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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화성연쇄살인용의자 이춘재, 28년만에 부산 교도소에서 찾아내다.

2003년 개봉 된 영화 <살인의 추억>, 당시 "미치게 잡고 싶다."라는 카피로 큰 이슈를 모았었다.

 

 

경기도 화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바로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영화 <살인의 추억>이다.

영화는 물론 연쇄살인 사건을 소재로 제작되어 개봉 된 것이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5년여의 기간동안 10명의 부녀자가 강간, 목졸려 살해당한 3대 영구 미제 사건 중 하나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과학 수사나 DNA 같은 기술이 없어 범인의 단서가 없거나 증거가 사라지면 상당히 검거에 어려워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검거해놓고 보니 억울한 누명을 썼거나 국민적 공분을 달래기 위해 범인이 조작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시대이다.

 

아무튼 지금까지도 미궁의 범죄, 미제 사건, 그리고 범인은 진짜 있는지조차 의문이었던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와 DNA가 일치하는 남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바로 부산교도소에서 20년 넘게 수감 중인 이춘재라는 재소자가 그 주인공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부산교도소와 당시 용의자 몽타주, 이춘재는 현재 이 곳에 수감 중이라고 한다.

 

 

| 이춘재, 당시 피해자에게 검출 된 DNA와 일치. 28년만에 용의자 발견

 

기적같은 일이다. 무려 28년만에 진범이라고 할 수 있는 유력 용의자를 검거한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검거라기 보다는 발견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춘재는 현재 20년 넘게 부산교도소에서 1급 모범수로 수감 중인 재소자라고 한다.

관계자는 "무기징역만 아니였다면 벌써 모범수로 출감했을 정도"라며 이춘재의 수감 태도가 훌륭하다는 평가이다.

이춘재는 손기술도 좋아 여러 출품회에 도자기를 출품시킬 정도로 재능도 좋다는 게 교도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하지만 그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겸 DNA가 일치하는 진범이다. 더불어 1994년 1월 벌어진 청주 처제 강간 살인 사건의 진범이기도 한 강력범죄자였다.

언니를 찾으러 온 처제 ( 당시 20세 )를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이고 강간한 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경찰은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 사건 10차 중 2건을 제외한 나머지 8건의 진범일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미 10차 범죄는 모방 범죄로 판정이 됐고 3건의 사건 DNA와 일치한다는 데 있다. 이춘재는 5,7,9차의 용의자와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곧 추가적인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에 당시 화성연쇄 살인사건이 멈춰진 것은 범인이 마음을 바꾼 게 아니라, 교도소에 수감되면서 범행을 저지르지 못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런데 7차 용의자와 일치한다면 그때 혐의를 쓰고 자살한 박OO씨는 어떡하나. 아이고...

 

 

 

당시 사건 장소와 사건일지

 

경찰이 이춘재를 유력한 화성연쇄살인의 모든 범인으로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그가 처제 강간 살인을 저지르고 시체를

유기한 방식 역시 화성연쇄살인의 다른 사건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을 뻔 했지만 대법원에서는 당시 증거와 살해동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무기수로 감형을 해주었고 현재까지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화성연쇄살인 사건 때문에 억울하게 자살 또는 피해를 본 피해자도 있다.

 

물론 1980년대 후반, 90년대의 기술 부족이 만든 참사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애먼 피해자들이 고초를 겪기도 했다. 용의자로 억울하게 조사를 받던 차O씨, 김O씨는(두 분 모두 당시30대) 억울하고 무서운 마음에 열차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는 신문기사가 있다. 또 한 고교생은 3회나 불려가 조사를 받은 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며 괴로운 나날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범인 검거가 늦어지자 경찰의 무리한 수사는 종종 있었다. 가혹행위로 억지 자백을 유도하는가 하면, 심령술사를 통해 범인을 잡겠다고 하기도 했다. 조금만 의혹이 있어도 연행해 고문과 가혹행위, 협박을 했다는 기사들도 수두룩하다.

당시 경찰 내에서도 상부에서의 압박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춘재를 검거했으므로 이제 억울한 누명을 썼던 그 분들에게 위로와 사죄를 드려야 할 것이다.

 

 

 

 

| 그럼 이춘재는 이제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일단 현재로서는 이춘재가 모든 사건의 진범이라고 해도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바로 공소시효 때문인데 2015년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됐지만 2007년 이전에 발생한 사건의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15년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사건이 1991년 4월에 있었으므로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는 2006년에 이미 소멸됐다.

 

범죄 행위로만 본다면 이춘재는 지금이라도 사형에 처해야 마땅하지만 우리의 법은 강력 범죄자 1명을 처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억울하고 피해받지 않기 위해 만든 법이므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봐야 할 것이다.

경찰은 일단 그의 추가 범행 사실을 밝히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약 30년만에 진범을 붙잡고 처벌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음에도....안타깝다. 하지만 이제라도 유력한 진범이 발견됐으니 피해를 당하고 제대로 눈을 못 감았을 피해자 분들의 한이라도 달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