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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을 말한다. <2>

트랜스젠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연예인 하리수.

 

 

하리수라는 인물을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특별히 그녀가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어떤 연예인 활동을 했는지는 모르더라도 그녀의 정체(?), 정체라고 하면 좀 웃기지만 아무튼 그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모르는 분은 거의 없을 것이다.

 

2001년 화장품 모델로 등장해 트랜스젠더임을 스스로 밝혀 대중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지만 또 그만큼 성소수자에 대해 국민들에게 어느 정도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전도사 역할을 한 사람임은 부인할 수 없다.

정말 더 예전이었다면 괴물, 미친 XX 취급받으며 온갖 비난과 욕설, 손가락질로 사라졌을 수 있겠지만 하리수라는 연예인 덕분으로 조금씩 대한민국 사회는 트랜스젠더, 그리고 성소수자들에게 마음의 빗장을 열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차갑지만...

 

 

| 한국 사회는 꼭 성소수자 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일단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분위기는 <나와 다름이 아닌 틀림>에 대해 적개심을 갖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최근 이러한 다름 분위기를 이해하고 더 넓은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더 많다.

어찌보면 일관적이고 줏대있는 생각처럼 보이지만 다름과 틀림은 분명 차이가 있음에도 말이다.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주입식 교육이나 개인주의적 교육방침이 그리 만든 게 아닐까 한다. 하긴 뭐 이리 포스팅을 하는 나 조차도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있으니 딱히 할 말은 없다.

 

 

얼짱으로 한때 유명세를 치룬 성소수자 O씨.

 

 

모든 성소수자들이 하리수처럼 큰 주목을 받거나 연예계 또는 특정 분야로 진출해 인정받고 잘 살고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지금도 남 모를 고통과 모멸적인 시선을 견디며 살아가는 분들이 꽤 많다고 한다.

대부분 그런 분들에게 "네가 선택한 길이니, 견뎌야지."라는 말을 하지만 겪는 입장에서는 정말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조차 초인적인 인내과의 싸움일 것이다. 그나마 얼짱같은 인터넷 주목을 받는 분들은 나을지도 모른다. 어쨋든 인터넷 공간에서만큼은 비난이 덜하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트랜스젠더, 게이 등 성소수자들에게 그리 큰 관심이 없다. 글마다 어느 정도의 비난을 하는 분들은 있지만 대부분은 "그래서 뭐, 어떻게 하자고?"라는 분위기이다.

그 이유는 일단 자신과는 무관하고 내 주위에 없으며, 그 사람들이 성소수자든, 다수자든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이슈를 몰고 왔을 때만 조금 신경쓰는 정도랄까.

 

그럼에도 성소수자들이 자꾸 언론에 나와 주장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을 힘들고 곤란하게 만들기에 그러는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과거의 성소수자들과 지금의 성소수자들은 그 주장이나 행동에 있어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그저 "여자로 봐주세요."였다.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고통받은 건 같지만 과거에는 "여자라고 생각해왔고 여자가 되는 수술을 했으니, 이제 여자로 봐달라"가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자는 물론 사회 전반에 진출을 하고 싶다라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그들도 사람이고 정체성을 떠나 경제 활동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테니 당연한 말이다. 과거에는 주로 퇴폐적인 업소, 성소수자 전용 바 등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더 어두운 면이 없지 않았다.

따라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질 수 밖에는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음지가 아닌 세상으로 나온 그들, 하지만 대중들은 분개한다. 그 이유는?

 

 

| 음지탈출 선언한 그들, 그러나 대중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트랜스젠더, 게이 등 성소수자를 가리키는 단어나 존재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협동 체제에서 지금은 개인주의로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 내 옆의 개인이 내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무엇이든 관계없는 사회가 됐다. 그럼에도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우리는 변희수 전직 하사와 박한희 변호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혹자들은 외모로 이를 설명하는데 아니, 이 분들이 못 생겨서는 분명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있다고 본다. 박한희 변호사는 트랜스젠더 1호 변호사라고 한다. 다만 기존의 트랜스젠더와 다른 점은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아직도 주민등록 번호가 1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꼭 성전환 수술을 해야 여성으로 인정받아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고 이것이 부당하게 느껴진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었다.

 

변희수 전직 하사는 군 복무 도중 휴가를 신청, 해외로 나가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와 화제를 모았다.

트랜스젠더가 된 점은 그리 놀랍지 않으나 대중들은 "복무 도중 군인이 해외를 나갈 수 있나?"라는 점에 의아해했고 그녀 ( 법적으로 여성이 되었다고 한다. )의 주장에 분노했다.

그녀는 "나는 어려서 군인이 꿈이었고 부사관 지원 후 표창을 받을만큼 성실한 군인이었다."면서 "진정한 여성이 되었으므로 여군으로써 계속 복무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대중들은 이러한 부분에서 분노하고 있다. 이미 성소수자 자체가 인류에 대한 기본 성별 구조에 대한 반기인데, 그것도 모자라 "사회가 규범하고 있는 틀"마저도 깨겠다는 것에 말이다. 물론 악습은 철폐해야 하고 잘못 된 규범은 바로 잡아야 옳다. 다만 문제는 그것이 사회 통념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 있다.

