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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도와주려고 문 열어주다 오히려 입건? 외면 문화 조장하는 우리의 법

그림과 실제 이야기는 다릅니다.

 

우리는 흔히 중국인들의 외면 문화에 대해 심각하다고 질타를 한다. 따지고 보면 한국 사회 역시 그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확실히 중국인들에 비해서는 아직까지는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분들이 많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중국인들이 타인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그들의 민족성이 아닌 과거 한 사건에 의해 널리 퍼진 일종의 관습이라고 한다.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관료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는데 그래서 그의 집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거렸다고 전해진다. 그의 청렴한 기질과 덕망을 시기한 반대파 사람들은 황제에게 그가 역모를 꾸민다고 모함했고 그 예로 그의 집에 몰려드는 인파를 제시했다. 또한 그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 중 일부를 매수해 거짓 증언을 하게 만들었다.

 

결국 남을 잘 돕던 관료 일가는 죄를 물어 가문이 멸문하게 되고 이에 사람들은 그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아무 말도 못한 사람들을 비난했다. 그리고 남을 도와봐야 돌아오는 것은 피해라며 돕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전한다.

그것이 시대를 거치면서 중국인들 머릿 속에 새겨진 것이다.

 

 

2006년 쓰러진 노인을 도왔다가 40만 위안을 변상하게 된 펑위 사건.

 

그러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가 2006년 펑위 사건이다. 중국 재판부는 1심에서 공평의 원칙을 내세워 펑위에게 40만 위안을 배상하라 명령했고 이에 펑위는 "앞으로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할 때 그에 응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졌다."라며 억울함을 하소연했다고.

이는 중국 도덕 사회 수준을 50년 퇴보 시킨 일화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물론 남을 돕는 의인들이 많기도 하지만 아직 인터넷에서는 이를 두고 "역시 남을 도와봐야..." /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는 게 상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서귀포에서 발생한 일이다.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관광을 온 A씨는 서귀포 시내에서 빵을 사기 위해 가게로 들어서려다 문을 열지 못해 곤란해하는 노인 B씨를 발견했다. 이에 도와주려는 마음에 문 손잡이를 열어준 것이 화근이 되었다.

문이 열리면서 손잡이를 잡고 있던 노인 B씨가 넘어졌는데 머리를 크게 부딪히면서 병원 이송 후 일주일만에 사망한 것이다.

 

B씨의 가족들 신고로 조사를 하던 경찰은 A씨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것.

A씨는 조사에서 "곤란해하는 할머니를 보고 도와주려고 한 행위인데 이런 상황이 되어 정말 죄송하다."라고 진술했다고 전해진다. 경찰 역시 "돕기 위해 한 행동이지만 결과에서는 자유롭지 않아 이렇게 됐다."면서 곧 법리 검토 후 검찰에 송치 할 예정이라고 했다.

 


과연 누가 A씨의 행동에 대해 무어라 할 수 있을까?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A씨와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입건된다면 과연 누가 타인의 어려움에, 곤란한 상황에 선뜻 나설 수 있을까?

가족을 잃은 슬픔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역시도 길을 가다 쓰러진 분들이나 밤 늦게 술에 취해 쓰러져 주무시는 분들을 자주 목격했고 또 이를 경찰이나 119에 신고한 경험이 많다.

지인들은 "오지랖도 참 넓다."라고 핀잔을 하지만 그러다 정말 위급해 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러는 것이다.

신고하는데 시간이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개인주의는 사람들의 일부 못된 성격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 가는 건 아닌지 입법기관과 사법부가 다시 한번 살펴야 하지 않을까? 그냥 사람들이, 사회가 각박하다고만 토로할 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