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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무비

군함도 | 조선인의 아픈 비극을 다뤘음에도 흥행에 참패한 이유

2017년 개봉작 < 군함도 >

 

 

우리나라는 일제에게 36년간 치욕스러운 식민 지배를 받은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일본을 싫어하는 국민적 정서는 지금도 유효하다. 그래서 일제 강점기, 일본과 관련 된 소재를 특히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으로 총 270억원 정도가 투입 된 블록버스터 '군함도'는 그렇게 탄생됐다.

일제가 전쟁 물자 공급을 위해 만든 하시마섬의 탄광, 그리고 "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징용 된 조선인들.

겉으로는 일본인과 동등한 대우와 환경을 약속받았지만 실제로 섬에 도착한 조선인들은 열악한 숙소와 식사를 제공받았으며 그나마 일한 노동 임금 역시 여러 공제 조항에 따라 감액됐다고 한다.

 

누구도 영화 '군함도'의 흥행에 실패를 예측하지 않았다.

하지만 약 66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는 실패했다고 한다. 화려한 출연진,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일품이었음에도 말이다. 대체 왜 이 영화는 실패했을까.

 

 

 

 

일제 강점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흥행에 실패한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줄거리.

 

반도호텔에서 악단을 운영 중인 강옥은 일본 고위직의 아내와 내통했다는 죄로 일본 하시마섬으로 끌려가게 될 위기에 처하자 경찰서 지인을 통해 조금 더 안전한 곳으로 배정해줄 것을 요청하고 딸, 악단과 함께 일본으로 떠난다.

수송선 안에는 일본 승객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조선인들이었고 저마다 기구한 사연에 의해 배에 올랐음을 알게 된다.

그래도 조금의 희망을 안고 간 지도 얼마 후. 섬에 도착한 조선인들은 일제에게 속았음을 알게 되고 비참한 노동의 삶 앞에 마주하게 된다.

 

강옥은 어린 딸을 안전하게 살리기 위해 악단임을 내세워 관리소장에게 아부를 떨고 조금은 편한 생활을 보장받게 된다.

일제의 감시와 혹독한 대우, 조선인들간의 이익 다툼이 끊이지 않는 군함도에서 유일한 희망은 임시정부에서도 중요 인물로 생각하는 민족 지도자 윤학철. 하지만 그는 일제에 빌붙은 앞잡이로 변절자였다.

 

미군의 공습으로 패색이 짙어진 일본,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조선인들...

이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고향으로 살아서 돌아가느냐, 이 곳에서 죽느냐 일 뿐.

 

 

 

 

 

 

류승완 감독의 마음이 너무 앞섰을까, 군함도 생존자 증언 " 사실에 비해 내용이 너무 과했다. "

 

실제로 군함도에서 살아 본 사람이 있을까.

물론 생존자 분들이 당시에 여럿 계셨다. 당시 97세의 한 생존자는 " 그 곳에서의 생활은 지옥, 그 자체였지. 탄광에 들어가면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거든. "이라며 당시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혹독한 노동을 했는지 증언해주셨다.

그리고 최모 할아버지께서는 " 당시 사실에 비해 영화 속 내용은 좀 과했다. "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끌려가 3년여를 군함도에서 살았다는 할아버지는 당시 (조선)사람들이 일본에 반발했었나요 라는 질문에 " 그때 어떻게 일본놈들에게 저항을 하나. 죽을라고..."라며 실제로 군함도 내에서 조선인들의 반발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영화에서처럼 끌려오거나 부모를 따라 온 어린 아이들은 없었고 사망한 조선인들은 모두 조선으로 송환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물론 실제 사셨던 분이고 생존하신 분이니 그 분의 증언이 현실적으로는 가장 믿을만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의구심은 정말 일제가 그렇게 인간적이었나 하는 점이다.

또한 아무리 극적 연출과 어떤 포인트가 필요한 영화라고는 하지만 류승완 감독이 엄연히 생존자 분들이 살아계신데도 불구, 단지 국뽕을 자극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조사나 고증없이 영화를 제작했을까 라는 점은 합리적인 의문일 것이다.

( 물론 생존자 할아버님의 증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도는 아님을 밝힌다. )

 

 

 

 

 

 

| 영화 '군함도'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집단 반발같은 일은 없었다고 하니 영화 '군함도'에서 보여진 내용의 60%는 허구라도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조선인들이 징용됐고 혹독한 환경에서 강제 노동을 한 점, 열악한 대우를 받은 점, 탈출하려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이 계셨던 점은 사실일 것이다.

 

따라서 또 하나 드는 생각은 어쩌면 일본의 강력한 항의, 외교적 분쟁을 의식해 대거 허구의 인물을 투입했고 일제 시대 어디에서나 일어났었던 소재들을 접목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다.

따지고 보면 어쨋든 중요한 점은 일제는 강제로 징용을 했고 약속과 달랐으며 조선인들 중 많은 분들이 같은 조선인에게 속아 혹독한 삶을 감수해야 했다는 사실이고 그것을 영화 '군함도'를 통해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영화로서 어느 정도의 허구가 적용되는 것은 이해될 수 있지만 당시의 상황 자체를 왜곡한 부분은 감독의 지나친 욕심이 아니였을까 싶다. 만약 류승완 감독이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 쉰들러 리스트 >처럼 처절하고 아팠던 군함도의 실상을 그대로 녹여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영화로서는 재미있었지만 사실로서는 아쉬움과 가슴이 아픈 영화. 군함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