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더 무비

집행자 | 살인일까, 법의 집행일까...사형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영화

사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집행자>, 2009년 개봉작이다.

 

 

최근들어 강력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형에 대한 찬반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분적 사형제에 표를 던지고 싶다. 오늘 포스팅 중 사형에 대한 글을 하나 올리고 나니 문득 영화 <집행자>가 떠올랐고 오랜만에 다시 한번 보고 싶어 영화를 찾아 보게 됐다.

 

<집행자>는 2009년 11월 개봉작 한국 영화로 조재현, 윤계상, 박인환, 조성하, 유형관, 남문철, 차수연 등 대한민국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주조연들로 라인업이 그려진 교도소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교도소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딱히 재소자들과의 에피소드가 있지는 않다. 

주 내용은 교도관들의 사적인 생활, 그리고 교내의 모습을 다루고 있으며 주 내용은 사형에 집중되어 있다.

 

 

 

 

 

줄거리

 

고시 생활만 3년째. 드디어 꿈에 그리던 공무원. 교정 공무원이 된 재경.

하지만 사회에서 죄를 짓고 들어 온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모두 겪은 재소자들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어리버리한 재경에게 카리스마 넘치는 10년차의 베테랑 교도관 종호는 "짐승은 강한 자들에겐 덤비지 않아."라며 재소자들을 다루는 노하우를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서서히 교도관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여자친구 은주가 임신을 하게 되고 재경은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

하필 갑자기 결정 된 사형 집행 명령.

유일하게 교도관 중 사형 집행 경험이 많은 김교위는 사형 집행을 할 수 없다며 완강히 버티고 다른 교도관들도 모두 진저리를 치며 맡기를 거부하는 상황. 결국 제비뽑기로 사형집행인으로 나서게 된 재경은 알 수 없는 감정에 하루 하루가 힘들기만 하다.

 

 

 

 

 

사형, 단순하게만 볼 문제는 아니다

 

대개 교도소를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를 보면 재소자들과 교도관들이 상당히 가깝게 지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아무래도 공간적 한계가 있는 교도소에서 최소 몇 개월~ 길게는 수십년을 함께 마주보며 살달 보니 어쩌면 그들만의 인간군상이 그려지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과 교도관이라는 신분의 간극에서 많은 교도관들이 혼란을 느끼고 갈등을 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영화 <집행자>는 그런 차이에서 오는 간극을 사형이라는 다소 민감한 소재와 결합시켜 인간과 교도관이 느끼는 사형이라는 제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특히 극 중 교도관 생활 30년이 넘는 김교위는 수없이 사형 집행을 했던 유일한 경험자.

수없이 해왔던 일이지만 할 때마다 그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고 두려움과 공포를 경험한다. 오죽하면 사형집행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교도관 생활을 그만두고 사회인이 된 옛 동료들까지 찾아갈까.

 

특히 "나 요즘 교회 다닌다. 새벽기도, 수요예배, 주일 예배, 심야 예배까지 다 나가. 다시는 이제 찾아오지 말아주라."라며 흐느끼는 옛 동료 교도관의 절규에서 사형집행에 따른 공포와 죄책감이 얼마나 큰 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물론 요즘에는 과거와는 달리 약물, 총살, 전기 등 다양한 사형 집행 방법이 등장했기에 과거보단 조금 덜 느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다는 공포와 두려움은 여전할 것이니 말이다.

아무리 "저들은 사람이 아니야. 그냥 범죄자야."라고 되뇌인다 해도 말이다.

 

 

 

 

 

 

| 사형집행인의 심정을 생각하면 폐지가 맞겠지만... 부분적 사형제는 필요할 수도

 

영화 <집행인>을 보면 사실 사형제 폐지에 표를 던질 수 밖에는 없다. 집행인을 맡게 된 교도관들이 겪는 정신적 우울증, 공포에 따른 트라우마는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감정일 것이다.

사회 정의를 구현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그들의 눈에 그 범죄자들 역시 한 사람일 뿐이며 어쩌면 우리가 약속한 법에 따라 죄를 뉘우치고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났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사형집행 당일. 사형장 문이 열릴 때 일제히 문 쪽을 바라보는 교도관들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눈까지 내려 쓴 모자, 굳게 다운 입. 그리고 아무런 감정을 엿볼 수 없는 표정까지.감정을 가진 사람이지만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서 나약해지는 범죄자들의 감정에 동요될까, 자신의 나약한 생각으로 인해 사형 집행에 차질이 생길까 그들은 수없이 자신을 다독이고 채찍질한다.

 

이미 10년이 더 된 영화이지만 한번쯤 더 봐도 괜찮을 영화이다.그리고 막연히 감정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진짜 사형이 필요한지,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것은 아닌지를 곰곰히 되새겨 볼 수 있게 만드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조재현은 거론하지 싫지만 윤계상, 그리고 박인환 배우의 연기가 정말 일품이라 할 수 있다.강력 범죄가 많아 사형이 필요하다 느껴지는 요즘, 한번쯤 시청해 볼 만한 영화 <집행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