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더 무비

언브로큰 | 전쟁을 겪은 한 인간의 생존기

언브로큰 2014

 

 

큰 감동도, 이렇다 할 메시지도 없는 것 같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무언가 살짝이나마 뜨거운 무언가를 느낀 영화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것은 영화를 보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는 감정 이입이 되기 때문인 것 같다.

 

영화 <언브로큰>도 그러한 영화 중 하나였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아주 싫은 일본군이 등장하는....

그럼에도 이 영화는 전쟁보다는 한 개인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뛰어난 병사도, 그렇다고 조국과 전우를 위해 희생하는 그런 내용도 아니다. 그냥 한 인간의 삶을 그려내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인상에 남는 것은 그가 겪은 일들이 인간이 겪어야 할 일치고는 좀 가혹해서가 아닐까 한다.

 

 

 


루이의 가족은 이탈리아 출신의 미국 이민자 가족이다.

또래 아이들에게 이탈리아 놈이라는 조롱과 왕따를 당하는 루이에게 하루 하루는 아무 재미도, 의미도 없다.

그저 여자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우유병에 술을 담아 마시고 담배를 피며 하루 하루 망나니로 살아갈 뿐이었다. 그런 그를 이해하고 용기를 주는 사람은 부모님도 아닌 바로 그의 형이었다.

 

" 견뎌낸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어. "

 

루이는 형과 함께 달리기를 했고 결국 최연소 미국 국가대표 선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곧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그는 공군에 입대하게 된다. 올림픽 출전의 꿈은 일단 보류됐지만 전쟁이 끝나면 반드시 돌아가 세계적인 육상선수가 되겠노라 말이다.

 

그러나 임무 수행 도중 루이가 탄 비행기는 고장으로 바다 한 가운데 불시착하고 생존자는 단 3명.

루이, 필, 맥은 바다를 표류하며 어떻게든 구조를 기다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삶의 끈을 놓고 싶어진다. 식량도, 마실 물도 없는 상황에서 뜨거운 햇볕은 점점 그들을 지치게 했다. 그러던 중 맥이 먼저 사망하게 된다.

 

얼마 후. 루이와 필은 하필 일본 해군에게 발견되고 고문을 받는다.

차라리 표류할 때가 더 좋았을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가게 된 포로수용소.

하지만 그 곳의 책임자 와타나베는 루이를 못 살게 굴기 시작한다.


 

 

 

 

물론 이 영화가 루이 잠페리니라는 실존 인물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진 않다. 분명 그의 20대 시절의 한 부분일 것이다.

더불어 그 당시 전쟁에 참전했던 많은 용사 분들 중에는 이보다 더한 일들도 겪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가 루이라는 실존 인물에게 주목하는 것은 그는 늘 낙관적이었으며 늘 희망을 가지고 버텼다는 데 있다.

그는 용맹하거나 뛰어난 병사는 아니였지만 꼭 필요했던 병사였고 전우였다.

 

마지막 장면은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일본군들이 발표하면서 포로들은 각종 보급품과 바다에서 몸을 씻으며 기쁨을 만끽한다. 일본군들에게 받은 고문과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이제 집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한다.

루이가 겪은 고통을 바라 볼때의 무거움이 그 장면에서 마치 내가 해방되는 듯 시원해진다.

 


이 영화는 헐리웃 대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을 맡았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일본 포로수용소 책임자를 맡았던 와타나베 역의 미야비는 재일교포 3세로 종종 "나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야비는 이 영화의 출연 당시 일본 내 극우파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배우들과 이야기를 하는 안젤리나 졸리

 

 

안젤리나 졸리와 루이 잠페리니의 모습, 루이는 2014년 폐렴으로 투병 중 사망했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 루이 잠페리니는 이후 종교적인 행사나 많은 선행을 베풀었다고 한다. 더불어 도쿄에서 성화봉송 주자로도 뛰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2014년 폐렴 투병 중 사망했는데 늘 그가 하는 말은 "절대 희망을 놓지 말아야 한다."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