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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가문의 영광 시리즈 | 국내 보기 드문 장수 시리즈인데 왜 망했나?

 

 

국내 영화 중 과거 우뢰매, 슈퍼 홍길동 같은 영화를 제외하고 시리즈로 롱런하는 영화는 거의 없었다.

그나마 < 공공의 적 >시리즈가 3편까지 있었고 그 이전의 흥행작 < 투갑스 >도 3편까지 제작된 바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부분 1편, 2편이 가장 재미있으며 끝까지 재미를 이어가는 영화는 해외에서는 모르겠지만 국내에서는 단언컨대 한번도 없었고 그것은 이번 가문의 영광 시리즈로 증명이 됐다. 

물론 최근 마동석이 야심차게 8편까지 기획한 영화 < 범죄도시 >는 1,2편이 흥행에 성공, 3편 역시 흥행으로는 성공했지만 재미도에서는 살짝 호불호가 갈리며 위기를 맞고 있지만 4편에서 다시금 흥행과 재미를 이어간다는 계획 아해 순항 중에 있으니 이야기는 달라질 수도 있을 듯 하다.

 

가문의 영광 / 2편 가문의 위기 / 3편 가문의 부활 / 4편 가문의 수난 / 5편 가문의 귀환 / 6편 리턴즈까지 2002년에 개봉 된 이 시리즈는 화제와 분노를 모아가며 2023년 9월을 끝으로 약 20년간 대한민국 영화계의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마지막 리턴즈의 경우에는 이미 제작 단계에서부터 감독들이 자신없어 했기 때문에 재미보다는 짜증을 유발할 것이라 어느 정도 예측은 했었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뒤떨어진 완성도를 내놓을 줄은 미처 몰랐다.

TMI지만 6편인 ' 가문의 영광 리턴즈 '는 약 20일간 촬영됐으며 제작비가 36억원 정도라고 한다.

언론을 통해 정준하가 왜 그리 볼멘 소리를 했는지 충분히 알 것만 같다.

이미 망할 줄 알았으니 러닝개런티를 높게 부른 듯 하다. 

 

그래도 한때는 재미있게 본 나름 추억의 작품인데 비난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돈 내고 본 만큼 생각을 정확하고 솔직하게 적어야 할 것 같다.

 

 

 

흥행에 성공한 1편과 2편,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주체가 명확했던

 

2002년 개봉 된 가문의 영광은 540만의 관객을 동원했고 부랴부랴 찍은 2편 가문의 위기는 ' 조폭 미화 '라는 혹평이 있었음에도 예상을 뒤엎고 570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가문 시리즈 중 가장 흥행한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집안이 조폭이라는 것과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 가족 구성원, 그리고 그 상대가 존재했다는 점이다.

 

가문의 영광에서는 엘리트 청년 사업가 박대서를 사위로 맞이하기 위해 쓰리제이파의 지원 아래 장남, 차남, 막내가 대서를 찾아가 막무가내로 가족 대우를 하면서 벌어진다. 또한 막내딸 진경은 조신하면서도 성깔있는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비록 조폭이지만 가족을 향한 끈끈한 가족애까지 더해진다.

 

 

 

540만과 570만을 기록했던 가문의 영광 그리고 가문의 영광 2편인 ' 가문의 위기 '

 

 

가문의 위기는 1편과는 전혀 다른 구성으로 시작된다. 말이 좋아 2편이지 사실상 보면 아류작이나 다름없다.

백호파의 차기 두목 서열 1위 인재는 우연히 호텔 주차장에서 강력부 검사 진경을 구해주게 된다. 사실 진경의 외모가 사고로 죽은 옛 애인 진숙과 닮아 점점 사랑에 빠진 인재는 연인 진경이 검사임을 알고 조직 생활을 청산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백호파의 보스 홍덕자는 아들의 아픔 앞에서 그저 죄인스럽기만 하고 형제들 역시 형의 마음을 이해는 하면서도 조직을 버리려는 큰형에게 반기를 드는 모습을 그린다.

가문의 위기는 외부의 적보다는 가업으로 계승해오던 조직 생활을 청산하게 되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또 하나의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1편이 가문을 위한 작업이었다면 2편은 가문을 바꾸기 위한 작업이다.

