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영화계는 '친구'의 개봉 전과 후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2001년 당시만 해도 한국 영화는 극장가에서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나름 흥행작들이 상영되긴 했지만 헐리웃 영화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 역시 사실이었다.
최단기간 100만 돌파, 단기간 내 800만 돌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었지만 영화 '친구'가 만든 역사는 상당했다.
학생들 역시 대부분 관람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구가했고 일부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고 칼, 흡연 등 일탈 행위들을 따라해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기도 해 논란이 있기도 했다.
뿐 아니라 영화의 내용이 실제 감독이었던 곽경택 감독의 학창시절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알려져 많은 의혹을 낳기도 했었다. 실제 1993년 부산의 모 은행 앞에서 20세기파 소속이던 정한철이 라이벌이자 부산의 실세 조직인 칠성파에게 흉기로 난자, 살해 된 사건이라고 한다.
정씨와 한씨는 각각 다른 학교 출신이지만 학교 짱으로 유명세를 떨쳤고 서로 절친했었다고 알려졌었다.
줄거리.
어릴적부터 동네에서 친했던 상택, 중호, 동수, 준석.
평범한 집안이던 상택, 중호와는 달리 동수는 장의사집, 준석은 조폭 집안으로 늘 사회에 불만이 많아 그 혈기를 주먹으로 풀었고 동네에서 유명한 일진이 된다.
우연히 여학교 축제에 놀러가 레인보우라는 학교 밴드 리더였던 진숙이를 보고 한 눈에 반한 상택과 동수.
하지만 준석은 상택을 잘 챙겨주는 반면 동수는 홀대했고 동수는 이에 불만을 품었지만 준석의 기에 눌려 아무 말도 못한다. 진숙과 데이트를 하던 상택은 진숙을 괴롭히던 동네 불량배와 부딪히게 되고 준석과 동수의 도움을 받는다.
얼마 후 영화를 보러갔다가 화장실에서 다시 마주친 불량배.
상택이 집단 구타를 당하게 되고 동수와 준석은 상택을 구하고자 상대 학교 학생들과 싸움을 벌인다.
결국 이것이 문제가 되어 동수와 준석은 학교에서 나오게 되고 본격적인 건달 세계로 입문한다.
뿌리는 같지만 둘로 나뉜 조직에서 각기 살아가던 준석과 동수는 점점 조직간의 마찰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
| 조폭 미화? 그냥 친구들의 우정을 보여 준 영화
혹자들은 영화 '친구'를 조폭 미화한 영화라고 주장한다. '친구'를 보고 조폭이 미화됐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영화에서 준석과 동수는 조폭의 화려한 삶(?)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학교 친구들을 이유없이 때리지도 않는다. 같은 학교의 학생들, 또는 친구를 때리는 상대학교 불량학생들만 골라서 때리는 모습만이 나올 뿐이다.
그저 어릴 적 친구에서 성인이 된 후 라이벌 조직에 몸담게 되면서 준석과 동수의 우정이 갈라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친구'가 친구들간의 우정을 그려낸 것으로 비춰지는 이유는 상택과 중호 때문이다.
모범생으로 순수하게 준석을 친구로 대하는 상택, 그런 상택을 내심 부러워하는 준석, 그리고 준석과 동수의 상황을 체크해 가운데서 노력하는 중호. 어찌보면 친구는 준석, 상택, 중호이고 동수는 스스로 왕따가 된 느낌이다.
점점 거물로 성장하면서도 친구를 순수하게 친구로 보는 준석과 스스로 선을 긋고 홀로 노는 동수.
벌써 22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여전히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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