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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명산

등산 | 경기도 양주 사패산, 첫 등반하다

6월 4일 오전 9시 30분, 사패산 첫 등반을 하다.

 

 

코로나도 끝났고 6년의 한국 생활 동안 무려 15kg가 찐 나는 "이대로는 안되겠다."라는 결론을 내게 됐다.

취미로 즐기면서 살을 뺄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 첫번째는 혼술을 하며 먹어대던 치킨을 끊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자전거를 타는 것이었으며 세번째가 등산이었다.

인별그램을 하다 보면 종종 등산을 하는 분들의 피드를 보곤 하는데 참 즐거워 보였던 터라 나도 다이어트 겸 취미 생활로 등산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마침 회사 주임 한 명이 "같이 해요"라고 하기에 토요일에 집으로 오라고 했다.

20대 후반의 주임은 토요일 우리 집으로 왔고 우리는 사패산으로 향했다.

 

사패산.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이 산은 북한산국립공원의 북쪽 끝에 있는 산으로, 동쪽으로 수락산, 서남쪽으로 도봉산을 끼고 있다고 한다. 도봉산과 수락산에 비해 한때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자연이 잘 보존 된 산이다.

조선 선조 시대, 여섯번째 딸이던 정휘옹주가 시집을 갈 때 선조가 하사한 것이라는 유래가 있으며 높이는 552m이다.

 

 

 

몇 번이나 포기하려다 오른 정상, 생애 첫 등산이었다.

 

 

운동화에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물 한통 들고 오르다

 

4가지 코스가 있다고 하는데 어딘지는 모르겠고 우리는 원각사 방면에서 올라갔다.

오르자마자 경사가 좀 있더니 이내 숨이 턱턱 막혔다. 등산은 해본 적도 없었고 살이 급격히 찐 탓일까.

그래도 멈추지 않고 꾸역 꾸역 올랐다. 헬스를 즐겨하고 20대인 주임도 힘든 내색이 역력해 보였다.

 

" 형. 그래도 체력이 좋으시네요.. "

" 우리 대화는 꼭대기에 올라가서 하자..."

 

사실 굉장히 힘들었다. 등산이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다고는 들었지만 솔직히 히말라야를 오르는 느낌이었다.

우리야 마치 동네 뒷동산 오르는 차림이었지만 몇몇 등산객 분들은 나름 갖춰입고 있었는데 여성분들도 힘든지 자주 쉬는 걸 보았다. 운동화였지만 돌이 많아 크게 미끄럽지는 않았다.

오른지 40분이 좀 지났을 무렵 하산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물었다.

 

" 정상은 얼마나...더 가야 하나요? "

" 조금만 더 가시면 됩니다. "

 

등산객들의 조금만 더는 진짜 조금이 아니였다. 좀 더 가야 했다. -_-;;;

 

 

정상에 오르려면 이런 코스를 극복해야 한다. 원각사 방면으로 올라가면 정상 부근에 나온다.

 

 

| 겨우 오른 정상, 왜 등산하는지 알게 되다

 

내가 먼저 등산을 하자고 했으니 포기할 수도 없고 겨우 겨우 정상에 오르니 많은 분들이 이미 와 계셨다.

특히 사패산이라 적힌 정상석에는 인증샷을 찍는 분들이 많았다. 잠시 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하산할 때쯤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내려올 때 주임이 내게 그랬다.

 

" 형. 등산 이거 할만한대요. 다음에 장비 제대로 해서 다른 산도 가요. "

" 그래. 꾸준히 해보자. 재미있다. "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정상에서 바라 본 풍경은 정말 웅대했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성취감도 좀 느껴졌다.

올라 올 때의 고단함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생애 첫 등반, 힘들었지만 꽤 재미있었고 등산에 취미를 붙이게 된 계기가 되다.

 

 

정말 경험상 한번 올라가보자는 취지였기에 사진을 많이 찍지는 않았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나는 의상부터 가방, 스틱, 모자까지 풀세트로 장비를 주문했다.

혼자서라도 계속 해볼만한 취미를 발견한 듯 했다.

다음 등산부터는 사진도 잘 찍어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