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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 1990년대의 대한민국을 그린 영화

1989년 개봉작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

 

 

예전에 한번 했던 포스팅이지만 오늘 다시 한번 보고 새롭게 써보고자 한다.

영화 <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는 1989년작으로 개봉 당시는 물론 1990년대 꽤 많은 방향을 일으켰던 영화이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이어져 온 학벌주의는 이 영화가 개봉하고나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었다.

 

이 영화는 1986년 당시 여중생이던 A양의 실화로 A양은 성적을 비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회적 이슈를 불러오기도 했었다. 내가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초등학생 때였다.

당시 같이 본 어머니께서도 눈물을 흘리셨던 그 영화였다.

 

 

학생들은 순수했지만 사회는 순수하지 못했던 시대를 그렸다.

 

 

- 줄거리 - 

 

고교 2학년생 은주는 전교 6등, 반 석차 1등의 수재지만 부모님은 늘 그녀가 못마땅하다. 최연소 엘리트 출신인 남편, 돈 많은 졸부 집안이기에 은주의 모친은 늘 성적, 성적만이 최고로 가는 지름길이라 여겼다.

같은 반 봉구는 그런 은주를 짝사랑하지만 공부에는 뒷전인 남학생. 하지만 은주를 향한 마음만은 전교 1등이었다.

 

은주는 같은 반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고 웃고 떠들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등쌀에 늘 공부만 생각했고 꾸밈없고 순수한 봉구가 부럽기만 했다. 결국 시험을 망친 은주는 자신의 마음을 유서에 담은 채 아파트에서 투신한다.

 

 

 

 

비슷한 시대를 살았지만 공부에는 No관심이던 나, 그리고 내 부모님들

 

내 부모님들도 공부에 대한 열망은 있으셨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어머니도 내게 "공부해."라는 말을 하셨다.

하지만 중1학년 때 내 성적표를 본 어머니는 느끼셨단다. 우리 애는 공부로는 빛을 보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을.

그 뒤로 부모님은 내게 공부하라는 말을 안하셨다. 학교를 가든 말든 관심이 없으셨고 잔소리도 안하셨는데 그렇다고 내게 관심이나 사랑이 없던 것은 아니였다. 밥도 잘 차려주셨고 아들로 사랑도 해주셨다.

그냥 "공부 안하니?"라는 말만 안하셨던 것이다.

 

그래서 나름 문제아였던 나는 가출은 한 적이 없었다. 퇴학 위기는 많았지만 집을 나가진 않았는데...

한번 크게 사고를 쳐서 학교를 퇴학당할 뻔 했다. 그때 어머니는 학교에 오셔서 담임에게 무릎을 꿇고 말했었다.

 

" 퇴학은 좀 가혹하신 것 같으니 자퇴로 바꿔주시면 안될까요? "

 

그 날 나는 처음으로 어머니께 무릎을 꿇고 엉엉 울었고 어머니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괜찮다고 해주셨다.

사내 아이가 이럴 수도 있는 거라고, 학교 좀 일찍 관둔다고 네 인생이 엉망이 되는 건 아니라고.

그리고 난 정신을 차리고 학교도 잘 다녔고 나쁜 짓을 멀리했다. 그래서 지금은 IT업계에서 나름 인정을 받고 다니고 있다.

 

 

과연 학교와 성적이 전부인지 생각해보게 만든 영화

 

 

| 학생이 공부를 소흘히 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인생에 무책임하진 말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오르는 영화

 

영화는 인간다운 삶, 학생다운 삶을 이야기한다. 

내 어머니도 내게 그러셨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하지만 못한다고 해서, 소흘히 한다고 해서 학생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단 자신의 인생을 무책임하게 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하셨다.

아들이 공부를 못하는 것은 부모로서 가슴 아프지만 더 가슴 아픈 것은 사람의 도리를 모르는 행동이라 하셨다.

 

이 영화를 볼 때면 내 어머니가 떠오르는 건 왜인지 모르겠지만 오늘따라 어머니가 더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