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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펜트하우스 | 볼 만했던 시즌 1, 시즌 2부터는 답답하더니 결국...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2020.10 ~ 2021.09 l 총 3개 시즌

 

 

 

 

남들은 예전에 다 본 드라마를 난 이제야 다 보았다. 사실 시즌2 중반부터는 몰입도도 떨어지고 드라마가 어째 영 재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결말이 궁금하기에 끝까지 이를 악물고 다 보았다.

드라마 ' 펜트하우스 ' 참 더럽게 긴 드라마이다. 약 1년의 방영 기간 동안 시즌만 3개가 방영됐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최상류층들의 거주공간 헤라펠리스는 CG이고 대부분의 공간은 모두 파주에 지어진 1,200평 규모의 세트장에서 촬영했다고 하니 SBS가 드라마를 위해 쏟아부은 제작비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뭐 당시 워낙 인기있는 드라마였기에 이미 철 지난 이야기겠지만 배우 김소연이 이렇게나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였는지 처음 알았다. 데뷔 후 스타병에 걸렸다가 뒤늦게 후회를 해 지금은 인성이 그야말로 갑이라는 김소연.

그녀가 연기한 천서진은 정말 표정부터 행동 하나 하나까지 완벽한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최상류층을 표방하지만 정작 재벌은 등장하지 않는 재벌 소재 드라마

 

펜트하우스 이전에 소위 상류층의 삶을 그린 드라마는 스카이캐슬이었다. 이 두 드라마의 주요 소재는 바로 대한민국 내에서 돈 좀 꽤나 쓴다는, 가졌다는 최고급 상위 1%들의 삶이라는 점인데 사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의 돈 씀씀이는 그냥 돈 좀 있는 준재벌들의 수준인 것 같다. 약 2부리그 정도의 느낌이랄까.

물론 실제 재벌가 사람들에게도 1억, 10억의 금액이 작은 금액이진 않겠지만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최상류층의 이미지와 그들이 언급하는 씀씀이는 조금 차이가 있다.

 

 

 

스카이캐슬, 펜트하우스에는 진정한 재벌이 없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서울의대를 지향했다면 펜트하우스는 서울음대를 지향하고 있다. 아무리 재벌급이 아니더라도 저 정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대개 해외 유명대학을 보내려고 할텐데 굳이 서울대를 못 들여보내 안달난 모습은 똑같다. 스카이캐슬이 서울의대와 병원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대립을 보였다고 한다면 펜트하우스는 서울음대를 보내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지속한다. 주단태의 투자 사업이나 천서진의 청아재단의 비상은 그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뿐이고.

 

솔직히 시즌 1은 재미있었다.

전형적인 서민이 돈 좀 있다는 상류사회로 진입해 겪는 차별과 모멸, 수치와 음모, 냉대와 괄시 등은 일반적인 드라마의 패턴이기에 신선하지 않았지만 대표 서민으로 등장한 주인공 오윤희의 이중적인 모성애는 조금 신선했다.

차라리 꾸준히 악역으로 나오는 주단태, 주석경 같은 캐릭터는 차라리 솔직해 보였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나머지 캐릭터들은 진부하다 못해 때론 답답할 정도로 드라마의 복선이 많았다.

 

 

 

 

죽었다 살았다 하는 주인공들, 드래곤볼이냐...이야기를 위해 짜놓은 설정이 무너져

 

죽었어야 할 주인공들이 툭하면 살아나 나타나는 장면은 정말 기가 막혔다. 물론 " 오~ 그래. 이제 너희들은 다 죽었다. "라고 생각하며 뻔한 반전을 생각했는데 그냥 살아난 것으로 끝. 죽었다 살아나도 답답함은 잃지 않는다.

순진한건지 답답한건지 그렇게 당하고도 또 당하는 걸 보면 오히려 " 저걸 또 당하네... "라고 말하는 내가 더 부끄러워진다.

무슨 캐릭터들이 죽었다 잘도 살아나는지...처음에 한번은 신선했지만 자꾸 그러니까 나중에는 진짜 죽었는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였는데 아마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였을 것이다.

 

 

 

 

결국 시즌3가 되어서야 주단태가 그 결말을 맞이했다.

 

 

 

 

더 황당한 건 또 있었다. 드라마상 로건리는 미국에서도 진짜 로열패밀리 가문의 후손이자 차기 후계자.

그 정도로 돈이 많은 그도 툭하면 주단태의 계략과 부하들에게 잡히고 얻어맞고...처음 등장할 때 그 액션은 대체 무엇이었는지...그리고 돈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툭하면 당하고 주변 사람도 못 구하는지 정말 의문이었다.

주단태가 로건리의 얼굴을 알고 싶어하고 만나고 싶어 그토록 애를 써도 누구인지조차 가늠을 못할 정도로 베일에 쌓였던 인물임에도 말이다. 이러한 설정의 복선들이 때론 주단태의 야망을 위해, 천서진의 복수를 위해 허술하게 무너지는 순간들이 너무 많이 등장한다.

 

 

 

 

최악의 빌런 중 가장 마지막에 허무하게 죽은 천서진, 너무 허무한 결말이었다.

 

 

 

 

| 삶은 고구마같던 드라마, 앞으론 이렇게는 만들지 않았으면

 

원래의 설정을 인기가 높아지니 엿늘리듯 늘려서 그런건지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상당히 지루해지는 감이 많다.

따지고 보면 결국 드라마상에서 승자는 정말 강마리 뿐인 듯 하다. 특히 로건리와 심수련의 영혼 만남은 해도 너무한 발상이지 않았나 싶다. 그냥 천수진의 때늦은 후회로 끝났어도 될 결말인 것 같았는데 굳이 나머지 캐릭터들의 개과천선, 성공담 등을 끝으로 보여주다니....얼마나 꼬았는지 드라마가 끝났음에도 " 설마 이게 끝? "이라는 생각마저 들정도 였다.

그냥 시즌 1만 보고 말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