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 | 송중기의 선택은 옳았고 관객의 선택은 틀렸던 영화

 

 

 

영화 < 보스턴 >과 < 화란 >을 두고 고민했었던 내 자신이 조금은 한심하게 느껴졌다.

물론 영화라는 컨텐츠가 상업성만을 추구할 수는 없겠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예술 계열 종사자도 아니고 평론이나 영화 관련 종사자, 그리고 취미로 영화를 폭넓게 사랑하는 마니아가 아니라면 예술성이나 뭐 그런 요소까지 생각하기 어렵다.

영화는 일단 게임처럼 '재미'가 절대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어떤 요소의 재미이냐를 떠나서 말이다.

 

메가박스 21시대 마지막 상영 타임에 < 화란 >이 예매 0석으로 나온 것을 보고 대관의 느낌을 누리고 싶어 예매를 했다.

결과적으로 나를 제외한 5명의 관객들과 함께 했지만 말이다.

물론 예매 직전 영화에 대한 실관람 후기들을 살펴봤다. 사실 후기만 보면 이 영화를 선택할 관객은 0명일 것이다.

나도 그랬어야 하는데...가뜩이나 리클 좌석이라 비쌌는데....

 

영화 < 화란 >은 김창훈이라는 신예 감독이 각본을 쓰고 직접 연출까지 한 범죄 느와르 장르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재벌집 막내아들로 유명한 대배우가 된 송중기가 주연을 맡았다는 점, 노 개런티로 출연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이기도 하다.

 

 

 

 

 

기본 내용.

 

동네 중국집에서 배달일을 하는 연규는 학교에서 정학을 받았다. 이복동생 하얀에게 치근거리던 학교 일진 중 한 명과 싸운 것이 문제가 됐다. 거기에 합의까지 봐야하는 상태.

당장 합의금 300만원이 필요했지만 그 큰 돈이 있을리가 없었다.

연규에겐 한 가지 꿈이 있다. 바로 돈을 벌어 얼른 이 지긋지긋한 지옥같은 동네를 벗어나 네덜란드로 이민을 가는 것이다.

 

술만 마시면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새 아버지로부터 보호를 해줄 수 있는 건 이복동생 하얀 뿐이었지만 연규에겐 그런 하얀마저도 달갑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지역에서 꽤 알아주는 패거리의 보스 치건이 수하를 시켜 300만원의 거금을 건네준다.

마침 중국집에서 해고당한 연규는 결국 치건을 찾아가 일을 시켜달라고 부탁하고 연규에게서 연민을 느낀 치건은 연규를 받아주고 형처럼 대해주는데...

 

 

 

 

 

제작비 & 손익분기점

 

영화 '화란'은 감독으로는 신인에 가까운 김창훈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생계를 위해 모텔에서 일을 하며 쓴 작품이라고 한다. 알려지지 않은 신인 감독의 영화, 40억원의 저예산 영화에 선뜻 먼저 출연을 하고 싶다고 한 것은 송중기였다고 한다.

송중기 역시 해당 시나리오를 받아 본 것은 아니고 우연히 여러 배우들에게 전해지던 것을 보고 직접 출연 결심을 했다고 한다. 워낙 저예산 영화여서 그랬는지 캐릭터에 반해서인지는 몰라도 출연료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송중기은 노-캐런티에 대해 앞으로는 불가능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자녀가 태어나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는 농담을 함께 했는데 노-캐런티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작품 제의를 받은 자리에서 " ~~ 같은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다. "라며 거절을 했는데 그 사실을 안 제작자가 건네 준 시나리오가 바로 ' 화란 '이었다고.

해보고 싶다고 했던 캐릭터인데 출연료를 받게 되면 제작비가 오르게 되서 촬영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노-캐런티를 감행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노-개런티 출연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영화의 제작비는 4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100만명이다.

 

영화 '화란'은 신예 감독과 신인 홍사빈이 출연했지만 세계적인 영화제인 칸의 초청을 받기도 했지만 실제 반응에 대해서는 예상과는 달리 그리 좋은 편은 아닌 듯 하다. 공식 누적 관객이 6만명이므로 사실상 흥행은 어렵다고 봐야 할 듯 하다.

솔직히 아무리 젊은 신예들을 발굴하는 취지의 칸이라고 하더라도 영화 ' 화란 '은 좀처럼 납득이 어려운 작품이니까.

 

 

 

 

 

 

| 송중기의 선택은 옳았고 관객의 선택은 틀렸던 영화가 아닐까.

 

영화 '화란'을 보면 2017년인가에 개봉했던 영화 '리얼'을 연상케 한다. 당시에도 드라마 < 별에서 온 그대 >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김수현이 감독으로는 이력이 전무한 이사랑 감독 영화에 출연, 화제를 모았으나 여러 논란이 된 바 있었고 영화는 당연히 폭망했었다.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 스타가 된 송중기의 선택과 김수현의 선택이 같을 수는 없다.

개인적으로 볼 때 송중기는 치건이라는 캐릭터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사실 영화 내용으로는 ' 치건이 왜 연규에게 그토록 남들과는 다른 연민을 느꼈는지 '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막연하게 굳이 연관성을 찾아 본다면 동네에서 태어나 한번도 벗어나 보지 못했다는 점, 가난한 집구석 태생이라는 점을 들 수 있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치건이 연규에게 느낀 감정은 " 너도 나와 같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송중기가 영화 ' 화란 '출연을 결정한 점은 훌륭했고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잘못 된 예매,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중반부부터는 사실 굉장히 영화가 지루했다. 시원한 것도 없었고 연규의 행동도 무엇 하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 이건 뭐 쪼다도 아니고 뭐냐...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답답한 캐릭터가 바로 연규이다.

물론 치건의 입장에서는 연규가 자신보단 그래도 더 용기있는 결심을 한 셈이겠지만.

 

 

 

※ 본 포스팅은 메가박스에서 내돈내산으로 예매하고 10월 11일 관람하고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