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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소년들 | 1999년 전북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을 다룬 실화

영화 ' 소년들 '을 관람하고 왔다. 1999년 전북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을 다룬 실화 배경의 영화이다.

 

 

 

메가박스 앱을 보던 중 오늘 개봉한 영화 < 소년들 >이 보여 바로 예매, 관람하고 방금 들어왔다.

영화 < 소년들 >은 1999년 전북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실화 배경의 영화이다. 대체로 이런 실화 배경의 영화들은 철저한 사실 검증을 거쳐 제작되기 때문에 결과는 이미 알고 있음에도 영화가 주는 재미가 상당하다.

물론 피해를 당하신 분들을 생각하면 단순히 재미적인 요소만 언급한다는 자체가 죄송스럽지만 말이다.

 

영화 < 소년들 >은 2016년 개봉한 정우 주연의 영화 < 재심 >과 똑같은 유형의 영화이다.

사건을 통해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한 희생자, 그리고 진실을 바로 잡으려는 조력자들이 힘을 합쳐 진실을 밝히는 수순을 그리고 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영화의 결말은 충분히 알 수 있지만 그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아야 하는 영화이다.

 

 

 

1999년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 살인 사건

 

영화 < 재심 >과 비슷한 유형의 영화,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삼례 3인방 무죄 판결 후 모습

 

 

 

이 사건은 1999년 2월 삼례읍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 가족들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70대 할머니를 질식사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테이프로 입을 막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질식사를 하게 되고 강도들은 현금과 패물을 가지고 도주한다.

하지만 경찰은 빠르게 범인들을 검거하게 되는데 당시 검거 된 범인은 정신지체장애를 앓고 있던 최씨를 비롯한 3명으로 소위 삼례 3인방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이례적으로 검찰은 그대로 이를 기소시켜 같은 해 10월 법원에서 징역형이 선고된다.

 

황당한 것은 이 삼례 사건 역시 영화 < 재심 >처럼 이후 " 진범이 따로 있다. "는 제보가 있었고 이에 3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지만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전주지검은 " 자백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 "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삼례 3인방은 교도소에서 복무를 해야했고 출소 후에는 살인자라는 오명을 쓰고 살아야 했다.

 

하지만 2015년 무혐의 처분을 이미 받았던 진범 중 한 명이 양심선언을 하고 이에 삼례 3인방이 재심을 청구, 재판을 거쳐 2016년 10월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낸 사건이다.

 

 

 

 

 

 

영화 내용.

 

소싯적 전라도 지역에서 소위 '미친개'로 불리던 전설의 경찰 황준철은 정년을 앞두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지구대장으로 지낸다. 화려한 검거이력을 지닌 준철이 진급을 못하고 지구대장으로 근무하게 된 배경은 바로 경찰 내부에서 적으로 간주됐기 때문.

15년 전 전출을 왔을 당시 준철에겐 한 통의 전화가 오게 되고 그 전화는 삼례 슈퍼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 전화였다. 무언가 찜찜함을 느낀 준철은 사건을 다시 조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현재 복역 중인 소년들이 진범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인 윤미숙은 사건의 트라우마를 언급하며 준철의 조사에 불응하게 되고 당시 사건을 지휘했던 우성과 검사의 방해로 진범을 밝혀내는데 실패하게 된다. 그리고 좌천.

이미 오래 된 일이기에 준철은 조용히 지구대장을 끝으로 정년 퇴직을 할 결심을 하지만 돌연 피해자 가족이던 윤미숙이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찾아온다.

이미 지난 일이라며 반대하던 준철은 다시 만난 삼례 3인방의 순수한 모습에 잘못을 바로 잡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재심 준비에 뛰어든다.

 

 

 

 

 

 

소년들 제작비 / 손익분기점

 

영화 < 소년들 >은 약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었으며 손익분기점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약 170만명이라고 한다. 개봉 첫날인 오늘 집계 된 관객 수는 2만명이 조금 안되지만 평일인데다 비 예보가 있는 등의 날씨를 감안하며 곧 빠르게 관객수가 늘어날 것 같다.

결과가 뻔하지만 배우들의 열연 때문인지 영화의 몰입도가 상당하다.

 

 

 

 

 

 

연기파 배우들 모두 출연? 엄청난 캐스팅

 

일단 주연배우들이 굉장하다. 준철역의 설경구를 비롯 유준상, 허성태, 진경, 염혜란 등이 포진되어 있고 삼례 3인방으로 김동영, 유수빈, 김경호가 캐스팅됐으며 강도 3인방으로 서인국, 배유람 등이 출연한다.

이 밖에도 경찰로 정원중, 윤병희, 하도권, 박철민이 나오며 검사로는 조진웅이 출연한다.

또한 우정출연이지만 박원상과 박소이가 등장하는데 출연 배우들의 인지도만 놓고 보면 거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라고 할 수도 있다. 감독으로는 상업 영화와는 거리가 좀 있지만 예술적인 거장 감독 정지영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들이 캐릭터 분석과 연기력이 모두 검증 된 배우들이기 때문인지 영화의 몰입도가 상당하고 특히 배우 유수빈의 지체장애 연기는 압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유준상, 조진웅의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는 그 동안 그들에게서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실적과 진급을 위해 진실을 감추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사라졌던...

 

이런 실화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대부분 진실이 드러나고 정의가 살아있음을 끝으로 결말을 맺지만 그 과정으로 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상처와 아픔을 겪어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욱이 수사를 잘못하고 진실을 감추려했던 당시 경찰과 검사들은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았고 사과도 없었다고 한다. 지금의 경찰과 검찰은 이제 이러진 않겠지만 앞으로도 또 누군가는 하지도 않은 범죄에 대해 희생양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한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 왜 우리 사회는 억울함을 당한 사람이 결백을 입증해야 할까. "라는 점이다.

일반시민이 어떤 조직과 기관을 상대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9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면 안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준수한다고 하지만 그 원칙은 실적과 진급에 가로막혀 있었다. 당시 경찰과 검사는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끝까지 자신들은 절차대로, 법을 지키며 제대로 수사를 했다고 생각할까...

 

실적을 인정받아 진급을 하고 명예를 얻을 수는 있는데 잘못 된 수사임이 드러나면 그에 대한 책임은 왜 아무도 지지 않는 것일까. 아마도 당시 경찰과 검사는 모두 퇴직했겠지만 지금이라도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우리 스스로도 단면만 보지 말고 억울하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