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 리턴즈 '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2002년 < 가문의 영광 >으로 시작 된 이 가문 시리즈는 2012년 5편격인 ' 가문의 귀환 ' 이후 무려 11년만에 제작 된 영화이다. 가문의 영광 1, 2, 4를 연출한 정태원 감독과 3편과 5편을 맡았던 정용기 감독의 협력작이다.
정태원 감독은 영화 개봉 당시 6편 제작에 있어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일단 딱히 스토리를 이어나갈 소재가 없었고 시대가 너무 변해 트랜드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1, 5편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리즈에 모두 출연했던 배우 김수미의 소망(?)대로 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정, 촬영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익분기점은 100만명이고 제작비는 약 36억원, 누적 관객 16만 6천명을 기록하며 말 그대로 폭망하고 말았다.
현재 영화는 OTT플랫폼 왓챠 /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지만 정말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싶은 분이 아니라면 보지 않는 걸 권하고 싶다.
최소한의 성의도 없는 영화, 이건 관객에 대한 모독이다
추석즈음 개봉 직전까지만 해도 ' 가문의 영광 리턴즈 '는 언론의 집중을 받았다.
국내 영화 중 보기 드문 장수 시리지 영화인데다 배우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 등 당시 가문 시리즈를 이끌었던 배우들이 재결합해 만든 작품이라는 홍보성 때문이었다.
이미 10년 전에 막이 내린 가문 시리즈를 과연 2023년에 어떤 이야기로, 어떻게 그려낼 지에 대해 많은 관객들이 궁금해하면서도 기대를 했을 것이다.
더욱이 2010년대와는 달리 현재는 OTT 플랫폼의 등장으로 더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일 다재다능한 배우들이 많이 있으니 말이다.
| 배우 김수미는 감독에게 미안해해야 할 듯, 하지만 더 큰 잘못은 감독
리턴즈는 알려진대로 배우 김수미가 평소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촬영했을 때의 감정, 행복감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고 말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에 감독도 부분적으로는 공감을 했지만 자신이 없어 몇 년을 확답없이 끌다가 제작했다고 밝혔던 바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잘못보다 감독의 잘못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감독은 새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대신 1편의 스토리를 그대로 차용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 가장 짜임새가 탄탄했기 때문 "이라 말했다.
문제는 배우 라인업에 있었다. 원작이던 1편의 주요 내용은 여수에서 잘 나가는 조직을 운영하던 쓰리제이파가 막내 여동생 진경(김정은)을 좋은 남자에게 시집 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엘리트 청년 사업가 대서(정준호)와 엮어내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였다. 쓰리제이 역에 박형근, 장남 유동근, 차남 성지루, 삼남 박상욱이 출연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와 함께 코믹적인 설정을 잘 살려 호응을 얻었다.
리턴즈에서는 김수미와 탁재훈 그리고 정준하만 그대로 출연, 대부분의 출연진이 교체됐다.
사실상 1편의 전개를 되살려 끌고 나가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차라리 쓰리제이파와 백호파가 맞물린 이권으로 부딪히는 설정이었다면 조금은 더 재미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너무 성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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