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선규의 첫 주연 영화이자 1988 서울올림픽 복싱 결승전 박시헌 선수의 실화를 재조명한 영화 '카운트'.
제작비 약 50억으로 손익분기점은 100만 초반인 저예산 영화.
2023년 2월 개봉했지만 너무 빨리 극장 개봉을 내려 미처 극장에서는 영화를 볼 수 없었는데 넷플릭스에 신작 영화로 업로드되어 관람할 수 있었다. 참고로 나는 넷플릭스, 웨이브 멤버쉽을 유지하고 있다. ^^;;
( 넷플릭스는 신작 영화라고 해서 별도 구매없이 관람이 가능해서 좋다. 다른 OTT는 별도 구매를 해야 한다. )
영화 '카운트'는 서울올림픽 복싱 결승전에서 일방적으로 열세였던 한국 복싱 선수 박시헌을 소재로 하고 있다.
당시 박시헌 선수는 이미 은메달을 확보한 상태였고 무리한 경기로 인해 한쪽 손이 부상, 결승전을 제대로 치를 수 없던 상태였다고 직접 인터뷰했었다. 누가봐도 미국의 존스 선수가 금메달이 확정 된 경기였음에도 심판진의 편파 판정으로 박시헌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한다.
36년만에 그 날이 스크린을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줄거리.
최고의 영광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자랑스럽지 못한, 누구에게도 떳떳하지 못했던 금메달 리스트.
1988 서울올림픽 복싱 결승전. 박시헌은 이미 경기를 뛰지 못할 상황이었다. 손 부상으로 전력을 다할 수도 없었고 상대는 이미 유력한 복싱 유망주 미국의 로이존스 주니어.
박시헌은 은메달에 만족하며 메달 리스트로서 당당하게 링에 오르기로 한다.
경기는 사실상 일방적이었으며 누가보아도 박시헌의 패배가 당연했다. 박시헌 역시 KO패가 아님에 만족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것에 흡족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결과는 박시헌의 승.
로이존스의 항의는 물론 관중까지 야유를 퍼붓던 상황에서 박시헌도 자신이 승자임에 의아함을 표시했지만 심판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이는 자랑스럽지 못했던 결과.
결국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 박시헌은 자신의 모교에서 교사로 근무를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을 향한 세상의 비난에 박시헌은 괴로워하고 마침 고교 복싱 대회에서 억울한 판정패를 당한 고교 선수를 마주하게 된다.
다시는 자신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는 복싱부를 창단하기로 하고 교내에서 주먹 좀 쓴다는 학생, 일진 등을 모아 복싱을 가르친다. 그리고 자신이 놓쳤던 금메달을 지도자 된 지금 되찾기 위해 나선다.
비록 경기는 비리로 얼룩져 오염됐어도 자신의 복싱 철학은 정당했음을 증명하기 위한 도전이 시작된다.
비열한 스포츠 정신, 피해는 선수에게 전가한
영화 '카운트'는 서울올림픽 복싱 결승전을 시작으로 한 실화 영화이다. 당시 박시헌 선수가 판정승을 거둔 것은 국내 스포츠계의 영향력 때문이 아닌 동독의 자존심 때문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이 강한 건 아니지만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별 힘이 없었으니 1988년도에는 한국이란 나라 존재도 모르는 국가들이 더 많았다.
당시 국제 정세는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의 대립 구도였다. 동독으로서는 미국을 견제 할 필요가 있었고 금메달 획득 수에서 36개로 동률을 이루고 있던 상황. 미국이 앞서는 것을 싫어한 동독은 복싱 경기 심판을 공산진영 국가에게 떠넘겼고 이는 미국의 일방적 승리가 확실했음에도 한국의 편을 들어 준 것이다.
많은 비난이 있었음에도 IOC는 1997년 " 당시 판정은 정당한 결과였다. "라고 공식화함으로써 완전히 종식됐다.
IOC의 묵인, 당시 스포츠 관계자들의 욕심이 낳은 이 비극의 최대 피해자는 박시헌일 것이다.
당시 금메달을 놓친 피해자 로이존스 주니어 선수는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세계가 인정한 메달 리스트가 됐다. 자신의 뜻도 아닌 체제의 희생양이 된 박시헌 선수는 본인도 패배했음을 인정했음에도 비난, 모욕을 감수해야 했다.
종합 4위라고 지금도 좋아하는 대한민국.
하지만 그 종합 4위를 얻기 위한 이면에는 박시헌 선수의 금메달도 포함됐었다. 메달 리스트로 인정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종합 4위라는 성적에는 열광한 당시의 대한민국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 백의종군의 자세로 올림픽 복싱 대표팀 감독까지
영화 '카운트'가 재미를 위한 상업 영화는 아닐 것이다. 어찌보면 비운의 올림픽 스타 박시헌 감독을 위한 헌정 영화, 다큐멘터리일 것이다.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비난과 멸시, 모욕을 감내했어야 할 그를 위한 선물이라고 봐도 될 듯 하다.
그는 결코 자신의 영광, 명예를 위해 판정승을 유도한 비양심의 선수가 아니였음을 이제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메달 반납 희망, 선수 은퇴의 강수를 두었음에도 국민은 물론 체육회까지 그를 매도했었다.
그의 편을 들어 편파판정이 고의가 아니였음을 해명했어야 할 체육회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올림픽 4위라는 종합 성적은 대대적인 홍보를 하며 칭찬을 받았지만 정작 선수를 보호했어야 할 책임은 뒷짐을 진 것이다.
그리고 그 비난은 오롯이 선수 개인이 감당해야 했다.
박시헌 감독은 그 후 모교로 내려가 교사로 재직하면서 선수 육성에 힘을 쓴 결과 2001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감독직을 수행했었다고 한다.
현재 박시헌 감독은 제주 서귀포시청 복싱팀에서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체제의 희생양이던 로이존스 주니어 선수는 당시 엄청난 분노를 표출했지만 결국 금메달을 되찾지는 못했다.
대망의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아마추어 선수로서의 종지부를 찍으려던 그는 끝내 은메달을 따냄으로 프로로 전향해 결국 미들급, 슈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헤비급 등 4체급 왕좌를 석권하면서 복싱의 전설이 도었다고 한다.
훗날 박시헌 선수는 자신의 잘못은 비록 아니지만 이 날의 일을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로이존스 선수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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