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배우들의 과거사나 이력, 예술적인 부분을 알 수는 없지만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보는 사람으로 영화 <열혈형사>는 정말 쓰레기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물론 감독 및 스태프, 배우들의 고생과 노력을 생각하면 쓰레기라는 표현이 섣부르고 과한 표현이라 할 수도 있지만 관객으로의 평은 그렇다는 것이다. 2020년에도 이런 1990년대에 제작됐을 법한 영화를 봐야 한다는 건 곤욕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이런 영화를 캐시를 결제하고 본다는 건 더더욱 말이다.
극장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활기 넘치는 극장의 분위기를 좋아할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 가족과 극장에 가서 팝콘을 주문하고 음료를 주문하고 상영시간을 기다리고, 상영관 내에서는 "영화가 얼마나 재미있을까?"하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조명이 꺼지길 기다리는 그 순간.
그 순간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영화가 정말 재미없더라도 나오는 순간 안타까움이 들면서 아쉬움이 남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보는 내내 시계를 바라보며 "제발 좀 끝나라."라고 기도하는 영화가 있기 마련이다. 제작의 고충은 제작진과 배우들의 영역이라면 이 시간은 오로지 관객의 영역이다.
<열혈형사>는 코믹연기로 널리 알려진 배우 김인권 주연의 영화이다. 대개 주연급 조연들이 주연을 맡으면 영화는 재미가 없다. 조연으로만 봐오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서가 아니라, 역할과 비중은 조연인데 주연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 열혈형사도 그러했지만 라미란 주연의 걸캅스도 그 중 하나이다. 또한 오달수 주연의 <대배우>, 윤제문 주연의 <나는 공무원이다>가 그러하다. 주연급 조연으로 등장할 때는 정말 최고의 연기력과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주연으로 등장하는 순간 재미는 물론 그 어떤 것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오버 연기, 캐릭터의 부조화, 전형적인 3류 코미디의 정석을 답습하다
<열혈형사>는 정말 초반 10분후부터 실망의 연속이었다. 이미 시나리오의 내용 자체가 No fUN이었다.
뭘 잘못했는진 모르지만 갑자기 원하지 않던 과로 발령받은 형사 동민, 몽골에서 임무를 부여받고 공조 수사를 하러 온 몽골 여형사 몽허. 만나자마자 오버 연기로 웃기지도 않는 오버 연기를 보여준다.
또한 몽골의 국립대 재학생으로 파트타임 삼아 수사에 참여한 통역 대학생은 경찰인지, 파트타이머인지 헷갈리는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는 상영 내내 철저히 3류 코미디를 따라간다. 외국인은 한국어로 말을 하는데 굳이 한국인은 외국어로 응대하는 장면이나 골목에 들어서면 동네 양아치들이 포진하고 있는 장면, 또한 굳이 시비나 어떤 계기도 없는데 시비를 걸어 여형사의 액션을 보여주는 무의미한 연출은 전형적인 3류 영화의 단골 소재이다.
또한 꼭 외국인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쓸데없는 감정대립 구도를 보여주는 것도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다. 열혈형사는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담고 있다.
| 모든 영화가 재미있고 예술적일 필요는 없지만 이런 영화는 제작되지 않았으면
영화를 제작한다는 건 그만큼 일거리가 창출되기도 하지만 돈이 들어간다는 말이다. 누군가는 그 영화 제작을 위해 피같은 돈을 쏟아부었다는 의미이다. 물론 흥행을 떠나 이러한 영화들이 제작되어야 그나마 무명 배우들이 출연을 할 수 있고 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관객이나 이 영화를 VOD로 결제해 보는 관객들에게는 개떡같은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급적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편이고 또 재미없더라도 혹평은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런 류의 영화를 보게 될 때마다 씁쓸함을 느낀다. 집에서 제대로 이걸 즐겼다면 정말 후회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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