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래서일까, 왠지 6월이 되면 조금이나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 애국 선열들을 포함한 호국 영령들의 희생이 유난히 더 생각나곤 한다. 물론 평소에도 감사함을 갖는 것이 합당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국경일에 국기 게양에 조금은 진지한 편이다. 혹자들은 태극기 게양이 애국의 표시인가, 애국심 강요인가라고 주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잘못 된 생각이 아닐까 한다. 내 생각은 옳고 그들의 생각은 틀리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나마 그 분들의 희생에 보답할 수 있는 작은 성의, 표시가 국기 게양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저 말로만 " 감사하다. ", " 잊지 않겠다. "가 아니라 적어도 그들의 희생과 노고를 기리는 날에는 그러는 게 맞는 것이 아니냐는 뜻이다. 놀러가려고 숙박 예약, 표 예매는 열과 성을 다하면서...
지난 번 <장사리>에 이어 시청한 '인천상륙작전'은 이번이 두번째 시청이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는 이미 그 결과를 알기에 사실 내용이나 감동적인 부분에서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다.
이 영화의 평점이 굉장히 낮은 것에 다소 의아한 부분은 있다.
2004년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 2019년 개봉한 <장사리>는 높은 평점을 받는 2010년 <포화 속으로>, 2016년 <인천상륙작전>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을 가지고 있다. 같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했음에도 평점이 갈리는 점이 의아하다.
물론 한국전쟁을 소재로 했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그린 영화이니 무조건 높은 평점을 주자는 뜻은 아니다. 아마도 낮은 평점에는 영화 연출, 배우들의 연기 등이 포함됐을테니 말이다.
다만 쉽게들 '고증'이라고 하는데 한국전쟁 당시 기록에 없는 일화들은 너무나 많다. 또한 영화이다 보니 극중 연출을 위해 과도한 설정이 가미 된 부분도 고려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영화 연출에 관련 된 부분을 제외하고 영화가 말해주고자 하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평가는 다시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천상륙작전'은 1965년 2월 개봉 된 바 있고 이번이 두번째 영화이다.
줄거리.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그리고 4일만인 6월 29일 서울 함락.
이미 여러 차례 북한에 의한 남침 계획에 대한 첩보가 있었음에도 초대 이승만 정부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했다. 전쟁 개전 초기 막강한 화력 지원을 받은 북한 인민군의 공세에 밀린 국군.
일부 지역에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인민군의 남하를 저지시키는데는 성공했으나 이미 낙동강 유역까지 밀려난 국군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태였다.
총사령관 맥아더는 이에 상륙작전을 계획하게 되고 몇몇 지역이 그 후보지로 물망에 오른다.
인천은 일찍이 조수간만의 차이와 좁은 협로 등의 이유로 많은 반대에 부딪혔던 지역. 하지만 맥아더 장군은 그런 점을 이유로 인천 상륙을 밀어붙이게 되고 총사령관의 의지에 결국 작전을 수행되는 방향으로 흐른다.
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
하나는 인천 앞 바다에 설치 된 기뢰(수뢰)의 분포도와 집결지 및 공격 가능 여부를 식별해 줄 등대 점령이었다.
이에 해군첩보부대와 켈로부대원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줄 초기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일명 X-RAY 작전. 작전의 성공여부는 모두 이들에게 달렸다.
첩보부대와 켈로부대, 그리고 카투사의 창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긴급 투입 된 부대인 첩보부대와 당시 이북 출신들이 대다수로 구성됐던 켈로부대는 인천상륙작전 외에도 전쟁 기간 동안 여러 혁혁한 공훈을 세웠다고 알려졌다.
다만 켈로부대는 부대 임무의 특수성상 그 기록이나 자료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또한 계급이 딱히 없어 자체적으로 계급을 부여해 호칭했다고도 하니 정규군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의병대, 민간 유격대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1949년 정식 부대로 인가를 받았다고도 하는데 실제 켈로부대원으로 활동했던 참전 용사 분들의 말에 의하면 후에 정식으로 인정, 월남전에 파병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하니 정확한 기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리고 한국전쟁으로 창설 된 또 하나의 특수한 부대가 있었으니 바로 카투사이다.
전쟁 초 약 7,000명의 규모로 시작돼 주 임무는 전투보다는 미군과 연합한 작전에 따른 임무 수행과 통역 등이었다고 한다.
어느 부대, 어떤 임무도 중요하겠지만 이러한 분들의 노고와 희생이 모여 한국전쟁은 비록 무승부로 결정되고 오늘 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는 평온하고 평화로운 나날을 영위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한다.
| 영화 < 장사리 >에 비해 훨씬 잘 만든 영화, 호국영령들께 감사를
영화 자체로 봤을 때 < 장사리 >는 조금 실패작이라 생각한다. 일단 전투 장면에서 기존의 영화들에 비해 현실성이 많이 떨어지는 연출이 엿보였고 무엇보다 당시 세계적인 배우 매긴 폭스의 출연으로 너무 그녀 위주의 앵글이 많지 않았나 싶다.
일부에서는 영화 <포화 속으로>에서 김승우의 다리 폭파 장면, 권상우의 건들거리는 연기가 영화와 맞지 않는 언밸런스라고 지적되는데 그에 못지 않다고 본다.
대규모 전투장면은 없지만 '인천상륙작전'은 첩보부대와 켈로부대의 활약에 그 초점을 잘 맞춘 영화가 아닐까 한다.
물론 실제의 참상을 1/100이나마 제대로 그렸겠냐만은 영화를 보는 내내 그 긴박함과 기밀을 유출하려고 노력하는 부대원들의 희생에서 당시의 처참한 심경이 전달되는 듯 하다.
임무를 수행하기 직전 어머니를 만나러 간 장학수.
그는 먼 발치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어머니 앞에 나섰다간 어머니의 눈물을 뒤로 하고 한발자국도 내딛지 못할 것 같았기에.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인진 모르겠지만 나는 어머니라는 말을 들으면 마음 한구석이 뭉클해진다.
" 어머니보다 먼저 가는 것이 큰 불효임을 잘 알지만 저는 조국을 택했습니다. 어머니. 하늘에서 어머니를 지켜드리겠습니다. " 라는 마지막 장학수 대위(이정재)의 나래이션은 정말 눈물을 글썽이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이러한 아픔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평점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는지도 모른다.
다만 억지 감동이라는 단어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희생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려고 한 행동은 아닐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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