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중국 U-22 대표팀이 베트남 대표팀에게 0 : 2로 패배를 했다. 축구 경기에서 패배는 늘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자국민들에게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결과이기도 하다.
중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사람은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맡아 4강 신화를 이끌었던 명장 거스 히딩크이며, 베트남은 히딩크 감독의 제자 박항서 감독이다.
한국인들에게는 누가 이기든 관계없는 승부였지만 ( 물론 대부분 베트남을 응원했겠지만 ) 중국과 베트남 국민들에게는 친선전이기 이전에 국가의 자존심을 건 승부였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전에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은 실질적으로 강한 팀이다. 현재 중국이 이길 가능성은 낮다."라며 아직 중국 대표팀의 기량이 오르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었다.
박항서 감독 취임 이후 기량이 비슷하거나 조금 상위인 국가 대표팀과의 매치를 주로 벌였고 또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어 자신감과 기량이 상승세인 베트남에 비해 중국은 상대적으로 열세였음을 밝힌 것이다.
사실 제 아무리 히딩크 감독이라 해도 선수들의 기량을 짧은 시간 내에 끌어올릴 수는 없다.
또한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실력이 덜 발휘될 수도 있는 것이 스포츠 경기이다. 그렇기에 늘 이변이 따르는 재미가 있기도 한 것이다.
| "대체 뭘 한거야? 돈만 밝히고!! ", 중국 언론 히딩크 감독 비난
히딩크 감독은 2018년 9월 중국 올림픽 국가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다. 3년 계약에 연봉은 약 147억원.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는 매우 높은 연봉 수준이다. 어쩌면 중국이기 때문에 제시 가능한 액수인지도 모르겠다.
중국 언론은 "지난 1년간 감독이 중국에서 머문 시간을 물어보라. 훈련은 얼마나 시켰는가?"라며 중국 대표팀의 패배를 꼬집었다. 중국이 목표로 하는 것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에 배정 된 4장의 티켓 중 이미 개최국 일본이 1장을 획득했기 때문에 3장의 출전권을 놓고 경쟁을 벌어야 한다. 나머지 3장의 티켓은 2020년 1월 태국서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서 3위 이내 성적을 내야 따낼 수 있다.
최근 두 번의 평가전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둔 중국팀의 분노는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북한에게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도 중국으로서는 투자 대비 아쉬운 결과일 것.
중국 언론은 "중국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 영입 시, 최소한의 체류기간, 훈련 일정 등을 계약 내용에 반드시 포함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은 영원히 3류 팀으로 남게 된다."라며 히딩크 감독을 맹비난했다.
| "아직 시간이 있잖아. 조금 더 믿고 기다려 봐." 경험자로의 조언
중국인들의 분노는 십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도 2001년 1월 히딩크 감독을 영입해 2002년 월드컵까지 그를 지켜 본 경험이 있다. 기억에 의하면 당시 히딩크의 행보는 꽤나 충격적이었다.
훈련을 하는 건지, 장난을 치는 건지도 애매했고 친선전, 평가전만 하면 패배하기 일쑤였다. 축구 협회에서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과 국민들의 분노 진화를 위해 약팀과의 경기를 하자고 제안해도 히딩크는 "약한 팀과의 경기가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거절했던 감독이었다.
월드컵 불과 몇 개월 전까지도 한국은 패배의 연속이었다. 당연 우리도 분노했었다.
하지만 히딩크는 늘 "자신있다. 선수들은 날 믿었고 우리는 많은 걸 연습했다. 곧 놀라운 결과로 증명해 보일 것"이라며 자신있어 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일 때도 히딩크는 경질설을 달고 살았었다.
그럼에도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에서 결과로 이를 증명했다. 지금은 한국 축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많은 한국인들이 그를 아직도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음을 중국인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아직 도쿄 올림픽은 열리지 않았고 티켓 3장의 주인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고작 두 번의 성적이 뭐 그리 큰 대수일까?
감독의 탓만 하지 말고 스포츠 정신을 살린 경기를 하길 바란다.
거칠고 강하게 뛰는 것이 투지이고 정신력이 아니다. 축구의 발전을 원한다면 감독을 믿고 기다릴 줄 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안된 지금의 한국팀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올 것이다.
'사회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국 논란, 근본적 원인은 "언행불일치"에 있다. (0) | 2019.09.13 |
---|---|
조국 휴직. 언행불일치의 끝판왕 (0) | 2019.09.10 |
자한당-바른미래당, "조국 장관 해임건의안" 의기 투합 (0) | 2019.09.10 |
조국 임명의 배경, 검찰총장 실패에 따른 무리수? (0) | 2019.09.10 |
박근혜 형집행정지? 누구 마음대로 집행정지를 논하나 (0) | 2019.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