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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감독 클린스만을 향한 시선, 아직 경기는 시작도 안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한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

 

 

독이 든 성배.

바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향한 조롱섞인 비난이다.

우리나라는 여러 외국인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에 올렸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을 제외한 대부분의 외국인 감독들은 성과를 내는데 실패한 바 있다. 특히 2002년 월드컵을 끝낸 후 축구협회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의 계약 연장을 하지 않고 국내파 감독 체제로 전환해 많은 비난을 받았었다.

 

그리고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우리나라를 만나 침몰시켰던 장본인 위르겐 클린스만이 약 30년만에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 우리나라에 도착했다. 세계 축구의 명가, 세계적인 선수 출신답게 클린스만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대단하다.

독일 축구의 선진 시스템을 국내에도 전수해주길 바라는 점도 있었을 것이지만 현재 클린스만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인 면이 더 강하다.

 

 

 

6전 1승 3무 2패의 성적, " 왜 한국에 안 있고 자꾸 해외로 돌아다녀? " 여론

 

축구협회는 클린스만과 계약할 당시 " 재임 중에는 한국에서 거주해야 한다. "는 조건을 걸었었다고 한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도 " 대부분의 시간을 한국에서 보낼 것이고 코치진들이 해외에서 관전 업무를 수행할 것 "이라 밝힌 바 있었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대부분 유럽과 미국에서 머물렀으며 국내파 선수들의 평가는 한국 코치진에게 일임했다.

해외 체류비용도 비용이지만 부임 이후 성적이 좋지 않는 것에 대한 축구협회와 국민들의 불만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도 눈치가 보였는지 원정 2경기를 마친 후 14일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공항에 도착한 클린스만은 이에 대해 언짢았는지 본인 생각을 거침없이 발언했다.

그는 " 이렇게 많은 분들의 환영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영국에서 만났더라면 더 기뻤겠다. "라고 말한 뒤 " 여러분이 오라고 해서 왔다. 협회에서도 보통 해외 원정 경기를 마치면 감독도 함께 귀국한다고 해서 다시 생각했다. "라고 밝혔다.

사실상 본인의 일정, 계획이 있었는데 축구 협회와 여론 때문에 마지못해 변경했다는 뜻이다.

 

 

 

14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이어 그는 " 독일이나 미국에서 지도를 할 때에도 이런 환영인파는 없었는데 새롭다. 특히 친선경기 직후라 새로운 경험 "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어찌보면 사실상 조롱에 가까운 발언이라 생각한다. 독일이나 미국과는 달리 대표팀 감독의 일거수 일투족에 많은 관심(그의 입장에서는 관여, 개입일 듯)을 가지고 또 친선 경기 한번 승리했다고 몰려든 것인가라는 뉘앙스일 수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일정에 대해 " 해외로 왔다갔다 할 예정, 10월 A매치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다음 상대를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 다시 나가야 한다. "라며 일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 " 아시안컵은 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결과가 좋지 않다면 질타를 받게 될 것이고 그건 감독의 숙명 "이라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 경기가 끝난 뒤 질타, 비난해도 늦지 않을 것 "이라 말했다.

 

 

| 아시안컵 결과에 따라 클린스만 떠날 수도 있을 듯, 2002년 히딩크 감독 때를 생각해봐야

 

몸값이 적지 않은 외국인 감독을 채용하는 것은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다. 또한 선수 선발, 평가전 일정 등 다양하게 감독의 권한에 개입하고 싶어하는 축구협회도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클린스만은 분명 부임 후 경기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6경기 1승 3무 2패라는 성적, 그리고 경기력에서 보여지지 않는 감독의 특색도 국민들은 물론 축구협회를 긴장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하지만 우리는 2002년 월드컵 당시를 떠올려 봐야 한다.

당시 히딩크 감독도 여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여자친구를 공공연하게 한국으로 부른다던가, 해외 경기를 관전한다며 출국하고 또 평가전 상대도 강팀들로만 구성, 많은 비용을 써가며 경기를 했지만 매번 큰 점수차로 패배해 경질 논란도 있었다. 월드컵 개막 이전 히딩크 감독의 별명이 ' 오대영 '이었다. ( 경기만 하면 0 : 5로 진다고 )

 

그런 분위기에서도 히딩크는 늘 당당했고 축구협회의 개입을 원천 차단시켰다.

선수명단 발표도 원래는 축구협회에서 함께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히딩크 감독이 1시간 먼저 기자들을 불러서 발표해버렸었다. 이는 히딩크와 축구협회의 갈등을 심각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었다.

 

히딩크는 약속대로, 공언했던대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16강 한번 올라가보지 못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을 16강, 8강에 안착시켰고 급기야 4강 무대로 올라서게 만들었다.

그 어떤 감독도 이뤄내지 못했던 성과였다. 우리는 클린스만을 채용했고 그렇다면 그의 권한을 인정하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감독이 필요에 의해 출국을 하는데 있어 계약 내용대로 하자는 건 사실 현실적이지 못한 처사이다.

말을 잘 듣는 감독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돈을 아끼려는 것인가...

무엇이든 간에 축구협회가 멍청하다는 건 또 한번 입증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