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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오밤중의 마을 | 1938년 일본 실제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1983년 개봉한 영화 <오밤중의 마을>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게임 등 여러 매체와 장르로 널리 사용 된 실제 일화가 있다.

1938년 일본 오카마야현 니시카모 마을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엽기 살인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니시카모 마을은 산골에 위치한 약간 오지 속 오지 마을이었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마을이 해체,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도 기억하지 못하는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1시간 30분만에 자그마치 30명의 마을 주민을 학살한 사건.

학살 대상은 나이를 가리지 않았고 심지어 이 살인마는 자신의 할머니까지도 살해했는데 유서에 그 이유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내가 없으면 할머니가 외로우실까봐...그리고 살인자의 할머니로 남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건실한 청년이 하루 아침에 엽기 광란의 살인마로 돌변한 이 사건은 1983년 1월 다나카 노보루 감독이 제작했다.

주연으로 출연했던 후루야마 마사토는 2003년 사망했고 감독 역시 2006년경 사망했다. 대부분 출연 배우들의 나이가 이제 60대~80대에 이른다.

 

 

 

 

한 작은 산골 마을에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청년 미츠오.

부모님은 모두 질병으로 사망하고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지만 그는 모범적이고 건실한 청년이었다. 다행히 부모님이 생전에 돈을 착실히 모아두었기에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가난한 삶을 살진 않았다.

 

 

 

 

주민 약 200여명의 작은 마을이었기에 이웃간 우애도 좋았는데 미츠오는 머리까지 좋아 이웃들도 모두 성공할 것이라고 칭찬을 마지않았다. 그러나 그의 집은 그야말로 호구 집안이었다.

돈을 빌리러 오는 이웃, 별 것도 아닌 일을 해주며 돈을 요구하는 선배까지...하지만 미츠오와 그의 할머니는 그런 이웃들을 향해 쓴소리 한번 하지 않고 사이좋게 지낸다.

 

 

 

 

미츠오에겐 야스오라는 이웃에 사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들은 소꼽친구이자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사이였다.

하지만 미츠오와 야스오는 친척 관계로 이들은 혼인을 할 수 없는 사이였기에 서로 애틋한 감정이 남달랐다. 미츠오는 동네 어린 아이들과도 잘 놀아주는 착한 동네 형이었다.

 

미츠오는 당시 일본의 상황이 중국과 전쟁 중이었기에 당연히 군대에 지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군인이 되고자 했다. 마을 주민들도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그런 시대였기에 어쩌면 미츠오 역시 그런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중학교 선배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은 여성의 나체 사진...

이로 인해 성욕에 눈을 뜬 미츠오. 하지만 순박함 그 자체인 그가 여성과 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우연히 이웃집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에 발길을 돌린 미츠오의 눈에 이웃 아주머니와 관계를 갖는 또 다른 이웃 남자를 보게 되고 이를 자경단(자발적으로 범죄를 예방하려는 주민집단)에 걸린다. 하지만 워낙 모범적인 미츠오였기에 자경단은 별 생각없이 지나치게 되고 미츠오는 요바이(당시 일본의 풍습 중 하나로 여성의 집에 들어가 관계를 맺는 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잘 생기고 마음씨 좋은 미츠오는 밤이 길고 외로운 이웃 여성들에게 좋은 상대였다.

 

하지만 당연히 갈 것이라 생각했던 군대 신체검사에서 보기 좋게 떨어진 미츠오.

이유는 폐결핵. 그의 부모님도 폐병으로 사망한터라 집안력인지는 모르나 미츠오 역시 폐질환으로 군대에 갈 수 없게 된 것이다. 군대에 가는 것이 당연하고 나라와 천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자 국민의 도리라 여기는 당시 생활상에서 미츠오의 군대 미징집은 그야말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군대에 떨어졌다는 자괴감, 부모님을 잃게 만든 폐병, 그리고 은근슬쩍 자신을 피하는 이웃주민, 무엇보다 미츠오를 화나게 하는 건 사랑했지만 사랑해서는 안될 야스오의 결혼 소식이었다. 비록 결혼을 하진 못해도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라며 정인의 징표를 내주던 야스오가 돌연 징표를 버려달라고 한 것.

 

 

 

 

크게 상심한 미츠오는 더더욱 요바이를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지만 그 동안 요바이에 응하던 이웃 여성들은 노골적으로 그를 피하고 심지어 "군대도 못 가는 머저리"라며 냉소를 던지기도 했다.

이는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미츠오는 점점 더 피해망상이 심해져 결국 마을 사람들을 심판할 계획을 갖게 된다. 하지만 혼자 남을 할머니를 생각해 독약을 준비, 할머니에게 건넸지만 이를 눈치 챈 할머니의 신고로 집은 가택 수색을 받게 되고 미츠오가 준비했던 총기류가 모두 압수된다.

 

그리고 할머니의 말. "할미가 죽거든 네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그 전에는 할미가 슬퍼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미츠오는 이 말을 듣고 더더욱 계획을 더 세우게 된다. 더 성능이 좋은 총을 구입하고 살육을 저지를 집을 지도로 만들어 계획대로 일을 진행할 체계적인 준비를 하게 된다. 그즈음 피를 토하는 자신에게 손수건을 선뜻 내주는 이웃 또래 여성 카즈오에게 마음이 동한 미츠오. 

