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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복날 앞두고 다시 붙은 개고기 논란, 먹는 것만이 잘못일까?

초복을 앞두고 동물 자유연대와 동물 보호단체 카라 회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 출처: 뉴스원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복날'이 다가 온다. 과거에는 보신탕이라 해서 개고기, 삼계탕이라 해서 닭고기 등을 주로 먹었다.

물론 현대화 된 최근에는 개고기를 소재로 한 보신탕 집들이 대거 사라져 삼계탕을 주로 소비한다. 일부 유명 맛집에서는 미리 예약을 해 놓지 않으면 먹지 못할 정도로 닭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개고기를 먹지 맙시다."라고 주장하는 동물 보호 단체들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일단 그들이 주장하는 주장의 주 내용은 "어떻게 개를 먹을 수 있는가?"이다. 물론 이 주장에는 또 하나의 근본적인 근간이 존재한다.

인간이 동물을 사육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필요성'에 있다. 닭은 주로 음식 소재로 쓰였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돼지는 부의 대체품이기도 했지만 역시 식용이 주 목적이었다. 소는 농경 상회에서 주요한 기구이자 부의 대체품, 그리고 식용으로 그 활용도가 많았다. 개 역시 집을 지키는  경비 용도이자 식용으로 키우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결국 모든 가축들은 용도를 떠나 그 기본은 비상 시의 식량 자원이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닭, 돼지, 소는 인간이 가장 쉽게 기르지 못하는 종들이다. 대부분 야외에서 키워야 하고 그 사육에 있어서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하지만 개는 달랐다. 경우에 따라 집 내로 들이기도 했고 키우는 것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편리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를 좋아한다.

 

 

보신탕이라 부르는 개고기 음식

 

그러면 개고기는 대체 언제부터 먹었을까? 일단 자세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먹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신라 시대에는 개고기 식용을 금지했다고 하지만 이미 개장국이라는 음식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개장국이란 개고기를 푹 삶아 먹는 요리이다. 물론 신라시대에서 합법적으로 권하지는 않았겠지만 기록이 있다는 걸로 보아 합법과 불법의 중간이 아니였을까 한다.

신라는 대부분 개를 일본에 수출했다고 하는데 그 용도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단다.

 

전형적 불교 국가인 고려에서는 개고기에 대해 금지를 했다고 하는데 아마 그래도 몰래 몰래 먹는 풍습이 남았으리라 본다.

조선 시대에서는 여러 기록이 남아 있을만큼 개고기에 대해 조금은 관대했다. 많은 분들이 싫어하는 동의보감에도 개고기의 효능은 기록되어 있고 복날 사대문 내에서는 개고기를 먹기 위한 준비를 했음도 기록에 나와 있다. 며느리가 친정에 갈 때 개고기를 준비해 갔다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물론 조상들의 시대에 즐겨 먹었고 또 기록으로 나와 있다고 해서 개고기 문화가 좋다는 건 아니다.

다만 과거로부터 우리네들은 개를 좋아도 했지만 먹는 것에 있어서도 관대했다는 뜻이다. 단지 그 시대의 사회상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유럽인들이 달팽이, 거위 간을 즐겨 먹은 것도 문화이자 풍습이라면 동양권에서 개고기를 먹은 것 역시 문화이자 풍습으로 봐야 한다.

프아그라는 고급 요리로 칭송하면서 개고기는 야만적이고 저급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불쌍하다"는 논리에서 보면 거위에게 못 할 짓을 하는 셈이니 말이다. 차마 블로그에는 올릴 수 없지만 예전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중국 야시장에서는 원숭이 뇌요리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원숭이의 멸종, 보호와 그 준비 과정이 너무 잔인해 이는 금지되었다.

 

 

일명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개들

 

내가 어렸을 때 종종 개장수를 볼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개고기를 파는 식당이 많았으니 어른들은 잡기보다는 개장수에게 파는 것이 편했다.

개를 반려견이라 부르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난 먹는 것이나 파는 행위보다 키우다가  버리는 행위가 더 나쁘다고 본다.

키울 때는 온갖 주접을 다 떨다가 정작 귀찮아 지거나 병이 들면 버리는 행위야 말로 더 비인간적이다. 유기되는 수가 점점 늘어간다는 데 왜 먹는 행위에 대해서만 대규모로 난리들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먹는 것도 싫고 반려견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는데도 유기되는 수가 늘어간다는 건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 것일까?

 

 

OO시장 내 모습, 이들에게도 이건 삶이자 평생 해 온 일일 것이다.

 

나도 어릴 적에는 개고기를 먹었다, 그때는 어른들이 먹으니 당연히 먹었고 또 개를 좋아하는 것과 먹는 건 별개라 생각했다.

지금은 먹지 않는다. 어디서 파는지도 모르고 또 안다고 해도 딱히 먹으러 갈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다만 누군가 먹는다 해서 그걸 비난하거나 뭐라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우리가 1일 1닭을 외치는 것이나 그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인간은 생명체를 먹음으로써 생명을 유지한다. 우리가 먹는 나물, 열매도 생명체이고 닭, 돼지, 소, 다슬기, 조개 등도 생명체이다.

어느 것은 불쌍하고 어느 것은 어쩔 수 없이 당연하다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 살아 있는 생명을 가공해 먹어야만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먹는 행위만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이라 외치는 건 아니라고 본다. 버리는 행위도 비난하고 막아야 한다.

모든 사회는 상반되는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가. 흡연을 하는 부류가 있으면 금연하는 부류도 있듯 말이다. 자신이 하지 않으니 무조건 반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