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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도 지고 매너에서도 진 권순우 선수 사과

 

 

오랜시간 국제 무대에서 본인의 기량을 뽐내기 위해 수 많은 시간을 훈련하고 땀을 흘렸을 선수들.

물론 국제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다 해서 그 선수의 실력이 형편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운동선수의 기량은 어찌됐든 성적으로 평가가 된다.

좋은 성적을 내면 그만큼 후원 기업도 늘어나고 포상금은 물론 여러 방송에도 출연, 광고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값진 열매이기도 하다.

 

사실 운동선수들은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도 짧은데다 부상 등 각종 악재가 늘 도사리고 있어 금전적인 보상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비인기 종목인 경우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테니스 국가대표로 출전한 권순우 선수가 지난 25일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 선수에게 1-2로 패배, 조기 탈락을 하게 되자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하고 라켓을 부수고 상대 선수의 악수마저 거부해 비매너 논란에 빠졌다.

 

 

 

외신들 권순우 선수의 비매너적 행동 일제히 보도

 

권순우 선수는 이에 대해 " 경솔했다. "라며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한동안 이에 대한 질타는 이어질 것 같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권순우 선수의 비매너 행동을 질타한 네티즌의 글을 인용, " 피아니스트가 손가락을 사랑하고 사진작가가 눈을 사랑하고 군인이 총을 사랑해야 하는 것처럼 테니스 선수는 라켓을 사랑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지는 건 당연한 일 "이라고 비난했다. 

 

권순우 선수는 세계 랭킹 112위, 그리고 상대선수였던 삼레즈 선수는 636위로 무려 500위가 넘게 차이가 난다.

관심조차 없었던 하위 랭커에게 패배한 것이 참기 어려웠을까. 권순우 선수는 경기가 종료되자 라켓을 부수며 분노를 표출했다고 한다. 이에 삼레즈 선수가 악수를 하러 다가오다 분위기가 심상치않자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면서 마무리가 됐다.

 

 

 

 

 

물론 종종 선수들이 경기에서 지거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자신의 장비를 내던지거나 부수는 일은 종종 발생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권순우 선수가 라켓을 부순 행위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라켓도 사랑하지 않았지만 상대 선수에 대한 예의조차 상실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경기 직후 결과에 승복해 상대 선수와 악수나 포옹을 나누는 것을 우리는 '스포츠맨쉽'이라 부른다.

또한 축하와 격려를 주고 받는 것 역시 테니스의 매너로 여겨지고 있다. 

 

이를 어겼다는 건 단순히 실수라는 차원으로 이해되기는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에 대한 무시이며 보기에 따라 " 급도 안되는 사람에게 졌다. "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경솔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인성의 문제로 볼 수도 있다고 본다.

 

 

 

500위의 차이가 문제가 아닌 실력의 차이

 

국가대표는 선수의 자랑거리가 아닌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출전한 대회에서 안타깝게 패배해 일찍 대회를 마쳐야 한다면 정말 가슴 아플 것이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 종목은 의외의 변수라는 것이 존재한다. 그래서 스포츠를 ' 각본없는 드라마 '라고 표현한다. 세계 1위 선수가 세계 순위 100위에게도 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 경기이다.

랭킹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이겼다는 뜻이지, 언제나 이긴다는 뜻은 아니다.

112위의 권순우 선수에게 636위의 삼레즈 선수는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자만이든 자신감이든 말이다. 

 

스포츠는 어찌보면 가장 솔직한 승부처이다.

각자 자신의 기량을 겨뤄 승패를 가리니 말이다. 여기에는 지도자의 도움, 국가의 지원, 장비의 품질도 개입되지 않는다.

오직 선수의 기량만이 경기의 결과를 만들어 낼 뿐이다.

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력에서 진 것이다. 라켓이 경기를 지게 만들었나...

 

태극마크(국가대표)는 본인의 자랑거리가 아니다.

나라와 국내 테니스 선수들을 대표해 경기에 출전, 최선을 다해 기량을 겨루라고 주는 표식이다.

그래서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가 않을 것이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대표선수가 되지 말길 바란다. 승리를 했을 때 기뻐할 수 있다면 패배했을 때 결과에 승복하는 것도 선수로서 가져야 할 기본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