 

필자도 변희수 전직 하사에 대한 기사에 "정체성을 찾으신 건 축하할 일이나, 군 복무는 그와는 별개. 당당히 여군으로 재지원하셔서 복무하셔야 한다."라고 적었다. 또한 박한희 변호사님의 기사에 대해서도 큰 거부감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현존하는 사회 규범은 어느 정도 따라야 혼란이나 다른 사회 문제를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뉘앙스의 글을 적었다.

 

 

 

| 대중들과 똑같이 되고 싶다고 주장하면서 사회가 정한 틀을 깨려는 그들

 

퀴어 축제에 참가해 성소수자 인권을 호소하는 참가자들, 그리고 그에 반대하는 반대 참가자들

 

 

먼저 우리는 꼭 성소수자에 대해 옹호하는 시선이나 동의를 해야 깨어 있는 시민 의식, 반대하면 고리타분하고 구시대적 의식이라는 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떤 논리나 주장이든 찬반은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찬성한다고 좋은 사람, 반대한다고 나쁜 사람으로 봐서는 안된다. 이는 사회 문제이고 따라서 다양한 시선과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그 어떤 반응이라도 개개인의 생각은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필자를 비롯 대중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이러한 것이 아닐까 하는 개인의 생각임을 말하고 싶다. 변희수, 박한희같은 분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안다.

지금 그들은 각자 자신의 직업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사회는 이를 막지 않고 있다. 성소수자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되고 싶다면 일단 사회가 정한 원칙과 규칙은 따라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현 규칙과 원칙이 좋고 불만이 없어 따르는 것은 아니다. 세부적으로는 많은 불만들이 존재하지만 공동체 사회에서 개개인의 모든 주장을 받아들일 수도 없으며, 그것을 모두 인정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완전히 잘못 된 것이 아니라면 하루 아침에 뚝딱 바꿀 수도 없다.

그것은 더 큰 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현법에서는 여성 신분 인정에 대해 "성전환 수술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리수나 변희수 같은 분들이 법적으로 여성이 된 것이 그 이유이다.

 

"난 생각하는 것이나 성향이 여성이니까, 꼭 생물학적으로 여성의 구조가 아니여도 여성으로 인정해달라."라는 것은 독특하고 신선하며 나름 일리는 있지만 쉽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모든 것에는 사례, 선례라는 것이 중요한데 만약 이를 인정하게 되면 추후에는 겉잡을 수 없으며 성별을 그저 기분 내키는대로 주장하고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성전환 수술 여부를 근거로 정한 이유는 아마도 "비싼  수술과 고난이도의 대수술임에도 목숨을 걸고 한만큼 그 진실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에서 일 것이다.

 

또한 변희수 전직 하사 역시 따지고 보면 근로 계약 위반인 셈이다. 그녀는 분명 부사관 지원 당시 남성이었고 또 인터뷰에서도 "전 조만간 여자로 다시 태어나 여군으로 복무할 것"이라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군은 남성 변희수를 선발했다. 휴가 시, 해외 출국은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가능한 일이니 허용할 수 있었지만 성별 전환은 분명 다른 문제이다. 기존 선례가 없었다는 게 아니라..이는 채용과 복무, 그리고 다른 부대 동료들의 입장까지 고려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되었다면 남성 변희수 하사는 당연히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여성 변희수로 다시 지원하는 게 맞다고 본다. 대중은 그녀에게 "군대에서 사라져라."라고 주문하고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알겠으니 여성이 됐다면, 그리고 여성으로 인정받고 그에 대한 노력을 했다면 여군으로 재지원하라는 것이다.

그녀는 수술을 받고 법에 따라 여성의 지위를 얻었다. 그런데 군인이라는 직업은 법대로 하지 않고 "난 군인이었으니 여군으로 인정해라"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보면 이기적인 주장으로 볼 수 있다.

 

정체성으로 고통받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모든 행위에 정당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내가 1호 트랜스젠더 군인이 될테니 인정해달라고 우기는 모양새로 밖에는 안 보인다. 나라는 혼자 지키는 게 아니다. 40만 장병, 같이 근무하는 간부, 상사들...그리고 어쩌면 같이 지내게 될 여군들도 생각해야 한다.

법적으로 여성이니 완벽한 여성이 되었다는 생각은 잘못 된 것이다. 아직 많은 사람들은 받아들일 준비나 시간이 없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대중들이 분노하고 반대하는 건 남성을 버리고 여성이 되었다는 점이 아니다.

자신들의 입장, 고통만 주장하며 우리 사회가 만든 최소한의 원칙을 바꾸려 하고 또 그것을 동정을 통해 얻으려고 하기 때문인 것이다. 당당하고 떳떳하게 여성으로, 그리고 사회 구성원이 되었다면 그것마저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쟁취하여야 한다. 돌아가는 것 같아도 현재로서는 그게 맞다고 본다.

그것이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