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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이등병 탈영 사건, "여자 친구 보고 싶어서?"

강원도 철원에서 이등병이 탈영을 했다가 검거됐다.

 

 

군대는 아마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20세쯤 한번씩 고민하고 겪게 되는 일종의 성인식 행사같은 것이다.

2년이란 시간을 부모와 여자친구, 친구들 곁을 떠나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과 지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훈련과 군인 신분에 맞는 행동을 행해야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참 거지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군 복무를 하는 것은 "일단 면제 받을 길이 없어서"일 것이고, 또 x같아도 내 나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가 가야 한다면 그게 내 가족 중 한 명이 아니라 나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나 하나 고생하고 희생해서 내 가족, 내 친구, 내 여자친구가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다는 다소 오글거리는 마음을 예전에도 느꼈고 지금의 현역 장병들도 느낄 것이다.

 

 

| 강원도 철원 육군 소속 이등병 탈영했다가 검거, 이유는 여자친구 보려고?

 

개인적으로는 한참 맞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확실히 편해져도 너무 편해져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든다. 꼰대라고 할진 모르겠다만 확실히 예전에 비해 많이, 훨씬 편해진 건 사실이다.

각 개인별로 침대, 사물함, 휴대폰 지급 등은 둘째치더라도 선임병의 말에 절대 복종을 강요당하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그런 것도 없다니 말이다.

 

악법도 법이라지만 바꿀 껀 바꿔야 한다고 본다. 다만 그 자유를 얻게 되면 그만큼 책임과 의무도 당연한 게 아닐까 한다. 편하고 덜 고생하고 싶지만 인격적인 대우도 받아야겠다라면...미군을 가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걸 알고 있는가. 미군도 군기는 더 빡시다는 걸 말이다. ( 카츄사 말고 미군 )

 

1일 밤 21시 20분경 철원에서 택시를 탄 이등병은 인천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그 시간에 철원에서 인천이면 요금만 해도 수 십만원일텐데 요즘 이등병들은 돈도 많은가 보다. 

물론 택시 기사님의 신고로 탈영병은 검거됐고 헌병대로 이첩돼 현재 탈영 경위 및 동기를 조사받고 있다고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나라를 위해, 가족을 위해 고생하는 현역 장병들을 생각해서라도...

 

 

| 군대는 아무리 편해도 군대이다. 나 혼자만 고생하는게 아닌 의미있는 군복무가 되길

 

사실 요즘 군대 이야기를 들으면 웃음만 나올 정도로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군 복무 할 당시와의 비교일 뿐, 군대는 아무리 편해져도 가기 싫은 곳임은 맞을 것이다.

전역을 하고 예비군을 마치고...세월이 지나 지금 돌이켜보면 "참 더럽고 거지같은 곳이었지만 그래도 가끔 힘들 때 돌아보게 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군장을 같이 돌던 선임, 후임병. 화장실에 숨어 몰래 초코파이를 나눠 먹던 동기.

간부들 몰래 술을 나눠 먹기도 했고 별 일도 아닌 것에 긴장을 하고 얻어맞기도 했던 그 시간들이 지금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군대 생활은 나라와 국방부가 아무리 좋게 해주어도 개개인의 바람을 모두 들어줄 수 없다.

그 곳에서 어떻게 지내는가는 오로지 개인의 의지로 결정된다. 면제받은 높으신 분들의 자제를 원망하기보다 그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웃고 울고 떠들고 고생하다 보면 2년의 시간은 이미 지나간 후다.

 

나는 자원해서 입대를 했다. 굳이 안 가려면 합법적으로 가지 않아도 되는...

하지만 남들 다 하는, 다 가는 그 곳을 굳이 빼고 싶진 않았다. 나도 남들과 똑같은 일반 서민이고 똑같이 공부를 했고 똑같이 생활했기 때문에 굳이 가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순간은 절대 될 수 없겠지만, 20대 시절 중 재미있던 순간 중 하나가 바로 군대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물러터졌었군."하는 생각이 들지만..

탈영을 생각한다면 한번 더 생각해 보길 바란다. 그 곳에서 도망가면 사회 어디에서도 늘 도망가야 한다.

군 생활을 잘해서 다들 버티는 게 아니라, 2년만 참으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참는 것이다.

군대가 그런 곳이지....