 

 

 

김수미 체제로 굳혀진 가문 시리즈, 3편부터 전형적인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고질적 패턴 보여

 

3편인 가문의 부활부터는 김수미와 신현준의 백호파 이야기 체제로 굳어진다. 아무래도 1편보다 더 인기를 얻었던 2편의 출연진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또한 시리즈이다 보니 출연진들이 자주 교체되는 모양새는 사실 영화의 흐름상 좋지도 않을 뿐더러 이때의 출연진들 중 일정이 바빠 출연을 못하는 배우는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야기의 설정만 바뀌었을 뿐 전형적인 한국형 코미디 패턴을 그대로 밟아간다는 점이었다.

3편이 개봉됐을 때가 2006년이었지만 패턴은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코미디였으니 관객들은 지루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아무리 조직 생활을 청산했다지만 그래도 근간이 조폭인데 화려한 액션 장면은 거의 없으니 불거리 면에서도 불리했고 이어지는 4편 가문의 수난에서는 과감하게 일본 현지 로케이션을 감행했지만 말 그대로 수난이었다.

 

 

 

가문의 영광 3 가문의 부활부터 4편인 수난까지 말 그대로 수난을 겪었다.

 

 

1986년 출시 된 영화 < 호소자 1 >과 같이 새로운 문명을 만난 듯한 황당한 해외 여행기는 2011년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90년대 극장으로 안내하는 듯한 충격을 선사했다. 변함없는 캐릭터성, 달라지지 않은 개그코드는 코미디 영화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을 자아내기에 조금도, 하나도 부족하지 않았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사실상 3편에서 제대로 타격을 받았고 4편에서 사실상 숨이 끊기는 상황이었다.

 

 

 

무리수였던 5편 ' 가문의 귀환 ', 뒤죽박죽 스토리의 끝판왕으로 등극

 

안되겠는지 다시 1편의 주인공들을 대거 투입한 5편 ' 가문의 귀환 '

 

 

나름 흥행작 만들었다는 것에 만족했어야 했지만 무리수는 5편으로 이어졌다.

1편의 흥행과 옛 향수를 자극하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문의 영광 1편의 출연진 대부분이 다시 등장한다.

이로써 1편과 5편은 쓰리제이파의 이야기가 되고 2,3,4편은 백호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가문의 영광이지만 각 편마다의 연관성은 거의 없고 마치 옴니버스처럼 뒤죽박죽이 된다.

 

나름 시대적 흐름을 감안한다고 젊은 배우들을 출연시켰지만 신구의 조화는 커녕 이야기는 전혀 공감도, 재미도, 반전도 주지 못한 채 끝이 난다. 

 

 

 

어찌됐든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제작해주신 정태원, 정용기 감독님들 고생 많으셨다.

 

 

| 영화의 연계성도 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개그코드, 특색없는 캐릭터성이 만든 실패

 

그래도 사람마다 감상포인트는 다르니 나름 3편, 4편, 5편을 배꼽 빠지게 보신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다.

다만 객관적으로 보면 3편부터 망작의 길을 걸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5편은 나쁘지 않았다. ^^;;

앞서 가문의 영광 리턴즈 후기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마지막은 쓰리제이와 백호파의 이야기로 끝을 냈으면 어땠을까 싶다.

비록 흥행에는 대부분 참패했지만 그래도 6편을 제외하면 하다못해 100만명은 거뜬히 넘겼던 작품들이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애초 소재는 신선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고 배우들의 연기는 전작에 국한되어 달라지지 않았다.

몇 가지의 재미있는 장면만으로 1시간 30분이 넘는 영화가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더 이상 와이어줄이 보임에도 날아가는 장면에 우와하고 탄성을 지르는 관객들이 아니다.

 

2편과 3편을 제외하면 영화는 모두 연계성이 없다.

이는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없애는 요소이기도 하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16만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려 아쉬운 마음이 든다. 아무튼 끝까지 책임을 다한 감독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렇다고 종면(정준하)이 독립해 조직을 세운다는 설정의 가문의 영광 7편 ' 또 다른 가문의 등장 ' 뭐 이런 거 만드시면 곤란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