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한민국 계임계에는 전설적 인물들이 있었다.
김학규, 이원술, 송재경과 함께 대한민국 최고의 게임 개발사 NC를 창립해 게임 1세대로 야구단까지 창단한 인물.
바로 NC소프트의 김택진이다.
일명 '택진이형'으로도 유명한 김택진은 애초 부잣집 아들이었다고 하는데 부친께서 택시회사를 운영하셨다고 알려졌으며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아래아한글' 개발에도 참여했으며 '한메소프트'를 설립해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이후에도 학업을 하는 한편, 현대전자에 입사해 개발팀장으로도 근무를 했지만 회의를 느끼고 퇴사해 당시 <바람의 나라>를 만들었던 개발자 송재경과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가 바로 NC소프트이다.
당시 자본금 1억에 살던 집을 판 돈을 보태 설립했고 PC방 영업을 직접 돌며 홍보를 하기도 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이기도 하다. 사실 NC소프트의 초기작 리니지는 재미도 재미지만 당시 IMF로 활황기에 올랐던 PC방 열풍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스타크래프트 > 일변도였던 당시 PC방 게임 순위를 리니지로 바꿔버린 장본인...
참고로 나는 당시 리니지를 하지 않았지만 친구, 친형이 모두 리니지의 광팬들이었다.
사실상 리니지 하나로 달려온 30년의 역사
NC는 여러 MMO게임들을 출시했지만 지금까지도 NC = 리니지라는 공식이 있을만큼 게임 하나로 버텨 온 기업이라는 말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1997년 NC가 설립됐으니 올해로 약 28년의 세월이 지났다.
실제로 2000 ~ 2002년까지 리니지의 인기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특히 저 당시에는 어중간한 직장인들도 모두 퇴사하고 PC방이나 집에서 리니지로 돈을 벌 정도로 광풍이 불던 시기였다.
검 하나, 반지 하나에 수백만원을 호가했고 성은 몇 천, 억 단위도 바라봤으니 말이다. 당시 내가 외국에서 유학을 하고 방학 때면 한국에 와서 PC방 알바를 했었는데...진짜 대단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NC 소프트는 이후에도 여러 게임을 출시하며 게임왕국의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실상 리니지를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고 오히려 부진과 해외 개발자들과의 금전적 갈등을 겪기도 했다.
NC의 주가는 2021년 108만원에 오르면서 최고가를 갱신했지만 현재는 18만원으로 떨어진 상태.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약 90%가 폭락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이같은 부진에는 '리니지'시리즈에 높은 의존도를 갖춘 구조도 문제이다. 실제로 보면 리니지 시리즈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1%로 실질적인 의존도는 더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마디로 리니지의 인기에 따라 실적이 흔들리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에 NC는 사업영역 2개 부문을 분사, 신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게임 개발이 주력인 NC의 주가가 상승하려면 '새로운 신작과 흥행'이 절실하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 PC형 게임이 사라진 지금이 부흥의 기회, 다시 한번 리니지의 새로운 버전을 기대
국산형 MMORPG는 사실 새로운 면이 거의 없다. 나도 20대에는 우리나라와 해외 개발사를 돌아다니며 게임개발에 집중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 뉴스를 통해 본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은 " 답이 없다. "라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장르가 협소하고 그나마 하나의 장르도 대부분 대동소이한 형태이기 때문에 접근성은 좋을지모르나 신선하거나 새롭게 느껴지는 게임은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물론 하나의 게임 아이템을 꾸준히 업데이트해가면서 서비스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인 점은 맞다.
락스타즈에서 출시하는 GTA시리즈나 유로트럭 시리즈가 그 대표적인 예시일 것이다. 리니지는 과거 광풍을 불렀던 게임이니만큼 그 충성도가 굉장히 뛰어나다는 점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모바일 버전보다는 PC형 게임이 대부분 사라진 현 시점에서 리니지의 과거 영광을 재현할 게임성만 갖춰진다면 충분히 부흥을 일으켤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가지 주의할 것은 레벨업 중점의 기존 게임 시스템으로는 이제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종종 소비 시스템 용도로 게임을 적용할 때 레벨 시스템을 완전히 배제하곤 한다. 레벨 시스템은 들어가는 수고에 비해 큰 매리트를 제공해주지 않는다. 게임의 성공은 유저의 컨트롤에 달려있지, 아이템이나 레벨빨이여서는 안된다.
그런 점들이 신규유저의 진입장벽을 만든다는 걸 우리나라 개발사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어떤 조직이나 문화, 산업이든 물이 고이면 썩게 마련이다.
자기들끼리만 즐기고 노는 게임을 누가 결제를 하고 시간을 내서 즐길 것인가. 막상 가입을 하고 게임에 접속해봐도 초기 마을에는 유저보다 NPC가 더 많다는 걸 생각해보시길.
게임은 한때 확 즐기다 끝내는 컨텐츠가 되면 곤란하다. 오래한 유저나 새로이 가입한 유저나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게임개발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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