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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 기억해야겠지만 영화는 조금 아쉬웠던.

 

 

한국전쟁은 세계 전쟁사에 있어 여러모로 화자가 되는 전쟁이다. 좁은 한반도 땅덩어리 내에서 남과 북, 그리고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여러 국가가 참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인 세계사에서도 보기 드문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한국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지만 그 중 대중들에게, 그리고 국민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 용사 분들의 노고과 희생 정신을 생각한다면 영화 하나 하나가 모두 소중하지만 어디까지나 영화는 영화이고 실제는 실제이라고 생각한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형제로 묘사한 <태극기 휘날리며>, 71명의 학도병들이 11시간 30분동안 인민군의 진격을 막아냄으로써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낸 <포화 속으로>는 대한민국 영화사에서 역사에 남을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772명의 학도병들이 전선에 뛰어들어 목숨을 바친 비극적인 현실을 그린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그 뒤를 이을 영화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실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의 실제 소재가 된 장사 상륙작전은 한두번쯤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다른 전쟁 영웅 분들의 이야기와는 달리 그리 잘 알려졌던 이야기는 아니였다. 아마 미국은 물론 대한민국 정부 역시 그 동안은 숨기고 싶었던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천상륙작전을 생각한다면 성공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772명의 무고한 학생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도의적인 비난은 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잊고 있던 "장사리 전투"는?


장사리 전투.

장사상륙작전으로 불리는 이 전투는 1950년 9월 14일~15일까지 장사리에서 벌어졌던 실제 전를 말한다.

영화 <포화속으로>의 포항여중 전투가 8월에 있었는데 이 전투가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준비 단계였다면 장사리 전투는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벌였던 가상의 상륙작전이라 할 수 있다. 인민군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일종의 위장 작전이었던 것이다.

 

파죽지세로 낙동강까지 밀렸던 한국군이나 미군 등 연합군에겐 성인 전투 병력이 굉장히 중요했고 또 연합군 입장에서는 남의 나라 전쟁에 무고한 자국 병사들의 희생이 사실 기파하고 싶었던 이유가 컸을 것이다. 따라서 훈련과 전쟁 경험이 있던 성인 병력보다는 시간을 벌어 줄 병력이 절실했고 그것을 훌륭하게 소화해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학도병들 뿐이었을 것이다.

 

 

 

 

 

< 포화 속으로>와 비슷하지만 절박함, 긴장감이 전혀 없다.


미국의 유명 여배우 메간폭스가 종군기자로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영화팬들에게 큰 기대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영화의 개봉 후 관객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나라와 민족, 가족을 위해 희생을 택한 참전 학도의용군 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영화로만 볼 수는 없다.

 

참전 학도병, 조국을 위한 희생양 외에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나 의미는 사실 없다. 세계적인 배우 메간폭스의 출연은 반갑지만 이러한 연출은 그리 달갑지는 않다. 앞서 학도병을 소재로 한 <포화 속으로>의 후속작을 보는 듯 하지만 또 다르다.

혈기왕성한 학도병들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학도병간의 기 싸움 장면은 있지만 그 수위는 좀 미미하다.

김명민이 연기한 실존인물 故이명흠 대위님의 이야기를 그렸다고는 하지만 영화상에서 이렇다 할 역할이 없던 점도 아쉽다.

<포화 속으로>에서 김승우가 열연한 강석대 대위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쉽게 표현한다면 <포화 속으로>같은 절박함, 긴장감 등이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메간폭스는 왜 이영화에 출연한 것일까.

 

 

물론 이 영화를 보면서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는 느낌은 있었다. 한창 꿈 많고 가족들과 행복했어야 할 젊은 학생들이 단지 나라를 위한다는 일념 하나로 가족 곁을 떠나 말도 안되는 전쟁에 참전해야 했다는 현실에 말이다.

그리고 그 분들의 노고와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음에 또한 감사하는 마음도 들었다.

 

우리는 이런 전쟁 소재의 영화를 보면 "전쟁은 있어서는 안돼."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평화는 외국이 지켜주는 것도 아니고 피한다고 전쟁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걸 말이다. 우리 스스로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유지할 때 평화도 이룰 수 있고 쓸데없는 전쟁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늘 날 미군이 막대한 비용과 자국의 청년들을 세계 각 국에 파견하는 것도 강한 미국을 지키는 일임과 동시에 그 어떤 나라도 미국을 공격할 수 없도록 하는 원동력이듯 말이다.

비록 영화는 재미는 물론 그 어떤 감동도 주지 못했지만 중요한 것은 772명의 참전 학도의용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이 존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절대적인 사실일 것이다.

 

" 772명의 학도의용군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음에 감사드립니다. "

 

언젠가 포항여중, 그리고 참전용사비, 학도의용군 추모비에 가게 되면 꽃 한 송이라도 놓고 묵념이라도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