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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말 안들어서.." 새벽 산 속에 아이 방치, 부모들의 이기적인 사고 방식

자녀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새벽 시간에 산에 자녀를 두고 온 부모가 있다고 한다. / 자료 : SBS

 

 

요즘 자녀를 학대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는 끔찍한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듯 하다. 지난 20일 새벽 1시 40분쯤, 서울 개화산 근처에서 "옷을 안 입은 초등학생들이 걷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한다.

초등학생들은 8,9세로 형제인데 아이들의 어머니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에 두고 갔다는 것이다.

부모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 차원에서 그랬다."라고 밝히며 "말 자꾸 안 들으면 호랑이가 잡아간다는 식의 체벌을 생각한 것으로 진술했다. 아이들은 평소 할머니가 돌보았다고 한다.

 

물론 진짜 부모 A의 말처럼 그런 체벌 방법을 생각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아마 인근에 숨어서 지켜보지 않았을까? 다 큰 성인도 야심한 시각의 산에서는 다칠 수 있는데 하물며 이제 8~9살 밖에 안된 아이들이라면 아무리 요즘 애들이 인터넷 등으로 과거와는 다르다 해도 어린 아이는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이다.

 

 

자녀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새벽 시간에 산에 자녀를 두고 온 부모가 있다고 한다. / 자료 : SBS

 

 

|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아동학대, 대한민국 사회가 병들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자녀에 대한 훈육이 엄한 가정도 있었다. 3040 세대들 중 어려서 부모님께 죽도록 한번 안 맞고 자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더불어 그런 가정 훈육이 정당했다, 옳다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대마다 그 시대에 맞는 시대상이란 게 있다. 자녀는 태초부터 늘 소중한 존재였지만 과거에는 "말을 안 들으면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진정 교육이라 맹신했고 그게 자식을 위한 길이며 사랑이라 여겼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시대에 아이를 때리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니다. 폭력과 폭행은 나쁘지만 진정 교육을 위한 매라면 어느 정도는, 상황에 맞게는 허용되어도 된다고 본다. 물리적 체벌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그게 훈육의 목적을 넘어 자신의 감정을 개입한 화풀이, 분풀이였기 때문이다.

 

맞고는 자랐지만 그렇다고 부모님께 학대까지 당했던 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에게 상당한 학대를 자행하는 것 같다. 위와 같은 사건은 그나마 심하긴 했어도 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아이 입에 공책을 욱여넣거나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하는 사건도 일어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

 

 

제주에 사는 B씨는 2018년부터 올 3월까지 11세 딸 C양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B씨는 딸 C양이 숙제를 잘 하지 않고 집에 늦게 들어온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한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공책을 찢어 C양의 입에 욱여넣고 머리, 어깨를 때린 것이다.

 

얼마 전에는 계모에 의해 9세 E군이 여행용 가방에 갇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계모 D씨는 게임기를 고장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E군을 24회에 걸쳐 학대했다고 한다.

좁아터진 가방에 아이를 가둔 것. 일제 시대에 독립투사들에게 일제가 자행했던 가혹한 고문을 아무리 자신이 낳은 자식이 아니라지만 아들에게 한 것이다. D는 아이를 가둬놓고도  태연히 외출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전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창녕에서는 계부와 친모가 9세 G양을 학대, 세상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G양의 계부는 글루건으로 G양의 발등에 화상을 입히거나 달군 쇠젓가락으로 발바닥을 지지기도 하는가 하면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면서 발코니에 감금, 쇠사슬로 묶어두기도 했다고 한다.

더 큰 충격은 이 계부와 함께 범행을 한 인물이 친모였다는 점과 이들에게는 또 다른 자녀들도 있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자신의 친딸이 아니라는 이유로 G양을 학대했던 것.

 

심지어 G양은 학대에서 구조 된 후 "큰 아빠 집에 가고 싶어요."라고 말해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는데, 여기서 G양이 말한 큰 아빠 집은 진짜 친척인 큰 아빠가 아닌 2년간 위탁 생활을 했던 가정으로 밝혀져 더욱 안타까웠다. 다행히 위탁 가정에서 이 같은 소식을 듣고 "언제든지 데려오고 싶었다. 대환영"이라 뜻을 전해 응원의 물결이 이어지기도 했다.

 

 

 

자신의 생각, 입장을 강조하는 것이 인권이고 주관이라 생각하는 대한민국

 

 

| 남보다는 나, 가족보다도 내가 더 소중하다...자신의 권리와 인생이 최우선이라 생각하는 잘못 된 인식

 

최근들어 인권과 개인에 대한 존중, 인생관이 대두되면서 불거진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자녀에 대한 가치관이다. 과거 자녀는 부부 사랑의 결실이며 축복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에는 "짐"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자녀의 탄생이 축복이기에 앞서 막대한 육아 비용, 그리고 자신의 희생이 시작되는 시작이라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이 1명당 대학까지의 양육비가 평균 2억을 넘는만큼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이 과거보다 커진 건 사실이다.

 

그래서 아마 대부분 반려견을 키우는 건가 싶기도 하다. 적당히 애교도 있고 교감도 되면서 정 아니다 싶으면 내다 버려도 그만이기 때문에... ( 요즘 유기견 문제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

겉으로는 생각있는 척, 올바른 척, 선량한 척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온갖 이기적인 발상만 가득한 것이다.

자신의 자녀도 짐으로 생각하는 요즘 세태에서 과연 이웃에 대한 정, 가족에 대한 정이 있을까?

 

나는 사회가 이렇게 된 것에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인권 운동"이 원인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살던 시대에서 이제는 "나만 편하면, 내게 해만 안 끼치면 아무 상관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가족간이라도 "안보면 남"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명절에도 가족끼리 모이기보단 여행을 떠나는 게 더 현명하고 가족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조차 호구 짓으로 여겨지는 세상이 된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러한 이유에 있어 "나는 부모님처럼 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부모가, 우리들의 부모님이 그리 힘들고 역겹고 짜증나는 삶을 살아오진 않았다. 물론 경제 개발 시기를 겪으며 상처를 받고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자녀를 키우며 잘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자녀들의 시각에서는 과거의 시대상이 이해가 안가지만 그건 당연한 것이다. 불과 50년 전만해도 스마트폰? 인터넷? 우주 여행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20년 전만 해도 한국이 월드컵 16강에 오른다는 건 그야말로 기적같은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마치 더럽고 미개한 시대로 여기는 것 같아 답답하다. 앞으로 30년 후의 세대는 지금의 세대를 미개하다 비웃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미래의 세대는 지금의 세대를 "명절도 사라지게 만든 이기적인 족속들"로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저 편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족속으로 말이다.

이기적인 마음도 적당히 가져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