이야기이니 말이다.

 

 

 

 

- 줄거리 - 

 

가난이 싫어 올라 온 서울, 하지만 득구의 생활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책을 팔고 수돗물로 배를 채우며 돈이 필요하면 헌혈로 돈을 벌어 먹고 살던 시절, 그런 김득구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복싱 경기 포스터. 복서가 되어 한국 챔피언, 동양 챔피언, 그리고 세계 챔피언이 되면 배 부르게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득구는 동양 프로모션이라는 체육관에 입관한다.

 

낮에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복싱 연습을 하는 김득구.

하지만 첫 경기에서 김득구는 보기좋게 패배하고 이를 계기로 더 열심히 연습을 한다.

그리고 한 경기, 한 경기 차례 차례 승리를 해가며 복서로서 한 단계 더 발전을 한다. 

마침내 획득한 한국 챔피언.

 

하지만 국내 챔피언 정도로는 생활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김득구는 오직 세계 챔피언 벨트를 위해 달려간다.

그리고 우연히 같은 건물에 입주한 회사 경리 영미를 만나게 되고 한 눈에 반한 득구는 영미에게 열렬히 구애를 한다.

가난한 복서에겐 딸을 줄 수 없다는 영미 가족의 반대로 영미와 헤어지게 된 득구는 좌절을 하고 운동마저 소흘하게 된다.

 

체육관 관장의 호된 질책에 정신을 차린 득구는 난타전 끝에 동양 챔피언에 오르게 되고 마침 경기를 관람한 영미의 부친으로부터 결혼 승낙을 얻게 된다. 행복한 일상도 잠시, 득구에게 찾아 온 기회.

바로 세계 타이틀전. 득구는 사생결단의 자세로 링에 오른다.

 

 

실제 당시 경기의 잡지 페이지, 만약 김득구가 살아있었다면 저런 표정을 짓지 않았을까.

 

 

| 최고의 인생 영화 중 하나, < 챔피언 >

 

김득구 역을 맡은 유오성의 연기나 지금은 음주 운전으로 비호감, 퇴출 연예인이 됐지만 리즈 시절의 청순한 채민서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故김득구는 1982년 11월 14일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린 맨시니와의 세계 타이틀 전에서 14R에서 맨시니의 강타를 맞고 다운돼 KO패를 당한다.

의식을 잃은 김득구는 그대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며칠 후 사망 판정을 받고 한 줌의 재가 되어 고국으로 귀환한다.

 

경기 후 김득구의 모친 분께서도 극단적 선택을, 경기 심판도 죄책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마지막으로 당시 대전 상대였던 맨시니 역시도 죄책감에 시달리다 은퇴, 끝내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한다.

맨시니는 2011년 김득구의 아내와 아들을 미국으로 초대, 진심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알려졌다.

 

실제 이야기는 정말 가슴 아픈 결말이지만 영화로는 최고의 영화가 아니였나 싶다.

모든 출연진들의 연기도 좋았고 무엇보다 실제 경기를 본 적은 없지만 故김득구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어 영화를 보는 내내 잔잔한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 세상에 복싱만큼 정직하고 공평한게 있나? "

" 뭐가? "

" 너 팔이 세 개 달린 사람봤어? 어차피 똑같이 두 팔로 하는 거고, 나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거든. 남들이 10번 휘두를 때 나는 15번, 20번 휘두르면 되는 거거든. "

 

 

나에게 싸울 용기와 의지가 있노라... / 김득구의 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