 

하지만 카즈오는 폐병환자인 미츠오에게 애초 아무런 마음이 없었고 오히려 곧 결혼한다며 그를 조롱한다.

결국 끝까지 조롱과 냉소를 받게 된 미츠오는 결전의 날을 정한다. 그 결전의 날은 자신을 조롱한 카즈오가 친정에 돌아오는 날...미츠오는 시집간 야스오에게 한 통의 편지를 띄운다.

 

 

 

 

혹 친정에 오게 될 일이 있더라도 OO일에는 절대로 고향에 오지 말라는 편지였다.

그리고 당일 미츠오는 마을의 전신주를 끊어 전기를 차단해 외부와의 연락망을 단절시키고 결행을 위한 준비를 한다.

총기와 검, 단도 등을 챙기고 랜턴을 머리와 가슴에 매달아 야간에 식별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자신 때문에 곤욕을 치르게 될 할머니를 도끼로 살해하고 집을 나선다.

지도에 표시된대로, 평소 시뮬레이션을 통해 연습한대로 이웃집을 돌며 주민들을 학살한 미츠오. 그의 학살 대상은 간단했다. 평소 자신을 조롱한 사람, 괴롭힌 사람이 그 대상이었다.

 

미츠오의 편지를 받고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 야스오가 마을로 돌아와 그를 만류했지만 미츠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잘못 된 삶과 방식을 제먹대로 즐긴 주민들을 없애는 것만이 옳다고 역설한다.

계획했던 주민들을 모두 학살하려고 했지만 몇몇은 끝내 죽이지 못하고 뒷산에 올라 유서를 작성한 그는 자살을 한다.

 

 

 

 

| 1938년 중일전쟁 중 벌어진 엽기적 연쇄살인 사건

 

마을 주민들을 학살한다는 점에서 1982년 벌어진 우범곤 순경 총기난사 사건과 비슷해 보인다. 다만 이 사건이 훨씬 먼저 벌어졌으므로 어쩌면 우범곤 순경이 이 이야기를 듣고 모방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당시 일본은 그야말로 군대와 군인이 가장 존경받고 우대받는 시대였을 것이다. 1930년대 초부터 중국 대륙을 점령하기 위해 이런 저런 교전을 벌이던 일본이 본격적으로 중국에 대한 야욕을 보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쟁에 징집되거나 징병되는 일이 많았고 이에 남자들이 귀하던 시기.

어쩌면 당시 요바이라는 풍습이 있던 것도 그러한 시대적 배경이 원인이었을 것이다. 또한 당시에는 결핵은 무시무시한 질병으로 불치병이었고 전염에 대한 우려가 컸던 질병이었기에 가족간이라도 함께 있기를 꺼릴 정도의 매우 무서운 병이었으니 미츠오(극중 이름)가 겪었을 집단 따돌림도 이해가 되긴 하다.

 

그러나 마을 사람 중 누구 한명이라도 진지하게 미츠오의 고민과 심경을 들어주고 달래주었다면 위의 끔찍한 살인 사건은 발생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당시 실제 범인 '토이 무츠오'

 

 

실제 사건의 주인공 무츠오는 사건 직후 가슴에 총을 쏴 스스로 자살했으며 다음날 아침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고 한다.

이미 할머니를 직접 죽이고 자살했지만 그의 친척들은 살아남은 생존자들과 주민들로부터 엄청난 비난과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고 알려진다.

 

당시 사건을 조사한 보도에 따르면 무츠오에게 살해되지 않은 2명의 여인이 있었는데 둘 모두 평소 무츠오가 마음을 주었던 여인들로 필사적으로 도망을 쳤기에 살았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무츠오가 사랑했던 여인들이기에 죽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아무튼 살아남은 생존자 중 1명이 인근 파출소로 뛰어가 신고를 했고 이에 경찰이 출동한다.

 

대부분 계획대로 살인을 성공한 무츠오는 한 민가에 들러 종이와 연필을 달라고 요구한다. 이에 집주인이던 노인이 바들바들 떨며 망설이자 평소 자신이 종종 놀아주었던 손자에게 이를 부탁하고 "공부 열심히 해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되거라."라는 말을 남기고는 산으로 올라갔다고 전해진다.

 

무츠오는 직접 작성한 유서에 살인을 저지른 동기로 "평소 사랑했던 여인이 결혼을 해 마을로 돌아왔기 때문이다."라고 적었고 처음부터 노렸던 사람들 대신 애꿎은 사람들이 죽은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적었으며 할머니를 죽인 이유는 살인자의 할머니로 살아가게 할 수 없었다라고 적었다고 한다.

 


영화 <오밤중의 마을>은 1983년에 제작, 개봉 된 영화치고 상당히 구하기는 어려운 영화이다.

P2P사이트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마이비누닷컴'이라는 사이트에서 무료로 볼 수 있으니 보고 싶으신 분들은 검색해서 찾아 보시면 될 듯 하다. 물론 요바이라는 것 때문에 상당한 에로를 생각하고 보신다면 실망할 수 있다.

의외로 야한 장면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