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과거사 ③ | IMF, 대한민국의 근무환경을 뒤흔들다.

IMF 당시를 그린 영화 < 국가부도 >

 

 

 

 

물론 그대로 당하고 주저앉을 한국인들은 아니였지만 정작 나라를 부도 낸 정치계와 재계는 그 책임에서 물러났다.

정부 역시 " 지금은 책임을 물을 때가 아니다. 위기를 극복하자. "는 어처구니없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정치권 기조이다. 좋은 건 자신들이 다 나눠갖고 결과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떠넘기는...

사실 IMF가 오기 전 한국은행은 경제 위기를 감지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 및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수 차례 정부에 건의했었다고 한다. 영화 < 국가부도 >의 내용 대부분이 당시의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보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찬밥 취급하다 경제 위기만 오면 나오는 '아빠' 광고, 넌 힘만 내....

 

대한민국 가정에서 아빠라는 존재는 사실상 돈을 벌어오는 기계에 불과했다. 과거처럼 집안의 가장으로 권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 넌 힘만 내서 어떻게든 돈을 벌어와 가족들을 먹여살려. 넌 힘들어도 되지만 가족들은 힘들게 하지마. "같은 그런 존재. 동요 ' 아빠 힘내세요. '는 1997년 창작 된 동요라고 한다. 

IMF 사태는 2001년 종료됐지만 그 여파는 남아있었기에 전국적으로 공무원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사기업은 더 이상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였기에 너도 나도 정년이 보장되고 국가가 사라지지 않는 한 급여가 보장 된 공무원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2004년 BC카드가 선보인 "아빠. 힘내세요." 광고 장면, 해당 동요는 1997년 만들어졌다.

 

 

 

 

찬밥 취급을 당하던 아빠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 아빠. 힘내세요. '라는 광고가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배우 송혜교와 실제 남매가 출연, 귀여운 율동으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일각에서는 " 아빠들에게 더 큰 부담만 준다. "는 씁쓸한 지적도 있었다. 

 

 

 

1998년부터 국민들의 자발적 금모으기 운동이 전개됐고 대한민국은 2001년 8월 IMF 상환을 마쳤다.

 

 

 

| IMF를 조기 졸업하게 된 계기, 금모으기 운동

 

IMF를 예정보다 빨리 끝내게 된 계기는 많다. 정부 차원에서도 " 출처를 묻지 않을테니 숨겨 둔 달러를 내놓아라. "라고 했고 이에 상당한 달러들이 지하 세계에서 어둠을 뚫고 밖으로 흘러나왔다고 하는데 출처와 죄를 묻지 않을테니 나라를 위해 달러를 헐값에 팔라는 뜻이었다. 

또한 아기 돌반지, 결혼반지 등 국민들의 금 모으기 운동도 전개됐다. 재벌들도 아쉬움을 뒤로하고 동참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소중히 간직했던 결혼, 약혼, 돌, 부모님께 받은 반지 등 귀금속을 내놓았다.

이때 외국으로 수출 된 금 때문에 세계 금값이 대폭 하락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양의 귀금속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내놓았는지 알 수 있다.

 

 

 

그 후 대한민국에는 비정규직이라는 직업군이 생겨났다. l 영화 <카트>의 한 장면

 

 

 

| 위기는 국민들이 극복하게 해주고 또 피해를 당하게 된 국민들

 

위기는 국민들의 힘으로 극복됐고 기업들도 언론 보도를 통해 감사함을 전달하면서 IMF 사태는 종료됐다.

하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면서 노동자들은 부려먹는 비정규직 제도를 과감히 시행했다. IMF 때 생겨난 어쩔 수 없는 직급체계라지만 비정규직은 그야말로 노예에 가까운 제도였다.

이때 생겨난 비정규직 제도와 아웃소싱은 현재까지도 대한민국 직업 체계 전반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대충 돌아봤지만 IMF는 분명 대한민국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조기 상환 23년이 흐른 지금 우리나라는 또 IMF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절약 따윈 고리타분한 구시대 캠페인 정도로 알고 사는 요즘의 대한민국. 또 한번 IMF가 오면 아마 상당한 MZ세대들은 1997년보다 더 심한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다. 솔직히 그래서라도 정신 차리게 된다면 나는 IMF가 한번 더 오는 것에 찬성이다.

한번 겪었음에도 정신 못 차린 나라는 한국 뿐이라던데...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