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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소식

아시안컵 대한민국 4강 진출, 사우디에 이어 극적인 역전승

대한민국이 8강 호주를 맞아 후반 극적 동점골에 이어 연장 추가골로 역전승을 거뒀다.

 

 

 

 

우승 후보라는 말이 무색한 경기였다.

물론 전통적으로 만년 8강팀 호주가 상대하기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하지만 역대 최강 선수라인과 월드 클래스를 보유한 대한민국의 전력이라고 보기엔 이름값에 비해 여러모로 아쉽고 허무한 경기이기도 했다는 점은 묵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이겼으니 됐지. "라는 발상은 축구 발전에 0.01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16강전에 이어 또 다시 120분의 사투를 벌린 선수들을 비난하기도 애매한 게 현실이긴 하다.

 

다만 아시아 최강 No.1, 월드컵을 염두에 둔 대한민국이라면 반드시 기뻐할 수는 없는 대회가 바로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이 아닐까 싶다는 이야기다. 솔직한 말로 조별리그 1차전을 제외하면 조별리그 2,3차전과 16강, 이번 8강 경기는 우승후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색하고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쉽게 이기지 못했다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쉽게 무너지는 수비진,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결정력, 상대 문전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황판단까지 우리나라 대표팀의 문제는 꾸준히 드러났다.

 

 

 

 

전반 막판에 실점한 대한민국, 공격도 수비도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사실상 패배한 경기를 극적으로 이기다 보니 경기 내내 대표팀을 비난했을 팬들의 입장도 난처할 것이다.

다만 이겼으니 됐다는 식의 발상은 분명 곤란하다는 게 정확한 현실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반 42분 호주 굿원 선수에게 실점을 했다. 호주가 경기 내내 우리 문전을 공략한 것은 아니지만 탄탄한 수비와 함께 간간히 터져주는 역습이 효과적이었다. 특히 수비진은 호주 선수들의 움직임을 따라잡지도 못하며 번번히 위기 상황을 연출했다.

특히 실점 상황은 우리가 볼을 빼앗아 소유한 시점에서 시작돼 팬들을 더 안타깝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수비진은 상대 선수보다는 볼의 움직임을 쫓았고 호주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준 셈이다.

 

 

 

 

8강의 영웅은 단연코 손흥민, 이강인 두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우리 팀에게도 나름 이유는 있었다. 손쉽게 승리를 생각했던 조별리그에서 3차전까지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주전들의 피로도가 상당했을 것이고 특히 16강 사우디에서도 기적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역전에 성공한 것이어서 8강에 임하는 선수들의 피로는 정말 상상 이상이었을 것이다.

8강이어서가 아니라 8강에서의 호주는 피지컬, 제공권, 수비력, 스피드, 개인기에서 우리나라보다 나았으면 나았지, 꿀리지 않았다. 상대하기 버거운 팀을 맞은 우리나라의 피로도와 체력 소진은 더 빨랐을 것이다.

 

경기는 후반 추가 시간까지 우리에게 불리했다. 몇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히 실패했고 상대 문전까지는 잘 올라갔지만 그 이후의 상황을 만들지 못했고 기회 앞에서도 조급함을 보이다 기회를 날려버렸다.

제공권을 장악한 호주의 촘촘한 수비망을 상대로 반복적인 크로스 연출은 사실 무모한 전개였다.

차라리 역습 상황에서 과감히 슈팅을 날리고 세컨볼을 잡아 디테일을 높이는 전략도 사용할만 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끝내 크로스만 고집했고 번번히 호주 수비에 가로막혔다.

또한 키가 크다고 해서 호주 선수들의 스피드나 개인기가 허술한 편도 아니였다. 그만큼 객관적인 전력과 기량에서는 우리보다 나았다고 볼 수 있다.

 

 

 

 

8강 승리의 주역, 손흥민과 이강인

 

몇 차례 선방을 보여 준 조현우 GK도 8강의 숨은 공로자이다.

 

 

 

 

몇몇 선수들의 실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설영우, 황인범, 이재성, 황희찬 등의 공격라인은 최선을 다했다. 또한 실수만큼이나 좋은 상황을 연출하는데 공헌도 있었다.

후반 정규 시간을 지나 추가 시간 막판에 손흥민의 돌파가 상대에게 걷어차이면서 동점 기회를 만들었다.

패널티킥을 얻어낸 우리나라는 황희찬이 골망을 가르면서 1 : 1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 전반,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직접 볼을 차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평소 경기에서 손흥민이 종종 프리킥을 넣었던 지점이기는 해도 사실 어려운 위치였음에도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다운 결정력을 발휘해주었다.

평소 과대평가 된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프리킥은 정말 멋진 장면이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단지 역전골이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어려운 위치였기에 하는 말이다.

 

무엇보다 이강인은 22세의 어린 나이에도 중원과 공격 라인에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했다.

물론 패스 미스 등 몇 번의 아쉬움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공격을 하는데 기여한 것은 분명했다. 조별리그에서 보였던 화려한 개인기는 없었지만 상대 문전에서 침투하는 공격수들에게 적절히 패스를 찔러주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4강 상대는 조별리그에서 어려웠던 요르단.

2월 7일 수요일 자정에 열린다고 하니 보기는 어려울 듯 싶지만 굉장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연이어 연장까지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일찍 4강에 안착한 요르단에 비해 체력적인 열세, 김민재의 결장 등 여러가지 위협요소가 있다. 따지고 보면 4강 진출도 잘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