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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게임 중독 ① 왜 70~80년생 세대들은 게임 중독이 안되었을까?

게임 중독 논란을 다뤘던 100분 토론 / 출처: MBC

 

세계 보건기구 (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겠다라고 발표하자 뜨겁게 달궜던 화제가 바로 <게임 중독>문제였다.

사실 게임 중독은 최근의 일이 아니긴 하다. N사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가 나오고 열광적으로 유저들이 급증했던 2000년대 초중반에도 게임 때문에 벌어졌던 안타까운 사건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게임 아이템, 게임 머니의 가격이 상당히 높아 일부에서는 회사까지 관두고 게임에 몰두했을 정도로 광적인 열풍이 불었었다. 즉, 게임이 돈이 되던 시기가 탄생 된 것이었다.

 

PC방에서 며칠 동안 게임만 하다가 죽은 사건은 이제 놀랍지도 않을 정도로 많았다.

더불어 스마트폰까지 등장한 요즘에서는 청소년들이 부모 몰래 아이템을 사기 위해 절도를 하거나 핸드폰 소액 결제를 과도하게 해 결제 비용 문제, 요금 폭탄 등 다양한 문제도 야기되었다.

 

많은 부모님들이 < 대체 왜 우리 아이는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할까? >를 놓고 고민을 하지만 정작 문제에 대한 접근법은 고작 해야 - 게임의 단점 -만을 나열하는 것이 전부였다. 더 안타까운 것은 소위 논쟁 좀 했다, 공부 좀 해서 나름 전문가라는 분들까지도 토론에 나와 주장한다는 것이 게임의 단점을 열거하는 것 뿐이다. 더불어 "옛날에도 게임은 있었지만...이 정도는 아니였다."라고 주장을 하는데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먼저 과거와 현재에도 게임은 존재했지만, 왜 최근에 들어서 게임 중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는지 그 배경과 원인에 대해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막연하게 "우리 어릴 때도 게임은 있었고 나도 해봤어."가 아니라 말이다. 참고로 나도 오락실 세대임을 밝힌다.

 

 

1980년대 오락실 풍경, 유행했던 게임 중 하나였던 '더블드래곤'

 

사실 게임은 굉장히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 공존했고 발전되어 왔다. 석기 시대에도 내기라는 게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내기는 곧 게임으로 발전되었다. 우리 나라에는 1970년대 초중반에 오락실이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전기 낭비라는 이유로 허가를 제한했지만 워낙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아 무허가 오락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한다. 나를 비롯해 지금 학부모님들이 바로 오락실에서 게임을 처음 접하고 부모님 저금통까지 박살내가며 달려갔던 곳이 바로 오락실인 것이다.

 

80~90년대에도 게임은 존재했지만 중독까지 도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 먼저 이는 지극히 사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1. 게임 다양성 부재

당시 오락실의 게임은 거의 모든 지역과 동네가 비슷했다. 따라서 새로운 오락실이라고 해서 새로운 게임이 있던 것은 아니였다.

그럼에도 오락실을 계속 들락거린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재미에 있다.

그런데 계속 하다 보면 사실 질리기 마련인데 이것을 분쇄시킨 요소가 바로 랭킹 시스템이다. 누가 더 높은 점수로 게임을 끝냈는지를 입력함으로써 또 다른 승부욕을 자극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 존재했다. 또한 새로운 게임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이 하지 않으면 그 게임을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게임의 유행에 따른 부분도 상당했다. 쉽게 말해 이렇다 할 게임이 없다면 오락실에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2. 현금의 필요성

70년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70~80년대 가에서 자녀에게 매일 100원을 주는 집은 드물었다. 정말 운 좋게도 얻어봐야 100원이었다.

명절이나 정말 마음 착한 부모님 지인, 친지들이 방문한다면 간혹 500원~1000원까지도 받을 수는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100원이 한계였다.

당시 오락실 1회 비용은 50원. 아무리 게임을 잘한다고 해도 최대 1시간 30분을 넘길 수 없었다.

물론 돈이 떨어지면 오락실을 나오거나 다른 아이들의 게임을 구경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돈이 없으면 게임 즐길 수 없었다.

 

3. 시대상과 공간의 차이

시대적인 사회상이긴 하지만 80년대만 해도 가정 집에 비디오 기계나 게임기를 가진 집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 할 정도였다.

또한 학원이나 사교육이 지금처럼 열풍이지도 못했다. 고작해야 학교만 잘 다녀오면 그걸로 학업은 끝이었다. 자연스레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나가 놀아."라고 했고 아이들에게는 나가서 몸으로 노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다.

오락실가고 싶어도 돈이 없으니 갈 수 있는 환경이 안되었던 것이다.

더불어 돈이 있다고 해도 오락실의 영업 시간이 존재했다. 밤새하고 싶지만 영업이 문을 닫으면 더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없었다.

 

 

그 외에도 당시 오락실 게임은 대전 게임이 없진 않았지만 많지 않았다.

또한 오프라인 공간의 특성상 같이 할 유저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당시에는 게임이 존재했지만 중독까지 도달할 만큼의 시대적 환경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