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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고려거란전쟁 ② | 고려의 성군 현종, 호국영웅 강감찬의 이야기

 

 

 

 

조선 선비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 내가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조선거란전쟁'이다.

넷플릭스로 시청하기 때문에 나는 이 드라마가 KBS 대하사극인 줄은 처음에 몰랐었다. 공중파 방송사가 제작했다기엔 그 스케일이 웅장하고 엄청났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제작 된 드라마인 줄로만 알았다.

드라마의 전반부가 고려의 숨겨진 명장 양규 장군의 이야기였다면 후반부는 역시 문신이자 호국영웅으로 지금도 칭송받는 강감찬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전반부와 후반부의 정점에는 고려 역사상 성군으로 추대되는 현종이 있고 말이다. 드라마의 성공 탓인지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시청자들의 일부 항의가 많았다고 한다.

 

일부 시청자들은 " 고려 역사상 위대한 명군을 바보로 만들어놨다. "라고 항의했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려에 침공한 거란과의 전쟁이 비중있게 다뤄지다 보니 아무래도 일선 전장에서 활약한 양규 장군같은 무신들에 대한 활약상을 그릴 수 밖에 없고 자연히 군주인 현종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보였던 게 아닌가 싶다.

후반부 강감찬의 맥락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려 현종이 어떤 군주였나.

태조 왕건이 고려를 건국했다면 성종은 국가의 기틀을 재정비했고 현종에 이르러 호족체제를 축소하고 군현집권체제를 이룬 군주가 바로 현종이다. 건국 후 100년간 어지럽던 고려 사회를 안정시킨 군주라는 뜻이다.

지방 호족들의 세력이 막강했던 당시 시대에서 중앙집권의 기틀을 완성했다는 건 결코 나약한 군주가 아니였다는 의미이다. 다만 진심을 다해 백성과 신하를 생각했다는 설정이 가미되다 보니 역사가 기록한 모습보다는 다소 유약하게 비춰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6회 분량 남겨두고 일어난 무신정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고려시대의 무신정변은 실제있었던 이야기이다. 정중부-이의방-이고로 연결 된 3인의 무신들이 일으킨 이 정변은 무신의 100년 시대를 열게 한 큰 사건이기도 하다. 물론 무신정변은 그 폐단이 심하긴 했지만 일어난 계기는 충분히 공감되고도 남음이었기에 '고려거란전쟁'에서 보인 정변 역시 완전 공감되기도 했다.

정변에 성공하고 난 후 그래도 군주에 대한 충성을 보이는 김훈과는 달리 권력의 맛을 알게 된 최질의 반기는 결국 그의 말로가 뻔히 보이지만 드라마의 재미를 끌어올리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고려거란전쟁의 후반부는 김훈, 최질 등이 중점이 된 무신정변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곧 죽어도 바른 소리와 군주에 대한 충심, 나라를 위한 애국정신으로 무장 된 강감찬의 모습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적인 요소이지만 백성과 신하를 위하는, 진짜 나라를 생각하는 현종의 모습도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 아닌가 싶다.

특히 자손에게 세습되도록 한 공음전시, 영업전에 대한 회의에서 " 대안을 마련하고 회수하는 것이 순서요. "라고 강하게 지적한 현종의 대사는 마음을 울리게 한다. 현 시대에서도 수습을 하고 대안을 마련하려고 하는 정치기조가 만연한데 정말 현종의 정치가 그러했다면 지금의 우리보다도 훨씬 훌륭한 군주였을 것이다.

 

 

 

드라마의 마지막은 아마도 현종과 강감찬의 귀주대첩이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할 것이다.

 

 

 

 

| 이런 드라마라면 시즌제로 나와도 좋겠지만.

 

사실 고려 시대의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내려고 하면 시즌제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지만 이미 보여진 내용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에 '고려거란전쟁'은 예정 된 32부에서 종영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6회차 분량을 남겨 둔 상황이고 최종 마지막 대본까지 집필 된 상황에서 과연 어떤 전개와 스토리로 대미를 장식할 지 관심이 주목된다. 

 

불우했던 역사는 관심도 두지 않으면서 찬란하고 기억하고 싶은 역사에만 열광하는 우리들의 모습도 이 드라마를 통해 조금은 달라지길 바라본다. 비록 우리나라의 역사가 암울했던 순간이 더 많은 건 사실이지만 나는 우리의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똘똘 뭉치지 못하고 잘난 사람을 시기하고 기회를 엿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민족성은 예나 지금이나 같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가 뛰어난 문명과 기술을 가지고도 발전되지 못한 것은 분명 선조들의 문무차별적인 기조가 한몫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인재를 경계하고 자신과 가문의 이익을 위해 세습,세도 정치를 펼친 것도 우리네 역사를 암울하게 만든 원흉이라 생각한다. 왕조가 무능한 게 아니라 말이다.

고려 시대가 암울했던 건 화합을 하지 못했음이요, 조선이 암울했던 건 세상을 똑바로 보지 못했음이니 말이다.

그런데 지금 시대도 조선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동과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어쩌면 이 드라마를 보며 열광하는 건 그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