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번 글에서 게임 중독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했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사견임을 밝힌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가정 내에도 한 가지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것은 바로 PC의 보급과 가정용 게임기의 등장이었다.
물론 PC보급은 90년대에도 간혹 구매하는 집이 있었지만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는 건 아니였기에 넘어가기로 하자.
또한 가정용 게임기의 경우에도 이미 1970년대부터 개발 되었긴 하지만 대중화가 되지 않았었다.
아무튼 올림픽을 성공리에 마치고 90년대에 들어서면서 삶의 여유가 조금씩 생긴 가정에서는 어린이날, 또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녀들에게 가정용 게임기를 선물해주었다.
지금보아도 현재의 XBOX나 PS4와도 비슷한 이 기기가 바로 가정용 게임기였고 물론 TV와 연결해 작동했다. 물론 90년대에도 오락실은 여전히 호황기를 누리고 있었다. 가정용 게임기의 보급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아이들은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겼기 때문이다.
가정용 게임기까지 등장했음에도 왜 그 당시 아이들은 중독에 빠져들지 못했을까?
1990년 초중반에 가정마다 구매하기 시작한 가정용 게임기는 주로 6~13세 정도의 아동용 게임이 주였다. 물론 중고교생들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대부분의 게임이 저학년에 맞춰져 있어 중고교생들이 즐기는데는 무리가 있었다. 또한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불기 시작한 사교육 열풍도 게임 중독을 막는 원인 중 하나였다. 사교육 열풍이 어떻게 중독을 막았느냐고 궁금해 할 수도 있는데...이는 당시의 사회상과도 연관성이 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부모의 입지는 절대적이었다. 지금처럼 체벌이 없던 시대도 아니고 자녀의 의견이 존중받는 시대도 아니였다.
물론 가혹한 부모님들이 많진 않았지만 적어도 부모의 의견이 자녀의 의견보다는 더 먹혀들던 시대였다. 그 당시에는 학교 선생님들의 체벌이 당연했고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면 큰일나는 것이라 여겼던 시대였다.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게임을 하려면 반드시 TV와 연결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TV는 집집마다 최소 1대만 보유하고 있을 때여서 게임을 오랫동안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당시 게임기 자체도 장시간 사용 시 나타나는 발열 현상을 잘 순환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기는 데 한계가 존재했다.
마지막으로 그 시기에는 "자녀 중심"의 시대였는데 지금과는 사뭇 다른 시기였다.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고 자녀와 함께 모든 것을, 자녀를 위해 모든 것을 이라는 시대였다. 지금처럼 "내 인생도 소중해"라는 게 없었던 시대라는 것이다. 자연스레 자녀와 많은 시간을 소통하고 또 대화를 자주 시도했다.
이러한 사회상과 시대 환경 등이 내가 생각하는 70~80년생들이 게임 중독에 도달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본다.
물론 그 당시만 해도 게임이 지금처럼 다양하고 여러 개체를 통해 전파되지 않아 심각하지도 않았고 또 게임 중독이라는 말 자체도 없었기는 했다.
하지만 토론에 나와 "우리 때도 게임을 즐겼고 있었다. 하지만..."이라는 전제의 주장과 논리는 작금의 게임 중독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정확한 대책 마련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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